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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 강화한다던 정부…인공유방은 ‘블라인드’ 처리, 왜?
안전성 강화한다던 정부…인공유방은 ‘블라인드’ 처리, 왜?
  • 최선재 기자
  • 승인 2019.08.26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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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전자민원창구 홈페이지, 엘러간 제품 안전성 정보 전무
대대적 홍보해놓고 정작 인공유방은 ‘비공개’?…환자들 ‘격분’
전문가, 명백한 알권리 침해…“안전성 문제 관심 밖” 증거

식약처가 희귀암 발생으로 파장이 일고 있는 인공유방물에 대한 안전성 정보를 비공개 조치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의료기기 안전성 정보를 손쉽게 확인하고자 구축했다던 전자민원청구 홈페이지 ‘제품정보방’에서 일어난 촌극이다. 법률 전문가들과 환자들 사이에서도 성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식약처는 그동안 자체 홈페이지의 검색창 중 하나인 ‘의료기기 제품정보방’의 유용성을 수차례 강조해왔다. 지난해에는 소비자들이 제품정보방을 적극 이용하도록 권장하는 보도자료도 배포했다. 잘못된 정보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면 구매 전 허가받은 효능·효과, 사용시 주의사항 등에 대한 정보 확인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렇게 식약처 측 얘기대로라면 국민들은 제품정보방을 통해 손쉽게 주의사항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팜뉴스 취재결과, 식약처 홈페이지 ‘의료기기 제품정보방’에는 최근 회수 조치에 들어간 미국 엘러간사의 거친 표면(텍스쳐드) 유방 보형물에 대한 사용시 주의사항 등 중요 안전성 정보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제품정보방’에서는 실리콘겔인공유방(BIOCELLTM Textured)의 품목번호 ‘수허07-634’와 ‘수허12-940’를 검색하면, 제조업자(한국엘러간), 허가일자(2007.12.14.) 등의 정보가 나온다. 그러나 ‘사용시 주의사항’을 포함한 10가지 정보는 ‘블라인드’ 처리된 상태다.

때문에 소비자들을 비롯한 관련 피해자들까지 그동안 식약처의 회수 조치는 물론, 인공보형물 관련 부작용을 포함한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BIA-ALCL) 발병과 관련된 주의사항을 확인할 수 없었던 것.

이는 다른 인체삽입용 의료기기와도 차이가 있는 대목이다. 실제 A사의 특수재질인공무릎관절 제품은 홈페이지에서 성능을 포함한 7가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적응증, 금지사항 경고 및 예방조치에 관한 설명도 찾아볼 수 있다. A4 용지 기준 2페이지 분량이다. 특히 감염, 부품의 풀림, 파손, 위치의 변화 등이 포함된다 등 부작용 관련 설명도 상세히 쓰여 있다.

때문에 엘러간 제품을 시술받은 피해자들의 분위기는 폭발 직전이다.

인공보형물 교체 수술을 앞둔 B 씨는 “의사들이 엘러간 제품이 우수하다고 추천했다. 하지만 사용상 주의사항과 ALCL 발병에 관련된 정보는 전혀 알려주지 않았다”며 “국민들이 쉽게 접근 가능한 홈페이지에서 조차 관련정보를 찾을 수 없는 것을 보니 식약처가 보형물 문제에 얼마나 무관심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심지어 식약처가 자체 홈페이지에서 별도로 구성한 ‘추적대상의료기기’ 검색창에서도 이번에 회수조치된 엘러간 인공유방보형물의 사용시 주의사항 등 10가지 정보도 ‘비공개’ 처리된 상태다. 다른 추적대상의료기기인 이식형심장박동전극기가 사용상 주의사항을 포함해 7가지 정보를 공개 중인 점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는 까닭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사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다”라며 “ALCL 이슈가 발생했는데도 국민들에게 지속적으로 홍보를 해온 사이트에서 해당 제품의 회수 사실과 안전성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식약처가 의료기기 안전성 문제에 관심이 거의 없다는 증거다”라고 비판했다.

법률전문가들도 식약처의 안일한 대응을 질타했다. 조민지 변호사는 “적어도 인공유방 삽입수술을 받기 전, 국민들에게 위험성에 대해 판단할 선택권은 보장돼야 했다”며 “인공유방보형물의 ALCL 이슈가 터진 상황에서 식약처가 여전히 해당 제품의 사용시 주의사항을 밝히지 않는 점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령에 규정된 의료기기의 사용시 주의사항은 중요한 판단자료가 될 수 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의사, 컨설턴트 등의 추천만 듣고 의료기기를 선택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며 “사용시 주의사항을 비공개한 부분은 소비자의 선택권, 알권리, 건강권에 심각한 침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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