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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시험 안전성 높인다면서 기존 제도 재탕?
임상시험 안전성 높인다면서 기존 제도 재탕?
  • 최선재 기자
  • 승인 2019.08.1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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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임상시험 발전 5개년 종합계획’ 속 숨은 일인치
시행 중인 ‘정기적 안전성 정보보고(DSUR)’, 개선방안으로 둔갑
전문가·업계 싸늘한 시선...“식약처, DSUR 제출해도 제대로 검토 안한다” 지적도

코오롱 인보사 사태로 임상시험의 검증 부실이 여실히 드러났음에도 정부가 이미 시행 중인 ‘정기적 안전성 정보보고(Development Safety Update Report, 이하 DSUR)’를 새로운 대안이라고 발표해 논란이 예상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희귀난치 환자의 치료기회 확대와 임상시험 참여자 권익보호, 신약개발 역량 향상을 위해 ‘임상시험 발전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종합계획은 ▲임상시험 안전관리 체계 확립 ▲임상시험 국제 경쟁력 강화 ▲환자치료기회 획대 및 소통체계 구축 등 3대 추진전략과 21개의 세부과제로 구성됐다.

이중 ‘임상시험 안전관리 체계 확립’은 임상시험 참여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으로, ‘DSUR의 시행'이 핵심이다. 식약처는 앞으로 “임상시험에 사용되는 의약품의 모든 안전성 정보에 대해 정기보고를 의무화하고,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관리·감독하여 안전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를 위해 2020년부터 임상시험 의뢰자에게 DSUR 의무화를 추진키로 했다. 현재는 중대하고 예상하지 못한 약물이상반응(SUSAR)만을 식약처에 보고하고 있어, 2020년부터는 DSUR를 포함해 임상시험 의약품의 모든 안전성 정보를 정기적으로 보고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8일 발표한 '임상시험 발전 5개년 종합계획'의 일부 발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8일 발표한 '임상시험 발전 5개년 종합계획'의 일부 발췌.

하지만 DSUR은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제도로, 전문가는 물론 업계에서도 이번 종합계획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종양약품과 임상시험TF 소속 강윤희 임상위원은 “이미 제약사들이 식약처에 의무적으로 DSUR를 하고 있다”며 “오히려 식약처가 제약사들이 제출한 DSUR 자료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DSUR을 2020년부터 본격 도입할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실제 지난 2012년 식약처는 ‘임상시험 관련 자주 묻는 질의응답집’을 통해 DSUR를 명시하고 있다.

질의응답집을 보면, ‘의약품의 임상시험 중 신속히 보고되어야 할 안전성 정보(Q144 항목)’에 대해 “의뢰자는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안전성에 대한 평가를 지속적으로 실시하여야 하며, 이를 주기적으로 축적된 보고서 형태(DSUR) 또는 임상시험자료집으로 식약처에 보고하여야 한다”고 분명히 했다.

또 2015년에도 식약처는 ‘임상시험 관련 자주 묻는 질의응답집’을 통해 ‘임상시험계획서의 변경보고 대상’에 대한 설명 과정에서 안전성 정보(IB 및 DSUR)를 언급하기도 했다. 그동안 식약처가 제약사들을 대상으로 수차례 DSUR의 이행을 강조해 온 것이다.

심지어 식약처가 지난 2010년 발표한 ‘임상시험실시 상황보고의 선진관리방안 연구’란 제목의 연구용역보고서에서도 정기적으로 DSUR를 해 오고 있음이 재차 확인됐다.

연구보고서의 책임연구자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 중인 임상시험 실시상황보고의 내용은 미국, 일본, 유럽연합 등의 주요 선진국의 임상시험 실시상황보고 내용과 이들 국가들이 추구하고 있는 ICH에서 협의된 DSUR의 내용과 비교해 보았을 때, 안전성 및 이상반응의 보고 등의 내용이 부족하여 피험자의 안전에 관한 평가하기에 부족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연구를 수행하면서 국내 제약사 및 다국적 제약회사의 DSUR 관련 담당자로부터 의견을 들었다. 많은 회사들이 DSUR의 보고 방법에 대한 가이드라인의 제공과 적응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요청해달라는 의견을 제시했다”고도 돼 있다. 이미 제약업계에서는 DSUR을 정기적으로 해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식약처는 ‘임상시험 발전 5개년 종합계획’ 서두에 버젓이 DSUR 의무화를 개선안으로 내놓고, 2019년에는 ‘미시행’ 중인 제도로 명시했다. 올해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겠다며 DSUR이 마치 새로운 개념인양 포장한 것이다.

그러나 정작 식약처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그동안 질의응답집을 통해 업체가 DSUR을 제출해야 한다고 명시한 것은 사실이지만 강제성은 없었다”면서 “앞으로 임상시험 참여자의 안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DSUR을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약사법 시행규칙을 개정하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약업계에서는 식약처가 보여주기식 행태를 하고 있다는 질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약업계 관계자는 “식약처가 연구용역까지 수행하고 그동안 질의응답집에서 수차례 DSUR을 정기적으로 보고하라고 했다”며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제도를 재탕하면서 안전성 강화 방안의 주요 정책으로 넣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전형적인 생색내기”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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