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다니는 광고판이 따로 없다. 국내 제약사 최초로 여자 골프단을 창단한 휴온스가 소속 선수들의 잇따른 우승으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TV, 라디오, 신문, 잡지 등 4대 매체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전통적인 홍보 방식에서 벗어나 스포츠를 적극 활용, 광고비용은 줄이고 홍보효과는 극대화하는 마케팅의 정석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휴온스는 지난해 3월 성장 잠재력이 높은 6명의 유망 선수(이승연, 류현지, 정슬기, 최민경, 박교린, 황정미)와 후원 계약을 체결하고 ‘휴온스골프단’을 본격 출범시켰다. 창단 첫 해 정슬기 선수가 생애 첫 정규대회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이승연, 박교린 선수가 잇달아 우승 낭보를 전하면서 휴온스골프단이 기업 인지도 제고 선봉에 서고 있다.

 

그렇다면 골프단이 휴온스에게 가져다주는 마케팅 효과는 얼마나 될까.

보통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의 의류와 모자 등에 부착된 스폰서 기업 패치는 중계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노출된다. 우리나라의 골프인구가 600만명(대한골프협회 2017년 기준 636만명)이 넘는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상당한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소속 선수가 우승까지 차지한다면 그 위력은 배가된다. 골프선수가 걸어 다니는 광고판으로 불리는 이유다.

광고업계에서는 대회 규모, 개별 선수의 상품성, 꾸준한 성적 등으로 인해 구체적인 수치를 환산하기는 어렵지만 스폰 선수가 우승할 경우 해당 기업들이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대의 홍보 효과를 누리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가 필요한 뷰티·헬스케어 사업 비중이 25%가 넘는 휴온스 입장에서는 골프단의 최근 성과가 더 반가울 수밖에 없다. 600만명이 넘는 골프팬 중 상당수가 구매력이 막강한 40~50대인데 이들을 대상으로 주요 제품의 브랜드 홍보는 물론 기업 이미지도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전통적 광고 대비 높은 효율성도 휴온스를 웃게 만들고 있다. 통상적으로 우승 경력이 있는 상금순위 톱 20위권 선수의 메인 스폰서 계약 규모가 1억원~1억5,000만원 정도인 만큼 유망주 위주로 골프단을 꾸린 휴온스의 운영비용은 10억원 이내일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의류에 부착된 패치를 비롯해 모자, 골프백, 우산 등을 직접 제작, 소속 선수들에게 제공하고 있어 기업명 및 브랜드 노출 빈도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이 같은 휴온스의 스포츠 마케팅 전략은 현재 제약사들이 TV, 라디오, 신문, 잡지 등 4대 매체에 집행하고 있는 광고비의 규모와 비교해 보면 얼마나 효율적인지 가늠해 볼 수 있다.

한국광고총연합회의 월간 광고계 동향을 살펴보면 2019년 상반기 4대 매체에 광고를 집행한 제약사 중 가장 많은 광고비를 지출한 5개 제약사(명인제약(278억원) 동국제약(217억원) 일동제약(109억원) 종근당건강(99억원) 대웅제약(89억원))의 평균 광고비는 158억4,000만원에 달한다. 즉 1/16의 비용으로 4대 매체에 필적할 만한 마케팅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휴온스 관계자는 “골프단 창단 이후 소속 선수들의 성적이 좋아지면서 기업 및 브랜드의 노출 빈도가 급증, 광고 효과가 높아지고 있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스타플레이어 보다는 회사가 지향하는 비전과 철학을 공유하고 함께 성장해 갈 수 있는 유망 선수들을 발굴해 지원한 것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 같다. 회사의 헬스케어 사업과 스포츠가 건강이라는 접점으로 연결돼 있는 만큼 골프단 운영을 통해 잠재력은 풍부하지만 스폰서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수들의 후원을 지속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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