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들이 당초 헐값에 사들였던 상장 주식의 가치가 치솟으면서 재미를 보고 있다. 평가된 수익 규모(평가차액)만 수 천억원대다. 상반기 기준으로 셀트리온 6,400여억원, CJ헬스케어 4,800여억원을 포함해 녹십자, 대웅제약, 한독 등이 막대한 이익을 본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이들이 보유한 상장주식의 현재 주식 시가는 재무제표에는 반영되지 않고 취득 장부가만 표시된다. 일종의 ‘숨어있는 자산’인 셈이다. 이는 기업을 양도하거나 주식을 내다 팔 때 그 가치가 극대화 된다. 영업이익 외에도 든든한 비상금을 보유한 국내 제약사들이 주목하는 까닭이다.

6일 팜뉴스는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상반기보고서를 토대로, 각 기업들이 언제든지 내다 팔 수 있는 상장주식 현황을 살펴봤다. 장부상 누적 1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확인했다.

 

우선 셀트리온이 보유하고 있는 셀트리온제약의 시가 평가액은 상반기 기준 9,000억원이다. 이는 당초 회사가 기재했던 장부가 2,600억원을 훌쩍 넘은 것으로, 그 차익 규모만 6,400억원에 달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셀트리온은 셀트리온제약의 주식을 1,874만 4,943주를 소유하고 있다. 이는 55% 지분에 해당하는 규모다. 6월말 셀트리온제약의 주가가 48,05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셀트리온은 9,007억원의 숨어있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 2,600여억원을 들여 6,454억원을 벌어 들인 셈이다. 다만 최근 7~8월 제약바이오주의 급락으로 셀트리온제약의 주가도 하락하면서 지난4일 기준 이익폭은 3,800억원대로 내려 앉았다.

CJ헬스케어는 한국콜마와 클마비앤에이치, EDGC의 상장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한국콜마 620만 9,889주와 콜마비앤에이치 1,481만 4,954주의 당초 장부가는 각각 2,654억원, 193억원으로, 현 시가는 각각 3,750억원과 3,941억원으로 벨류업이 됐다. CJ헬스케어가 두 종목에서 벌어 들인 차익 규모만 4,844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특히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우 당초 장부가의 20배가 넘는 수준의 이익 규모다.

녹십자도 종속회사 3형제를 보유하고 있었다. 회사가 당초 기록한 장부가는 녹십자엠에스 71억원, 녹십자셀 250억원, 녹십자랩셀 20억원이다. 이후 이들 3사의 평가액은 각각 393억원, 1,172억원, 1,314억원으로 치솟으면서 녹십자는 총 2,537억원 규모의 평가 차액을 확보하게 됐다.

이 중 눈에 띄는 종목은 녹십자랩셀로, 당초 20억원을 투자했던 녹십자는 60배를 벌어들이는 효과를 낸 것. 이는 지난해 연말로 거슬러 올라가면 그 이익 규모는 1,872억원으로 무려 90배에 달한다. 이 외에도 녹십자는 시가 평가가 가능한 주식으로 파맵신(130억원), 유바이오로직스(122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한올바이오파마의 지분 30%를 가지면서 재미를 보고 있다. 당초 1,061억원이었던 한올바이오파마의 장부가는 최근 그 평가금액이 3,902억원으로 급증해 2,841억원의 차액을 기록 중이다. 이와 함께 제넥신의 주식 19%를 보유한 한독 역시 장부가 518억원, 평가액은 2,143억원으로 평가차액만 1,625억원에 달했다.

결과적으로 지난 상반기 집계된 이들 제약사들의 영업이익이 셀트리온 1607억원, CJ헬스케어 387억원, 녹십자 210억원, 대웅제약 354억원, 한독 127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회사들은 영업이익 외에도 든든한 비상금을 보유한 셈이다.

이 외에도 상장주식을 많이 보유한 제약사로 유한양행이 코스온(400억), 테라젠이텍스(117억원) 등 819억원 규모의 주식을 가지고 있었고 부광약품은 안트로젠(266억원), 경동제약은 한국단자공업(139억원), 한미약품은 이테넥스(344억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코오롱티슈진의 지분 12.58%를 보유한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말 3,310억원의 장부가를 기록해뒀지만, 이는 인보사 사태로 올 상반기 119억원으로 평가되면서 단 6개월만에 3,191억원이 증발하는 황당한 기록을 세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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