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업종의 증시 침체에도 불구하고 웃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유망 바이오벤처와 투자펀드에 돈을 제대로 쓰면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는 기업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R&D 대체 방안으로 시작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 투자가 제약사들의 장기적인 재무적 수익구조를 안정권으로 올려 놓는 데 한 몫 하고 있다는 평가다.

3일 팜뉴스는 국내 주요 제약사의 상반기보고서를 토대로, 외부 법인에 대한 출자 현황을 짚어 봤다. 조사대상에 오른 기업들은 경영참여가 주 목적이 아닌 ‘투자수익’에 초점을 맞춘 곳들로, 장부상에 10억원 이상을 기록해둔 업체들을 대상으로 했다.

 

외부 법인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는 곳은 한미약품이었다. 이 회사가 보유한 투자주식은 총 631억원으로, 여기에는 美 상장기업인 아테넥스 312억원과 스펙트럼 32억원을 포함해 미국 비상장 안과전문 바이오벤처인 알레그로(Allegro)에도 278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오 투자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히는 부광약품은 지금까지 1400여억원을 벌어 들였다. 회사는 안트로젠에 39억원을 투자해 774억원을 회수했으며, 미국 LSK바이오파마와 캐나다 오르카파마社에 투자를 통해 4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6월말 기준으로, 안트로젠의 평가액은 265억원으로 최초 취득가인 25억원의 10배 이상에 달하고 있다. 이외에도 부광약품은 흥국글로벌사모증권에 113억원, 덴탈플랫폼출자조합 20억원, 메디카 사모펀드 30억원을 투자한 상태다.

GC녹십자는 투자주식에 422억원을 썼다. 세부적으로는 제넥신에 37억원, 창업전문투자회사에 47억원이 운영되고 있었다.

경동제약은 상장사인 한국단자공업에 투자해 올 상반기에만 55억원의 이익을 올려 장부상에는 138억원이 기록됐다. 다만 이 가격은 2일 현재, 6월말보다 30% 가량 주가가 하락하면서 96억원 규모로 평가되고 있다. 회사는 이외에도 KT,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전자, 대한항공 등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로 전체 평가액은 209억원 규모다.

유망 바이오벤처의 미래를 보고 투자한 곳들도 있었다.

우선 셀트리온은 바이오톡스텍에 140억원의 거금을 투자했다. 이 외에도 회사는 프리미어 글로벌이노베이션1호 펀드와 미래에셋셀트리온신성장투자조합 펀드 등에 30억원을 투입했다. 일동제약과 대원제약도 이니바이오와 티움바이오에 각각 40억원과 30억원을 투자했다.

미디어 투자 역시 제약사들에게 인기 종목으로 낙점됐다.

GC녹십자는 연합뉴스티브이, 조선방송, 채널에이, 매일방송 등 방송가의 지분을 40억원 넘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사모펀드인 파라투스에스피에 150억원을 투자한 유한양행 역시 조선방송과 채널에이, 매일방송 등에서 투자수익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국제약은 매일방송 29억원을 포함해 美 BioMix 28억원 등 총 130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로, 안국약품, 경동제약, 티시엠생명과학 등에도 투자를 이어 가고 있었다.

아울러 동화약품의 경우 대체로 안정적인 ‘투자수익’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그 규모는 185억원에 달했다. 여기에는 제넥신 37억원, 창업벤처전문사모펀드에 47억원 등이 투자 목록에 포함돼 있었다. 회사는 한국노바티스에도 3억원을 투자하고 있었다.

이 외에도 이연제약은 기타금융 및 신기술사업투자목적으로 브라만인베스트먼트 외 2개사에 181억원을 투입했으며, 바이넥스는 유관기업 투자 확대를 위해 라이노스자산운용에 14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이번 집계 결과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 내수 판매 이외에도 기술수출과 부동산 임대, 오픈이노베이션 투자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단순 수익투자 목적으로 외부 지분 매입 규모도 늘고 있는 추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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