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산업의 달라진 위상이 취업시장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관련 기업들에 입사를 노리는 취업준비생(취준생)들의 열기가 그 만큼 뜨거워졌다는 의미다. 기업들도 연구개발에서부터 현장영업까지 ‘인재 찾기’에 적극적이다. 각사가 추구하는 ‘인재상’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최근의 산업 트렌드를 반영하듯, 결국 기업들은 ‘글로벌 감각’을 가진 인재에 주목하는 모양새다.

청년실업문제를 극복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마련된 제약바이오산업 채용박람회가 지난 3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지난해보다 두 배 넓어진 행사장에는 74개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취업 ‘알짜 정보’를 소개하기 위해 부스를 차려놓고 7,000여명의 취준생들을 맞았다. 대다수 참가자들은 입사 희망기업의 면접과 상담을 통해 각 회사의 인재상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점을 최대 수확으로 꼽았다.

박람회에서는 27개 기업에 사전에 이력서를 제출한 2,653명 중 심사를 통과한 625명의 구직자들이 실제 면접을 치렀다. 면접을 통과할 경우 1차 서류심사, 인적성 검사 면제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나머지 47개 기업은 일반 채용 상담을 진행, 회사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지원 과정에서 중점을 두고 준비해야 할 부분에 대해 안내했다.

그렇다면 각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은 구직자들의 어떤 점을 눈 여겨 봤을까.

기업의 특색에 따라 세부적인 기준에는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큰 틀에서 보는 관점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단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리는 R&D 및 해외 영업 직군은 공통적으로 글로벌 감각, 끈기, 도전정신 등을 주요 평가요소로 꼽았다. 국내 영업 직군은 조직 융화, 자신감, 성실성, 신뢰성 등에 비중을 높게 뒀다.

특히 최근 국내 제약산업 트렌드가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신약개발인 만큼 글로벌 감각을 비롯해 어학 능력, 해당 직무의 기본적인 역량 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면접 시 적극 어필한다면 취업의 문이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 대다수 인사 담당자의 조언이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글로벌 감각을 주요 평가 사항으로 보고 있다”며 “외국어 능력은 물론 낯선 문화의 사람들과도 이해하고 협동할 수 있는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인재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GC녹십자 관계자 역시 “회사가 최근 북미 진출을 본격화 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역량과 어학 능력 을 비중있게 살펴보고 있다”면서 “현재 회사에 필요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공채 뿐 아니라 상시적으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채용박람회에 방문한 구직자들로부터 인기를 끈 프로그램들도 있었다. 최근의 채용 트렌드를 반영한 'AI 면접체험관’과 입사 준비 노하우를 얻어갈 수 있는 '1:1 직무 멘토링' 등이 대표적.

실제로 이번 박람회에 참여한 한미약품, JW홀딩스, 동국제약 등 10여개 제약사들은 채용 과정에서 AI 면접을 활용하고 있었는데, 이는 기존 대면 방식과 달리 입사 지원자가 집에서도 면접을 볼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으로 꼽혔으며 면접시간은 대략 60~70분 정도가 소요된다.

AI 면접은 채용과 관련된 준비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 원하는 인재상을 효율적으로 선발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최근 제약사에서도 도입이 확대되는 추세에 있지만, 사실상 구직자들이 체험할 수 있는 기회는 마땅치 않아 막막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번 박람회에서 제공된 AI 면접은 5분 내외로 짧았지만 어떤 방식으로 면접이 진행되는지를 대략적으로라도 알 수 있게 돼 유용했다는 구직자의 답변이 주를 이뤘다.

AI 면접을 체험한 한 구직자 A씨는 “기존 면접 방식은 여러 명이 함께 들어가기 때문에 다른 구직자의 발언이나 면접관의 눈빛, 제스처에 따라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지만, AI 면접은 주어진 질문을 어떻게 답변해야 할지에 대해서만 집중할 수 있어서 확실히 덜 떨렸다”며 “이번에 체험한 AI 면접 분위기를 잘 숙지하고 준비한다면 본인의 생각을 좀 더 조리있게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전 접수를 통해 선발된 227명의 구직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1:1 직무멘토링도 호평을 받았다. 현직자와 마주 앉아 면담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데 20분간 관심 직무에 대한 궁금증과 입사 준비 과정에 대한 여러 조언을 받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였다.

1대1 멘토링에 참여한 면접자 B씨는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석사를 바이오 쪽으로 해서 바이오기업 구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직무와 관련해 궁금했던 부분을 알려주고 저에게 필요한 부분을 명확하게 짚어줘서 큰 도움이 됐다”며 “취업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한데 앞으로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구체적인 방향성이 잡힌 것 같아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 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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