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혁신의약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질환의 2/3는 적절한 예방이나 치료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줄기세포, 유전자치료 등 다양한 기전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약업계의 R&D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제약업계의 노력이 환자 ‘맞춤형 치료’라는 결실로 이어지는 데에 국가 간의 의약품 허가 규제의 표준화 및 조화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내에서 10여년간 규제 융합을 추진해오면서 국가 간 GMP 규제가 완화되고 정보공유를 통한 표준 규제 가이드라인을 도출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것.

업계에서는 국가 간의 규제조화로 인해 혁신의약품의 환자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실제 규제조화센터(APEC Harmoniziton Center, AHC)는 2008년 APEC 국가의 의약품 규제조화를 위해 설립된 이래, 각국의 규제기준을 분석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그간의 규제조화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KPIs(Key performance Indicators) 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회원국 간에 정보를 공유하는 국가의 수가 2008년 16개국에서 19개국으로 19% 증가하고, 기밀정보를 공유하는 국가 수도 12개국에서 15개국으로 25% 늘었다. GMP 상호인증 역시 15개국에서 17개국으로 증가했다. 의약품 허가과정에서 CPPs 요구를 최소화하려는 나라도 7개국에서 8개국으로 늘었다.

 

AHC 고용석 연구관은 지난 3일 코엑스에서 열린 AHC 바이오의약품 워크숍에서 “규제융합을 했을 때 국가 간 의약품 허가가 용이해져 실제 환자 치료에 빨리 도달할 수 있다. 사회적 측면에서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해외국가의 투자를 촉진, 국제적인 위상을 제고하는 장점이 있다”면서 “실제 21개국에 대한 KPIs를 측정한 결과, GMP분야의 규제 융화가 이뤄져 상호인증을 하는 국가가 늘었다. ICH, PIC/S, IPRP 등 국제조화기구에 가입한 국가수도 크게 늘어나는 등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아태 지역 내 국가간 규제의 갭을 확인하고 표준화 된 결실은 내년 규제 가이드라인 도출로 이어질 전망이다.

국가차원에서 규제 하모니를 이루려는 시도는 제약업계에도 청신호가 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효과있고 안전한 의약품이 환자들에게 빨리 전달될 수 있기 때문.

한국로슈 최인화 전무는 “의약품의 이노베이션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메디컬 수요 또한 늘고 있어 환자들의 기다리는 시간을 단축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규제 하모니의 광폭적인 행보가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라마다 규제의 발달정도가 다르고 준비 상황도 다르다”며 “규제의 융합이 필요한 이유는 리소스가 부족한 국가에도 의약품의 접근성을 더욱 효과적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위국가만이 아닌 모든 환자가 치료혜택을 볼수 있도록 지속적인 규제조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국내 역시 FDA의 규제현황을 감안해 의약품의 허가 및 규제 혁신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게 최 전무의 설명이다.

실제 FDA와 국내 식약처의 2017년과 2018년의 의약품 허가건수를 비교해보면, FDA 신약 허가건수가 105개인데 비해 국내는 44개이고, 바이오의약품 품목허가신청(BLA) 승인 건수도 FDA가 43건(41%)인데 반해 국내는 16건(36%) 수준이다. 희귀질환치료제의 경우 FDA 52건(50%), 식약처 5건(11%)에 그치고 있다.

최인화 전무는 “FDA와 우리나라 식약처간 신약 허가소요시간에 차이가 있다. 한국 환자에게도 규제 간극이 없이 의약품을 빨리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되는 이유”라며 “우리나라에도 지속적으로 규제에 대한 콜라보가 이뤄져 맞춤형 치료가 가능한 합리적인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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