국내 대형 제약사들의 수익성 정체가 올 상반기에도 이어졌다. 내수로 물건은 더 많이 팔았지만 사실상 남는 장사를 못한 것이다. 반면 외부에서 들여온 상품을 통해 거둬들인 매출 보다 자체 제품 매출에 집중한 곳들은 대체로 영업이익이 상승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17일 팜뉴스는 국내 주요 제약사 20곳의 상반기 보고서를 토대로, 각 기업들의 코프로모션 상품과 자체 제품의 3년간 점유율 추이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매출이익률을 확인했다.

우선 지난 2017년 56.5%였던 이들 제약사들의 평균원가율은 올 상반기 58.5%로 높아졌다. 결국 늘어난 원가로 인해 매출이익률은 이 기간 43.5%에서 41.5%로 낮아지게 됐다. 수익성 정체가 업계 전반에 퍼진 것이다. 여기에 상품매출 점유율까지 31.7%에서 33.3%로 증가했다.

매출원가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소요된 비용과 코프로모션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구입 당시의 원가를 나타낸다. 때문에 자체 제품이 많은 곳은 원가율이 낮을 수밖에 없고, 반대로 상품 비중이 높은 곳은 원가율이 높아지게 되는 셈법이다. 즉, 원가가 낮을수록 매출이익률은 높아진다는 뜻이다.

 

대표적으로 매출이익률이 높은 곳은 동국제약이었다. 이 회사의 매출이익률은 60%에 달했고 올 상반기 기준 제품매출 점유율도 86%(상품매출 11.3%)나 됐다. 제품 비중이 2년 전 보다 4.1% 높아지면서 지난 동기대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각각 12.8%와 16.3% 늘어났다.

회사는 인사돌정, 훼라민큐정 등 자체 제품으로만 상반기 14% 성장한 66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파미레이, 포폴, 로렌린데포로 대변되는 조영제·전신마취제·항암제 품목에선 11% 증가한 444억원을 기록했다. 상품에서도 오메가3 등 건강기능식품군이 7% 성장한 33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어 삼천당제약(58.5%), 한국유나이티드제약(57.8%), 한미약품(56.4%), 삼진제약(53..2%), 동아에스티(53%), 일동제약(49.4%), 보령제약(43.7%), 대웅제약(43.4%), 신풍제약(40.5%) 순으로 40%대의 매출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들 제약사들은 제품매출 비중이 높은 편이었는데 특히 삼천당제약(89.1%), 한국유나이티드제약(97.9%), 한미약품(89.6%), 삼진제약(94.8%) 등이 대표적이었다. 또 매출이익률이 전년보다 눈에 띄게 늘어난 곳은 삼천당제약(5.3%↑), 대웅제약 (3.4%↑), 셀트리온제약(3.2%↑) 등이었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0% 증가한 삼천당제약은 자체 제품 비중이 89.1%로 높은 상태였다. 이 중 각막염 치료제 하메론이 상반기 35% 성장한 185억원으로 제품품목군을 리딩했고, 티어린프리 역시 13% 늘어난 96억원이 판매되면서 지원 사격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삼천당제약은 일본에 기술 수출한 황반변성치료제 아일리아(바이엘)의 바이오시밀러인 ‘SCD411’에 대한 마일스톤 800만달러도 3분기에 유입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며, 이를 반영할 경우 3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가 기대된다.

영업이익이 150%나 늘어난 대웅제약은 제품매출이 2년전 보다 6.6% 증가했다. 올 상반기 제품품목군인 간장해독 치료제 우루사가 489억원(전년비 5.8%↑), 위염치료제 알비스 293억원(6.3%↑), 고혈압치료제 올메텍 165억원(16.7%↑), 종합비타민 임팩타민 162억원(26.8%↑) 등 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여기에 상품품목군인 고지혈증치료제 크레스토 371억원(16%↑), 고혈압치료제 세비카 330억원(5.2%↑), 위염치료제 넥시움 222억원(3.5%↑)도 매출성장에 기여했다.

올 상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셀트리온제약은 상품매출군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이익률은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 특히 이 회사의 대표적인 제품품목인 간장용제 고덱스는 30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내수시장에 판매된 상품품목의 경우 램시마가 14% 증가한 63억원, 트룩시마 30억원(9.7%↑)을 기록했고, 허쥬마는 지난해 26억원에서 2배가 넘게 증가한 81억원을 판매하며 국내 시장에서의 바이오시밀러 돌풍을 예고했다.

한편, 매출이익률이 낮은 곳으로는 광동제약이(20.9%) 대표적이었는데, 이 회사의 제품매출 비율은 32.6%였던데 반해 상품매출 점유율은 67.2%나 됐다. 제일약품(22.1%), 녹십자(26.6%), 유한양행(28.7%) 등도 매출이익률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 외에도 제품매출 비중이 낮고 상품매출 비율이 높은 곳에는 제일약품(상품매출 77.6%), 광동제약(67.2%), 유한양행(53.9%), JW중외제약 (53.8%), 한독(50.8%) 순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몸집이 커진데 반해 실속을 챙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환율상승으로 원재료 가격이 덩달아 올라갈 경우 상품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급상승한 매출원가 때문에 이중고를 겪을 수 밖에 없다. 상품 코프로모션에 대한 지나친 의존보다는 합리적인 계약 체결과 수출 다변화와 같은 전략적 접근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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