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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관리 대상이라던 인공유방 보형물, 부실 관리 논란
추적관리 대상이라던 인공유방 보형물, 부실 관리 논란
  • 최선재 기자
  • 승인 2019.08.20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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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수년 전 ‘치명적 위해줄 수 있는’ 의료기기로 지정
제조부터 사용까지 보고받아 안전관리 한다더니, 정작 데이터조차 없어
뒤늦은 환자등록연구 대책에 환자들 “희귀암 환자 발생, 식약처 탓” 비판

희귀암 발생으로 파장이 일고 있는 인공유방 보형물을 이미 식약처가 수년 전에 ‘추적관리대상’ 의료기기로 지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방 보형물의 희귀암 발병 가능성을 이미 인지했음에도 식약처가 이렇다할 관리를 하지 않아 직무유기 논란까지 나오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한성형외과학회는 지난 16일 국내에서 엘러간의 유방 보형물 시술은 받은 여성에게서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이하 BIA-ALCL)이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유방암과 달리 면역체계와 관련된 희귀 암의 한 종류인 ALCL이 발병하자, 식약처는 엘러간 측과 치료비 보상 등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기로 했다. 동시에 대한성형외과학회와의 협조를 통해 이달 말부터 환자등록연구를 통해 인공 유방의 부작용 조사 및 안전관리를 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식약처의 부실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사는 “식약처가 수년 전 엘러간의 인공유방 보형물을 의료기기법상 추적관리대상으로 지정하고 수차례 특별 관리를 해왔다고 홍보해 왔다”며 “하지만 그것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유방 보형물 이식 환자의 리스트조차 면밀히 파악하지 못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식약처는 2003년 ‘사용 중 부작용 또는 결함 발생 시 인체에 치명적인 위해를 줄 수 있는 의료기기 28종’을 추적관리대상 의료기기로 지정했다. 이중 인공유방 보형물 또한 ‘인체에 1년 이상 삽입하는 의료기기’로 의료기기법상 추적관리 대상에 포함시켰다.

추적관리대상에 포함된 의료기기는 제조·수입업체는 물론 이를 사용하는 의료기관도 식약처에 관련 기록을 제출하는 등 엄격한 의무가 부과된다.

의료기기법 제30조에 의하면, 추적관리대상 의료기기로 지정된 제조·수입업체는 제조·수입·판매·임대·수리내역에 대한 기록을, 의료기관은 추적관리대상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환자를 추적할 수 있도록 관련 기록을 각각 식약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때문에 식약처는 2014년에도 이같은 사실을 안전성정보지를 통해 의료인과 소비자들에게 알렸고, 의료기기취급자 및 사용자로부터 제조·수입에서 판매·사용까지의 경로 및 환자 정보를 추적해 유방보형물에 대한 안전 관리를 효과적으로 하겠다고도 했다.

특히 당시 식약처는 ALCL 발병 가능성을 경고하기도 했다. 인공유방을 삽입한 환자의 인공유방과 인접한 흉터막(scar capsule)에 경미하나 유의미한 역형성대세포림프종(ALCL) 발생 위험성이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인공유방을 삽입한 여성 중 약 60건의 ALCL 발병사례가 있음을 밝힌 것.

그러나 팜뉴스 취재 결과, 식약처는 추적관리대상 의료기기법을 통한 환자 정보 수집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식약처가 의료기기 추적관리대상 지정 제도를 통한 정보 수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것.

식약처 관계자는 “의료인들이 환자정보를 가지고 있지만, 최근에 의료기기법을 통해 자료를 요청한 일이 없어서 환자정보와 관련한 데이터가 없다”며 “추적대상으로 지정받았다고 해서 업체와 의료인에게 환자정보를 전부 보고를 받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에 유방보형물 삽입 환자들은 분노하고 있다.

최근 보형물 교체 수술을 받은 환자 A씨는 “식약처가 5년 전에 유방 보형물의 ALCL과 관련해 환자 정보를 수집했다면, 그 정보는 도대체 어디로 갔냐”며 “수만명이 엘러간의 유방보형물을 시술받았는데 의료기기법이라도 제대로 지켜서 관리했다면 희귀암 환자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전문가들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 한 의료진은 “추적관리대상 의료기기법은 식약처에게 인공유방물 이식 환자에 대한 법적인 의무를 부과한 것”이라며 “ALCL 발병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했음에도 환자 정보 파악에 ‘늑장 대응’을 하는 것은 직무유기다. 하루 빨리 환자 정보를 입수해 보형물의 교체 여부와 위험성에 대해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인공 보형물이 추적 대상 의료기기로 등록됐다면, 식약처는 의료기관이 추적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관리 감독을 해야 할 책임도 있는 것이다. 그 책임을 져버렸기 때문에 환자들이 더욱 불안에 떠는 것”이라며 “ACCL 발병 시기의 중간값이 11년이다. 중간값을 지나면서부터는 급속도로 발병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식약처와 함께 환자등록연구를 진행할 성형외과 전문의는 다른 해석을 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식약처에 의료기기 추적관리 제도에 따른 환자 데이터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며 “대형 사건이 터졌을 때 환자의 주소, 연락처 등을 파악해 환자 관리를 하자는 것이 제도의 취지다”라고 말했다.

이어 “ALCL은 예방적 목적으로 제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희박한 확률로 발생하는 암”이라면서 “인구 10만명 당 약 3~30명 정도가 암에 걸린다. 유방암보다 확률이 훨씬 적은데다 ALCL은 보형물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 대상이다. 식약처가 추적관리 대상 의료기기법으로 환자 정보 수집에 적극적으로 나설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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