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시밀러의 해외시장 침투에 오리지널 의약품을 가진 주요 빅파마들의 매출 실적이 대체로 부진한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이들 빅파마는 비용과 연구개발비를 줄이면서 놀랍게도 수익성은 올라온 성적표를 받았다. 외형에 치중하기 보다는 실속을 차렸다는 평가다.

6일 팜뉴스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한 글로벌 제약사 12곳의 재무실적을 분석한 결과 평균 성장률은 2%에 머물렀으며 R&D(연구개발) 투자는 12%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비 감소에 따라 영업이익은 대부분의 기업(10곳)이 상승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우선 2분기 매출을 보면, 존슨앤존슨 24조6800억원(전년비 –1.3%), 화이자 15조9200억원(-1.5%), 노바티스 14조4800억원(-10.3%), 애브비 9조9100억원(-0.3%), 일라이릴리 6조7700억원(-11.3%), 암젠 7조500억원(-3.1%)으로 6개사가 역성장했다.

반면 머크 14조1200억원(12.4%), GSK 9조3700억원(6.8%), BMS 7조5300억원(10%), 세엘진 5조2800억원(15.4%), 바이오젠 4조3400억원(7.7%) 5곳은 성장했다.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 12개사는 전체 매출의 평균 17.8%를 R&D에 사용했으나 그 규모는 전년 같은 기간 보다 평균 12%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연구개발비에 분기당 2조원을 넘게 사용한 곳은 존슨앤존슨(3조2000억원), 머크(2조6300억원), 노바티스(2조4600억원), 화이자(2조2100억원)였다. 노바티스, 릴리, BMS는 연구개발비 감소로 인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상승하는 효과를 보였다.

주요 빅파마들의 매출 순위를 보면 외형 측면에서 존슨앤존슨의 매출이 24조6800억원으로 가장 많은 실적을 냈지만 전년대비 1.3% 가량 역 성장한 결과를 나타냈다. 이 회사는 연구개발비로 3조2000억원을 투자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 부족한 6조4900억원을 달성했다.

 

≫ J&J, 연구개발비 투자 ‘최다’...‘레미케이드’ 시장은 축소

존슨앤존슨은 제약사업 부문에서 12조64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1.7% 성장했다. 주력제품으로 건선치료제 ‘스텔라라’가 16% 상승한 1조87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혈액암 치료제 ‘임브루비카’ 1조원(전년비 34%성장), 다발골수종 치료제 ‘다잘렉스’ 9300억원(전년비 51%)으로 전반적인 성장세를 견인했다. 회사는 이 기간 연구개발비로만 3200억원을 지출하면서 이번 조사된 기업들 중 가장 많은 규모의 R&D 비용을 사용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모으는 것은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다. 이 제품은 16.2% 감소한 1조3300억원(11억1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내 판매고가 9,600억원(8억100만달러)으로 12.7% 감소했다.

이는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인 셀트리온의 ‘인플렉트라’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렌플렉시스’의 시장 침탈이 레미케이드 가격인하로 연결되면서 매출 감소의 직격타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셀트리온 인플렉트라는 현재 화이자가 미국에서 판매 중으로 2분기 900억원(74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매출이 전년대비 17% 늘어났다.

한편, 유럽에서 오리지널 레미케이드는 머크(MSD)가 시판 중으로, 2분기 1,200억원(9800만달러)의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분기 매출이 처음으로 1억달러를 하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전년 1,900억원(1억5700만달러)보다 37.6%가 급감한 결과로, 셀트리온 ‘램시마’의 시장 점유가 가속화 된 것으로 풀이된다.

≫ 화이자, 전년 실적 유지... ‘입랜스’ 매출 급증 주목

화이자 2분기 매출은 15조9200억원으로 전년대비 1.5%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바이오파마 사업부의 매출은 11조5200억원(96억 달러)으로 1년 전에 비해 2% 증가하면서 11%나 줄어든 특허만료 제품과 제네릭 부문의 부진을 상쇄하며 영업이익이 3.3% 나아진 4조9800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주요 제품인 유방암 치료제 ‘입랜스’의 매출은 1조5100억원(12억6000만 달러)로 전년비 27% 급증했고,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젤잔즈’는 7400억원(6억1300만 달러)으로 36%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또 폐렴구균백신인 ‘프리베나 13’은 1조4200억원(11억8000만 달러)의 매출로 전반적인 성장세를 견인했다. 류마티스 치료제 ‘엔브렐’ 매출은 유럽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와 경쟁에 직면하면서 5000억원(4.2억 달러)으로 16% 하락했고 ‘비아그라’도 1400억원(1억1400만 달러)을 기록하며 매출이 35% 감소했다.

