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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 속 약물셔틀 ‘마이크로로봇’, 상용화 ‘성큼’
혈관 속 약물셔틀 ‘마이크로로봇’, 상용화 ‘성큼’
  • 최선재 기자
  • 승인 2019.08.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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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관련 논문 발행 및 특허 출원 세계 1위…“경쟁력 충분”
약물 정밀 전달로 종양 치료, 암세포 사멸도 가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공상과학 영화를 보면 초미세로봇이 혈관 속으로 침투해 환부의 손상된 세포를 복원하는 장면이 나온다. ‘마이크로 결사대’에서 주인공들이 축소된 잠수함을 타고 인체 안으로 들어가거나 ‘이너 스페이스’가 그린 로봇의 몸속 여행이 대표적인 예다.

영화는 현실의 거울이다. 최근 마이크로 로봇이 환자의 고통은 최소화하면서도 인체에 치료가 필요한 부위에 약물을 전달하는 기술로 각광을 받고 있다. 팜뉴스는 융합연구정책센터가 발간한 보고서와 전문가 인터뷰를 토대로 마이크로 로봇 기술의 ‘현재’를 진단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융합연구정책센터는 2018년 12월 ‘의료용 생체 마이크로로봇 기술발전 동향’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의 작성자는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최홍수 DGIST-ETH 마이크로로봇연구센터장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마이크로로봇 시장은 그야말로 ‘쑥쑥’ 성장 중이다. 세계 의료용 마이크로로봇 시장의 유사 분야인 의료로봇 시장 규모는 2016년 37억 달러에서 연평균 17%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22년에는 93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의 글로벌 리서치 회사인 테크나비오사도 세계 나노로봇 시스템 시장이 2016년에서 2020년까지 연 6%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의 연구진들이 마이크로로봇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까닭이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나라의 마이크로로봇 기술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에 비해 전혀 밀리지 않는 수준이다. 이는 각국의 마이크로 로봇 관련 논문 및 특허 발행 건수를 보면 알 수 있다.

실제로 국내 연구진은 2014년과 2015년, 각각 12건의 논문을 발표하면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특허 출원 건수에서도 같은 기간 동안 각각 9건을 기록하면서 글로벌 1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논문 및 특허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췄고 일부 마이크로로봇 기술 분야에서 세계 선도적 위치에 있다”고 해석했다.

그렇다면 마이크로로봇의 정확한 개념은 뭘까. 보고서에 따르면, 마이크로 로봇은 일반적인 로봇처럼 인간이 수행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한 일을 수행하기 위해 연구개발 중인 초소형 구조물이다. 일반적으로 밀리미터(mm)부터 작게는 나노미터(nm)의 크기를 지닌다.

의료용 마이크로로봇의 최대 이점은 의료진의 손이 닿기 힘든 국소부위 치료, 정밀 약물 및 세포전달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환자의 고통 및 감염의 위험 등을 감소시켜 회복기간을 단축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마이크로로봇을 원하는 목적지까지 정확히 이동시키기 위해서는 효율적이고 안전한 제어기술이 필수다. 여기서 자기장은 인체 내에서 감쇄가 작기 때문에 신체 외부에서 원격으로 마이크로 로봇에 대한 정밀 제어가 가능하다. 다양한 형태의 자기장 기반의 마이크로로봇 제어시스템이 가장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이유다.

최홍수 센터장은 “자기장의 장점은 에너지 감쇄가 없다는 것이다”며 “초음파와 달리 자기장은 인체에 투과해도 에너지 감쇄가 없다. 뼈 장기 등을 통과해도 에너지 손실이 없다는 뜻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자기장에 의한 마이크로 로봇의 제어는 제작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기장 제어를 위해 마이크 로봇은 필수적으로 자성을 띄어야 하는 이유다.

제어기술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제작이다. 마이크로 로봇은 기존의 로봇 시술 시스템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체내 또는 체외 특정 위치 도달해 약물 및 세포 전달, 고온치료, 센서 등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미세한 사이즈로 정밀하게 제작돼야 하는 것은 세포, 조직에 대한 독성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봇 제작을 위한 대표적 기술은 3차원 리소그래피 및 3D 프린팅, 나노 입자 기반 공정 등이 있다.

먼저 3D 프린터 개념을 적용한 ‘3차원 레이저 스테레오 리소그래피 시스템’이 마이크로로봇 제작을 위해 연구 중이다. 3D 프린터보다 속도는 느리지만, 초미세・초정밀 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는 방법이다.

나노로봇 역시 혈액 뇌 장벽(blood–brain barrier)을 통과하여 치료 목적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의 크기다. 박테리아와 약물이 들어 있는 마이크로 구조체 등으로 이뤄진 마이크로 로봇도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마이크로 로봇은 미세한 크기와 정밀한 이동 및 방향 제어가 가능하다. 암 치료, 혈관시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이유다.

보고서에 의하면, 회전 자기장 제어 방식으로 박테리아의 나선형 편모를 모사한 마이크로 로봇을 항암제로 자궁경부암 세포에 전달할 수 있다. 여기서 약물 방출은 온도 제어로 조절한다. 마이크로 로봇을 이용한 생분해성 재료에 항암 약물을 전달하면 암세포의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연구결과도 찾아볼 수 있다.

마이크로로봇은 혈관질환 치료에 대한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3D 프린팅 공정을 통해 나선형 구조물을 제작하고, 구조물 내부에 자성 재료를 적용해 다양한 유체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는 마이크로 로봇을 만든다. 이는 회전 자기장을 이용해 무선으로도 조작할 수 있는데 혈관의 막힌 부분을 원격 조종해 개통할 수 있도록 연구 중이다.

최홍수 교수는 “부드러운 혈전의 경우 마이크 로봇으로 충분히 혈관을 개통할 수 있다. 아직 임상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의사들의 시각이 다르 다를 수 있지만 엔지니어 입장에서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마이크로로봇의 ‘전망’은 어떨까. 보고서는 최종적으로 “마이크로 로봇이 인체 내에서 필요한 만큼의 약물만 정밀 전달해 종양을 치료할 수 있다면 암 치료에 획기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다만, 마이크로로봇이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기초연구, 동물실험, 임상시험이 요구된다”며 “마이크로 로봇 연구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와 임상의의 공동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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