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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 파업 장기화시 의약품 공급 ‘차질’ 불가피
국립암센터 파업 장기화시 의약품 공급 ‘차질’ 불가피
  • 양금덕 기자
  • 승인 2019.09.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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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환자 1000여명…항암주사 건수도 ‘절반’ 감소
문전약국까지 ‘타격’ 우려…노조원 적은 약제실은 정상가동
지난 10일 국립암센터 로비는 임금협상 결렬로 인해 파업중인 노조가 점거한 상태로, 병원을 방문한 한 환자가 갈곳을 찾고 있다.
지난 10일 국립암센터 로비는 임금협상 결렬로 인해 파업중인 노조가 점거한 상태로, 병원을 방문한 한 환자가 갈곳을 찾고 있다.

국립암센터의 6일째 파업으로 항암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병원의 진료 기능이 절반 수준에 그치면서 사태 장기화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커지고 있다. 암 환자를 케어하는 국가병원으로서의 신뢰가 무너지면서 경영악화로 인한 의약품 공급 차질 등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1일 현재 국립암센터는 임금 협상에 대한 노사 간의 갈등으로 인해 최소한의 진료 기능만 가능한 상태다.

직원 500여명이 파업에 나서 병원 로비를 점거하는 것은 물론 곳곳에 시위 글이 부착돼 있다. 이로 인해 경영진은 아예 대부분의 환자를 전원 및 퇴원 조치했고, 외래진료도 최소화하면서 1일 평균 1000명 이상의 환자가 진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병원 측에 따르면, 지난 9일에만 평균 외래환자 2000명 중 단 1100명만 진료를 받았고, 항암주사를 맞는 인원도 450여명에서 250명으로 줄었다. 입원 병상 수도 560개에서 107개로 줄인 상태라 5일째 항암제 처방과 치료는 절반 이상 감소했다.

다행히도 항암제 조제를 담당하는 약제실은 타 부서에 비해 정상가동률이 높은 상태로, 줄어든 환자의 치료에는 차질이 없어 보인다.

약제실은 파업이 발생해도 필수유지업무 지침에 따라 최소한의 운영이 가능하다는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암센터는 소속 약사 34명 중 노조 조합원이 단 5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약품 조제 이외에도 조제약 전달 및 전산 업무 등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상당수가 파업에 참여하면 이 모든 업무를 약사들이 해야 하는 만큼, 파업 장기화 시 약사들의 업무 또한 가중될 수밖에 없다.

또한 파업 시작 6일 이전에 암센터의 의약품 추가 단가계약 입찰이 완료됨에 따라, 당장은 면역억제제 에베로리무스(Everolimus)를 비롯한 약제 공급에는 차질이 없어 보이지만, 파업장기화로 인한 경영악화로 이어진다면 이 또한 단정 지을 수는 없는 상황.

지난해를 기준으로 암센터의 입원수익은 1293억원, 외래수익은 1352억원으로 기타의료수익 124억원을 제외하더라도 입원·외래 수익은 전체 수익 3558억원의 74.3%에 달한다. 한해 소비된 약품비만해도 691억원으로, 지난해 당기순손실액이 374억원이라는 사정상 환자감소에 따른 수익감소는 전체 경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무엇보다 이번 파업은 여타 의료기관의 사례와 달리 직접적으로 환자들의 치료에 영향을 준만큼 노사간 협상이 완료된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한 신뢰회복 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아무리 노동자가 파업에 대한 권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노사는 그에 따른 대체 플랜이 있어야 한다. 암 환자들이 빨리 다른 병원을 찾을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러지 못한 환자들은 치료시기를 놓쳐 억울할 것”이라며 “암 발생시 환자 뿐 아니라 가족까지 스트레스가 고조되는데 개인 차원이 아닌 파업처럼 다른 요인에 의해 진료를 받지 못한다면 하루하루가 더 불안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파업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은 상당히 클 것”이라며 “환자들은 진료의 연속성이 끊길 것이라는 걱정을 할 것이고, 매년 반복되지 않을까 우려할 수밖에 없는 만큼 병원 뿐만 아니라 소속 직원들도 이미지의 영향을 받게 된다. 문전약국의 처방에도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병원 측은 입원 치료를 받던 환자 중 450여명에 대해 인근 일산동국대병원, 일산백병원, 공단일산병원 등으로 전원 조치를 했다고 밝혔지만, 이중에 실제 전원이 확인된 건수는 20여명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환자의 요구에 의해 의료진이 직접 병원을 연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환자가 직접 타 병원 진료를 알아보고 예약 및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적기에 치료를 받는지 여부를 파악하기 어려운 것.