≫ 노바티스, 어닝쇼크...R&D 감소로 영업이익은 증가

노바티스는 2분기 매출이 10% 넘게 감소하면서 어닝쇼크를 예고했다. 다만 연구개발비가 전년보다 2700억 가량 줄어들면서 오히려 영업이익이 7.2% 늘어난 3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보다 2200억원 늘어난 규모로, 연구개발비 감소가 수익성 개선에 한 몫했다.

노바티스의 성장을 이끈 것은 혁신의약품으로 건선치료제 ‘코센틱스’와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가 대표적이었다. 두 제품의 매출은 각각 1조800억원(25%↑)과 5100억원(80%↑)을 기록 했다. 또 빈혈치료제 ‘레볼레이드’의 판매고도 23% 증가하면서 4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 머크, ‘키트루다’ 성장에 어닝서프라이즈

머크(MSD)는 14조1200억원의 매출로 12.4%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조사대상 빅파마중 수위권을 차지했다. 영업이익도 무려 44% 올라온 4조1500억원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

머크의 성장에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가 있었다. 이 제품은 전년대비 58%의 놀라운 성장을 기록하면서 분기 매출 3조원(26억3400만 달러)을 돌파 했다. 키트루다는 지난 2017년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치료제로 FDA 허가를 받으면서 ‘옵디보’를 제치고 주도권을 잡았다.

이와 함께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의 매출도 46% 급증한 1조600억원을 기록하면서 회사 성장을 견인했다. 반면,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와 자누메트의 매출은 6% 감소한 1조7300억원(14억4100만 달러)으로 주춤했다.

≫ 애브비, 전년 성적 유지...바이오시밀러 발매에 휴미라 성장은 '주춤'

애브비는 지난해 매출과 크게 변동이 없었다. 다만 회사는 9조9100억원(82억5500만 달러)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분기 매출 10조원을 넘기지는 못했다.

애브비의 주력제품인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의 2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6.1% 감소한 5조8600억원(48억8000만 달러)으로 주춤했다. 이 같은 성장 정체에는 지난해 유럽 내 휴미라의 특허만료에 따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임랄디’를 비롯한, 암젠 ‘암제비타’, 산도즈 ‘하이리모즈’, 마일란.후지필름쿄와기린 ‘훌리오’ 등 바이오시밀러의 동시 발매로 인한 시장 축소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임랄디’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중 유럽시장에서 주도권을 선점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의 파트너사인 바이오젠에 따르면, 임랄디의 유럽 반기 매출은 1000억원(8700만 달러)으로 집계됐다.

애브비는 향후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와의 경쟁에 대비해 가격 인하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북유럽권 등에서는 최대 80%의 가격인하도 모색하고 있다.

한편 애브비는 휴미라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건선치료제인 ‘스카이리지’가 출시 2개월 만에 매출 600억원(4800만 달러)을 달성하면서 블록버스터 반열에 성큼 다가섰다.

≫ GSK, 대상포진백신 ‘싱그릭스’ 호실적 견인...R&D 20% 증가 '눈길'

GSK는 올 2분기 대상 포진 백신 ‘싱그릭스’의 활약으로 매출이 10.6% 성장한 9370억원의 호실적을 달성했다.

싱그릭스의 2분기 매출은 5600억원을 기록하면서 백신사업 부문도 전년대비 26% 상승한 결과를 나타냈다. 이 외에도 천식치료제 ‘누칼라’, COPD 복합제 ‘트렐리지 엘립타’ 등이 성장세를 견인했다.

≫ BMS, 엘리퀴스·옵디보 성장견인...세엘진 인수 앞두고 R&D 투자는 ‘감축’

BMS의 매출은 10% 성장한 7조5300억원이었다. 특히 회사는 연구개발비를 46% 줄이면서 영업이익이 252% 증가한 2조2500억원을 달성했다.

BMS의 성장 배경에는 항응고제 ‘엘리퀴스’, 면역항암제 ‘옵디보’의 매출 증가가 주효했다. 실제로 엘리퀴스의 매출은 24% 증가한 2조4500억원(20억4200만달러), 옵디보는 12% 늘어난 2조1900억원(18억2300만 달러)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BMS의 성장세는 세엘진 인수를 앞둔 상황에서 향후 시너지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는 세엘진 역시 2분기에 전년보다 15% 늘어난 5조2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다 영업이익도 48% 오른 2조7000억원을 달성했기 때문.

현재 BMS는 세엘진을 약 89조원(740억 달러)에 인수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두 회사간 인수 절차가 완료될 경우 머크의 외형과 맞먹는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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