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08-25 13:01 (일)
제약사 5곳중 1곳, 차입금 이자 부담에 허리 '휘청'
제약사 5곳중 1곳, 차입금 이자 부담에 허리 '휘청'
  • 김정일 기자
  • 승인 2019.08.12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문제약·삼바·차바이오텍, 이자가 영업이익 보다 많아
한미약품·대웅제약·광동제약, 이자부담 많아도 ‘걱정 無’

기업들이 시중 은행에서 빌려다 쓴 돈(차입금)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저조한 영업실적으로 인해 차입금 이자마저 감당해낼 수 없는 곳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자 규모가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이미 초과한 곳도 다반사다. 이는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기업 5곳 중 1곳에 해당하는 얘기다. 본지는 1분기 연결보고서를 토대로 매출상위 상장제약사 78곳의 차입금 의존도와 이자 규모를 분석해 봤다.

먼저 이번 조사대상 기업들의 평균 차입금 의존도는 17.2%로 조사됐다. 차입금 의존도란 회사의 총자본에서 외부로부터 빌려다 쓴 돈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적정한 차입금은 자금 활용 측면에서 볼 때, 기업의 성과를 높여주고 설비 및 R&D 투자의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만큼 그 규모가 보통 30% 미만이면 재무구조가 건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영업성과로도 이자부담을 감당해낼 수 없는 상태일 때는 얘기가 다르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바로 '이자보상배율'이다. 이는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이 이자를 지불한 후에도 얼마나 남았는지를 측정할 수 셈법이다. 만약 그 배율이 1이면, 영업이익과 이자비용이 같다는 의미다. 즉, 이자를 지불하고 나면 남는 돈이 없다는 얘기다. 이자보상배율이 1 이하일때는 이자가 이익보다 더 크다는 뜻이다.

실제로 영업활동에 따른 수입이 없었는데도 이자로만 수십억원을 지불하고 있는 곳도 있었다. 즉,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인 기업들로, 여기에는 JW신약, 명문제약, 메타바이오메드, 동성제약, 에이프로젠제약, 삼성바이오로직스, 코오롱생명과학, 삼성제약 등 8개사가 포함됐다.

이 외에도 녹십자홀딩스(0.4), 차바이오텍(0.4), JW홀딩스(0.5), 서울제약(0.6), GC녹십자(0.7), JW중외제약(0.8), 셀트리온제약(1.3), 신풍제약(1.4), 우리들제약(1.5) 순으로 이자보상배율이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1분기 영업적자를 낸 명문제약은 차입금 1,038억원과 사채 114억원을 빌려써 총 차입규모만 1,152억원으로, 차입금 의존도는 44.5%에 달했다. 연 이자는 1분기에만 11억원을 지불하면서 작년에 지급한 32억원의 이자 비용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49억원의 영업이익에서 65%를 이자를 내는데 썼다.

수 년간 영업 적자를 지속해 오고 있는 에이프로젠제약도 이자비용으로만 2016년 42억원, 2017년 90억원, 2018년 74억원을 지불해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차입금 의존도는 14.7%에 불과했지만 분기 이자비용만 71억원에 달했다. 사실 이 회사의 차입금 규모가 8500억원(사채 포함)을 넘어서는 것을 감안하면 기업이 부담한 이자 비용은 적은 수준이다. 하지만 향후 이 회사의 성장이 부진할 경우 현재의 차입금 규모는 재무 안정성에 직격타로 작용할 수 있는 상태다.

녹십자홀딩스는 이자보상배율이 작년 2.8에서 0.4로 나빠졌다. 다만 지주사의 특성상 차입금이 많아 대체로 이자 규모가 크다는 점과 1분기에 일시적이었던 실적 부진을 감안하면, 이 회사가 시중은행에서 빌려다 쓴 돈의 규모는 아직까지 직접적인 리스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JW홀딩스도 이자보상배율이 0.5를 기록, 분기 이자만 102억원이 발생하면서 그룹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채와 차입금 규모는 4,268억원 수준이다.

중견 제약사인 신풍제약은 2015년부터 올 1분기까지 이자보상배율이 2를 넘어선 적이 없다. 이는 일시적인 부진이라기 보다는 그동안 영업을 통한 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고 여기서 남은 돈만이 순이익으로 발생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이 회사는 2016년 186억원의 순손실을 냈고, 2017년과 2018년에는 영업이익이 90억원과 70억원에 달했지만 금융비용을 차감한 후 순이익은 각각 20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차입금 의존도가 높은 한미약품(40%)과 대웅제약(32%)은 이자보상배율이 각각 4.6과 5로, 이자를 지급하고도 남을 만한 충분한 여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광동제약도 연 이자비용이 1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측되지만 이자보상배율은 15를 기록하면서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한편, 차입금의존도가 1%가 안 되는 ‘무차입’ 경영을 하는 곳도 11곳이나 됐다. 신일제약, 부광약품, 일성신약, 디에이치피코리아, 고려제약, 삼진제약, 에스티팜, 쎌바이오텍, 환인제약, 동화약품, CMG제약 등이 돈을 빌리지 않고 자체 조달하는 기업들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시설 및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면서 차입금 규모 부담도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며 “증시 환경이 좋아지면 공모를 통한 유상증자 등과 같은 직접금융을 통해 차입금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최근 금리 인하 추세 속에 은행과 금리를 낮추는 협의 역시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