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은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국내 제약업계 연매출 순위 최상단에 꾸준히 이름을 올려왔다. 하지만 자체 신약 연구·개발 성과가 부진하다는 이유로 중장기 성장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시장의 비판적인 시선은 2015년부터 본격화된 오픈이노베이션의 결과물이 나오면서 180도 달라졌다. 회사는 최근 국내 바이오벤처와의 새로운 상생모델을 제시하면서 원천기술 및 R&D 파이프라인 확보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 26일 다수의 신약후보물질과 안정적인 단백질 선별과정의 속도와 생산성을 독보적으로 높일 수 있는 SMART-Selex 플랫폼을 보유한 지아이이노베이션과 공동 신약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60억원을 투자했다. 이러한 전략적 투자는 회사의 신약 R&D 비용으로 잡히지는 않지만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대안으로 최근 각광받고 있다.

유한양행은 올해에만 유망 국내 바이오벤처 3개사의 지분에 참여하며 제약사-바이오벤처 신약 R&D 협업모델을 제시한 선구자다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뇌혈관장벽(BBB) 투과 약물 전달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아임뉴런 바이오사이언스’에 60억원을 투자, 뇌질환 치료제 공동개발 및 뇌질환 영역의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에 나섰고 작년 4월에는 유전체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플랫폼을 활용한 신약개발을 위해 MOU를 체결한 ‘신테카바이오’에도 50억원을 투자했다.

또 지난해 ‘굳티셀(7월 50억원)’의 지분에 참여하며 신규 면역항암제의 연구·개발 협력 기반을 다졌고, 브릿지바이오(5월 20억원)와는 회사가 도출한 면역항암제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하면서 개발 속도와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새로운 형태의 오픈이노베이션을 시도하고 있다.

국내외 바이오벤처와 손잡고 신약개발을 추진한 유한양행의 선택은 현재까지 상당히 성공적이라는 평가다. 2015년 10여개에 불과했던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은 현재 30여개로 늘어났고 부족했던 신약개발 플랫폼 등의 역량도 강화됐다.

특히 올해 7월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8억7,000만달러) 한 지방간염(NASH) 치료제 후보물질 ‘YH25724’에는 지난 2015년 330억원을 투자한 제넥신의 long-acting(HyFc) 기술이 적용돼 전략적 투자의 덕을 톡톡히 본 대표적 신약개발 사례로 꼽히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5년 전 파이프라인 도입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 전담팀을 꾸려 국내 연구기관과 바이오벤처기업을 집중 탐색해왔다. 그 결과, 현재 신약 파이프라인이 3배 가량 늘었다”며 “바이오벤처와의 협업은 시간과 비용, 리스크를 줄여줘 신약개발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모델인 만큼 앞으로도 유망한 국내 바이오벤처기업에 대한 전략적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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