 

국립암센터는 지난 6일 새벽부터 500여명의 노조원이 파업을 선언, 정상적인 진료 및 검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노조원들은 5일째 로비 등을 점거하고 시위중이다.
국립암센터는 지난 6일 새벽부터 500여명의 노조원이 파업을 선언, 정상적인 진료 및 검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노조원들은 5일째 로비 등을 점거하고 시위중이다.

이에 당장 환자들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임금을 둘러싼 노조 활동에 대해서는 일부 이해하지만, 암 환자의 생명줄을 쥐고 있는 병원이 사실상 치료를 거부한 것에 대해서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병원을 찾은 고령의 환자는 “도대체 의사와 간호사는 어디에 다 있냐”면서 “(병동이 폐쇄된 것을 직접 확인한 뒤) 너무하는 것 아니냐. 병원이 이렇게 파업을 하면 환자들은 어디로 가냐”고 토로했다.

또다른 환자 보호자는 “갑자기 병원에서 진료의사가 병가 중이라 다른 의료진이 진료를 볼 것이라고 문자가 왔다. 알고 보니 파업 첫날에 문자를 보냈더라”면서 “이제와서 병원을 옮기기는 힘들다. 양성자치료기는 암센터 외에 삼성서울병원밖에 없는데 그 병원에서 당장 진료를 받을수 있을지도 모르지 않냐. 너무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암과 사투 중인 환자들이 병원을 한번 옮기게 되면 치료 지속성상 다시금 암센터를 방문할 가능성도 줄어들게 된다.

특히 한번 실추된 국립암센터로서의 위상이 회복되는데에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만큼 병원 수익 감소로 인한 의약품 공급액 지급 지연 등도 우려된다.

하지만 경영진측은 노조에서 요구하는 시간외 수당의 별도 인정을 정부측에 요청하고 11일 노조와 교섭을 한다면서도 진료정상화를 위한 추가 의료인력 투입 등 별도 대안은 마련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 10일 국립암센터 이은숙 원장과 경영진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계속된 파업사태에 대해 '암환자분들과 국민에게 사죄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10일 국립암센터 이은숙 원장과 경영진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계속된 파업사태에 대해 '암환자분들과 국민에게 사죄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병원측 관계자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필수유지업무의 기준을 회신받았고 그에 따라 중환자실과 응급실은 100% 운영되고 있다”면서 “그 외 수술실, 검사실, 약제실 등 대부분의 업무가 50~60% 유지되고 있다”고만 설명했다.

한편, 이번 파업 사태에 대해 이은숙 원장은 “노조와 적극적인 협상으로 상황이 신속히 종결되도록 하겠다. 환자들의 눈물과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직원들이 복귀해 주길 바란다”며 대국민 사과와 함께 눈물을 보였고, 노조는 “오죽하면 환자들과 함께 해온 우리가 임금 1.8% 인상을 위해 파업까지 하게 됐겠냐. 파업 이래 노조의 교섭 제의도 거절한 사측 때문에 파업을 유지하고 있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정작 생명줄을 잡기위해 찾은 환자들은 또한번 실망과 상처를 받고 병원을 찾아 헤매고 있는 상황이다.

 

국립암센터는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외래 진료를 축소하고 입원환자 중 400여명을 전원조치하면서 일부 병동을 폐쇄했으며, 항암주사치료도 평소대비 절반으로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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