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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미스테리 ‘타원라이어’, 알고보니 진통제 덩어리 ‘충격’
사망 미스테리 ‘타원라이어’, 알고보니 진통제 덩어리 ‘충격’
  • 최선재 기자
  • 승인 2019.09.02 0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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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격수 최기자의 ‘그 약이 알고 싶다’ - 타원라이어]
인도네시아산 무허가 가짜 약초 ‘타원라이어’, 건기식으로 ‘둔갑’
식약처, “타원라이어 ‘허위과대광고’ 판단, 모니터링 강화할 것”

최근 관절염 환자를 중심으로 인도네시아산 약제인 ‘타원라이어’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해외와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는 건기식으로 홍보 중이다. 하지만 타원라이어는 식약처의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식품이다. 효과는 물론 부작용 역시 '깜깜이' 인데도 만병통치약으로 둔갑한 형국이다. 저격수 최기자의 '그약이 알고싶다' 네번째 편에서는 독버섯처럼 퍼지고 있는 타원라이어의 충격적인 실체를 고발한다.

지난 20일 청원인 A씨는 식약처 국민청원안전검사제 홈페이지에 “타원라이어는 요즘 어르신들 사이에서 만병통치약으로 불리며 유행하는 캡슐 형태의 약이다”며 “관절염에 좋다고 해서 해외직구로 구입했다. 하지만 부작용 때문에 한명이 사망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식약처에서 제대로 조사해달라”고 밝혔다.

 

실제로 포털사이트 네이버 검색창에 '타원라이어'란 키워드를 검색하면, 다수의 구매 사이트가 등장한다. 판매업자 A 씨가 운영하는 사이트에서는 타원라이어가 ‘관절건강기능식품’으로 소개되고 있다.

A 씨는 “인도네시아산이고 해외에서 직배송한다. 전문의약품이 아닌 건강기능식품이다”며 “100% 생약성분의 강황, 생강, 인삼과 로열젤리로 만들었다. 화학적으로 합성하기 어려운 성분들이기 때문에 복합적인 효과를 보장할 수 있다. 부작용이 거의 없다”고 홍보했다.

심지어 A 씨는 ‘건강기능식품법률에 따른 표시사항’이란 문구를 통해 “로얄젤리의 프로폴리스와 강황의 커큐민이 관절염 및 관절통증 완화에 기여한다. 생강의 칼슘과 오메가3가 관절건강을 증진하고 인삼 성분이 컨디션회복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8월 30일 현재 구매건수는 약 100건, 수많은 이용자들이 ‘이용후기’를 남긴 상황이다.

하지만 타원라이어는 식약처 허가를 받은 ‘건기식’이 아니다. 타원라이어가 ‘가짜’ 건기식이란 뜻이다. 앞서 홍보된 내용이 전혀 사실이 아닌 까닭이다.

A 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저도 사고 남은 것을 파는 것이라 효과와 부작용을 잘 모른다”며 “인터넷에서 좋은 약이라는 설명을 읽었다. 해외에서 구매해서 국내로 들여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인도네시아에서는 어떨까.

타원라이어는 인도네시아 식약청(Badan Pengawas Obat dan Makanan, BPOM 또는 NADFC)의 허가를 받지 못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식품, 의약품, 화장품을 유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식약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BPOM 공식 홈페이지의 ‘제품목록’에선 타원라이어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타원라이어가 허가된 의약품 식품 화장품이 아니란 얘기다.

오히려 인도네시아 식약청은 최근 타원라이어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 사례를 발표했다. 인도네시아 식약청은 2016년 8월 “인도네시아 세랑 지역의 식약청은 불법 또는 미등록 전통 의약품 생산 시설을 발견했다”며 “시설에서 생산된 전통 의약품은 20개 브랜드로 약 5만 3000개였다. 이들 제품은 2008년 범죄로 고소된 사람의 이름을 쓰면서 가짜 등록 번호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중엔 타원라이어도 있다”고 밝혔다.

2개월 뒤 인도네시아 식약청은 “서부 칼리만탄 지역의 조사관들이 불법 의약품, 전통의약품유통시설을 발견했다”며 “타원 등 1847병을 압수했다. 어떤 전통의약품을 섭취할 것인지 신중하게 선택하고 등록번호와 유효기간을 반드시 기억해달라”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식약청이 수년전부터 타원라이어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식약청은 가짜 약초의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 결과(Counterfeit Herbal Medicine adulterated with chemical drugs in Indonesia: NADFC Public warning 2011-2014)도 발표했다.

식약청은 연구에서 “BPOM의 평가를 통과한 약초는 안전한 것으로 입증됐다”며 “하지만 가짜 약초는 환자의 건강을 위협하고 경제적 손실을 야기한다. 약초에 파라세타몰 등 기존의 약물을 혼합하는 방식으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60개 이상 브랜드 이름을 지닌 수천 개의 가짜 약이 소비자에게 도달했다”고 평했다.

인도네시아 식약청이 가짜 약초로 규정한 목록에선 ‘타원라이어(Tawon liar kapsul (analgesic capsule tawon liar)’란 이름을 찾을 수 있다. 주된 성분은 파라세타몰과 카페인으로 식약청은 타원라이어가 가짜(fake) 인증번호를 사용한다고 경고했다. 타원라이어가 인도네시아에서도 ‘가짜약’이란 사실을 알 수 있다. 싱가포르가 최근 인도네시아의 불법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복용 금지 조치를 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타원라이어의 무차별적 유통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사는 “타원라이어는 불법으로 만들어진 가짜 식품이자 약초다”며 “통관 절차를 뚫고 국내에서 버젓이 건기식을 빙자하고 있지만 실상은 스테로이드, 진통제 등을 넣은 것이다. 단기간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굉장히 위험하기 때문에 식약처는 국내 소비자가 구입하지 않도록 경고하고, 회수해서 성분분석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당국 역시 조만간 타원라이어에 대한 단속 입장을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사이버조사단 확인 결과, 국내 포털사이트의 타원라이어 구매 사이트는 ‘허위과대광고’로 판단됐다”며 “곧 사이트 차단 조치에 들어갈 예정이다. 타원라이어의 구체적인 성분 파악을 위해 식약처 차원의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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