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5곳 중 1곳이 시중은행에서 빌려 쓴 돈(차입금)으로 인한 높은 부담을 떠안고 있다. 저금리 시대에도 불구하고 영업실적 부진으로 차입금 이자마저 감당하기 어려운 곳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의 차입금 이자율은 평균 3.49%로, 이중에는 신용등급 때문에 같은 돈을 빌려도 최대 5.5%의 고금리 부담까지 떠안는 등 제약사별 금리 격차도 적잖은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본지는 1분기 연결보고서를 토대로 주요 상장 제약사 36곳의 차입금 및 지불이자 규모를 고려한 단기차입금 이자율을 분석해 봤다. 단, 장기차입금 및 사채에 대한 이자율은 배제했다.

먼저 이번 조사대상 기업들이 차입금의 평균 이자율(금리)은 3.49%로 조사됐다. 대체로 신용등급이 ‘A’ 이상인 매출 상위 대형 제약사가 저금리 혜택을 받았고 신용등급 ‘BBB’ 이하의 제약사들은 고금리에 따른 불이익을 받고 있었다.

실제로 신용평가사로부터 ‘A+’ 등급을 받은 한미약품을 비롯해 녹십자홀딩스(A2-), 동아쏘시오홀딩스(A), GC녹십자(AA-), 광동제약(A), 종근당(A) 등이 제약사 평균 금리보다 약 1% 낮은 금리로 혜택을 봤다.

반면,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신풍제약(BBB), JW신약(BBB), JW중외제약(BBB) 등은 평균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 받고 있다.

제약사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은행은 ‘KDB산업은행’으로, 조사대상 36곳 중 16곳이 이용하고 있다. 이어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순으로 많았다.

제약사들이 산업은행을 가장 많이 선호한 이유는 역시 금리때문으로, 평균 3.21%로 타 은행에 비해 비교적 적은 금리를 적용해주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휴온스는 가장 낮은 2.5%의 금리가 반영됐으며, 이어 한미약품(2.7%), 광동제약(2.73%), 유한양행(2.84%), 종근당(2.93%), 녹십자홀딩스(2.93%) 순으로 2%의 이자를 부담하고 있다.

반면, 같은 은행이라고 하더라도 JW신약(4.45%), JW생명과학(3.89%), 삼일제약(3.64%), 신풍제약(3.54%) 등은 높은 이자율로 자금조달을 하고 있었다.

KEB하나은행은 대한약품이 단기차입금이지만 장기로 연장되면서 2.74%의 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역시 한미약품과 녹십자홀딩스는 각각 3.2%와 3.17%로 비교적 금리가 낮은 반면, JW신약, 에이프로젠제약, 삼일제약, 삼성제약, 신풍제약은 4%가 넘는 이자를 부담했다.

신한은행도 한미약품과 동아쏘시오홀딩스의 금리가 각각 3%와 3.06%이지만, JW신약은 5.25%로 금리가 가장 높았다. 이어 신풍제약(4.95%), JW생명과학(4.29%), 셀트리온제약(4.22%) 순으로 이자율이 높았다.

유사하게 국민은행도 한미약품과 녹십자홀딩스, 동아쏘시오홀딩스에게 3% 초반의 낮은 이자를 제공했다. 이외에 메타바이오메드도 시설자금으로 2.52%~3.04%까지 낮은 금리를 사용했다.

그밖에 메디톡스는 수출입은행과 씨티은행에서 2% 초반의 금리를 적용받고, 신풍제약은 수출입은행에서 3.7%의 고금리를, 일동제약은 씨티은행에서 3.26%, 대웅제약은 기업은행에서 비교적 높은 4.01~5.5% 이자를 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 규모는 JW홀딩스가 분기 10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71억원), 한미약품(54억원), 녹십자홀딩스(51억원), JW중외제약(45억원), 동아쏘시오홀딩스(31억원), 대웅제약(25억원) 순으로 많게 나타났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기업별로 적용되는 금리 기준에는 각사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며 “고정 또는 변동금리, 기간, 담보, 신용도 등 상환조건과 방식에 따라 제약사별로 금리가 다르다. 최근 국내외적으로 금리 변동이 심화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자금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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