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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커지는 바이오시장, 토대는 만들어졌다
몸집 커지는 바이오시장, 토대는 만들어졌다
  • 양금덕 기자
  • 승인 2019.08.05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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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생법, 가로막힌 규제 빗장 풀어…기반 조성 ‘속도’
빅파마, 희귀의약품 물꼬 트는 바이오시장에 ‘올인’
M&A·LO 한창…침체된 K-바이오 ‘볕 뜰 날’ 오나

지난 2일, 될 듯 말 듯 모두(?)를 긴장케 했던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하 첨단재생의료법)’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드디어 넘었다. 온 나라를 충격에 휩싸이게 한 ‘인보사 사태’ 때문에 국민 여론이라는 발목을 뿌리치지 못하는 듯 했지만 국회의원들이 뜻을 모았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꼭 필요했던 법이 이제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환호하는 반면, 여전히 인보사의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국민들은 적잖은 우려와 반발을 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국가, 임상연구제도 지원…안전관리도 ‘이중삼중’

이번 법안 통과로 인해 앞으로 제약·바이오업계는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라는 국가의 실질적인 지원 하에 첨단재생의료기술 개발에 집중하게 된다.

먼저, 복지부는 기존의 합성 의약품과 달리 인체세포 등을 이용하는 ‘첨단재생의료’에 맞춘 ‘임상연구제도’부터 만든다. 이미 선진국의 경우 관련 임상연구제도가 있는 만큼 이를 토대로 한 제도가 만들어지면, 연구개발 목적과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을 치료한다는 두가지 목적이 일치할 경우에 한해 재생의료치료를 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임상연구는 의사의 책임과 환자의 동의가 전제되고, 시급성과 안전성, 유효성 등에 대해 국가 소속의 심의위원회로부터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만 한다. 치료행위 역시 복지부가 지정하는 의료기관에 한해서만 이뤄진다.

환자의 안전관리를 위해 복지부 소속 질병관리본부를 '안전관리기관'으로 지정, 이상반응 관찰, 임상연구 기록 의무화, 고위험군 장기간 추적 조사 등을 시행함으로써, 개별 병원 단위가 아닌 국가 책임 아래 이중, 삼중의 엄격한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게 복지부 입장이다.

특히 재생의료 치료를 명목으로 의료기관이 별도로 환자를 모집해 돈을 버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임상연구 비용은 국가 예산으로 지원될 예정이다.

이처럼 복지부가 임상연구를 지원하는 틀을 만들고 관리한다면, 식약처는 인체세포 등에 대한 관리업 허가제도를 만들고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마련, 시판허가 후 장기간 추적관리 의무화를 추진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때 '관리업'은 첨단바이오의약품의 특성에 맞도록 세포를 채취·검사·처리하는 과정을 전문적으로 하는 곳을 의미한다.

또 첨단바이오의약품이 희귀·난치질환자의 새로운 치료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만큼, 해당 의약품의 허가와 심사체계도 합리적으로 마련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이를 테면, 개발자의 일정에 맞춰서 허가자료를 미리 제출받아 사전심사를 한다거나, 다른 의약품보다 우선적으로 심사를 하고, 암 등 중대한 질환이나 희귀질환의 경우 임상 3상을 시판 후 시행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조건부 허가를 해준다는 의미다.

이 조건부 허가 부분이 시민단체에서 우려하는 인보사 양산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어 정부는 세포의 채취부터 사용단계까지 안전관리망을 촘촘하게 구축하고 허가·심사 역량도 첨단바이오의약품 특성에 맞도록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고 있다.

이 법은 공포되고 1년 이후부터 시행될 예정이라 구체적인 하위법령과 시행방안은 빠른 속도로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 정부, 제도적 기틀 마련…오픈이노베이션 ‘가속폐달’

첨단재생의료법의 시행은 지난 5월 정부가 발표한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과 함께 제약·바이오업계의 실질적인 수혜로 귀결되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의약품 시장은 '바이오의약품'으로 방향을 틀었고, 국내 역시 이 흐름을 따라가고 있지만 제자리 수준인 규제 제한 때문에 그 빛을 제대로 발하지 못한다는 것.

실제, 세계 처방 의약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8,440억 달러로 5년 뒤에는 1조1,810억 달러에 이르는 등 고속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장규모가 커지는 것은 세계 제약사들이 희귀의약품 시장에 주목하기 때문으로, 이를 위해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단적으로 2018년 12월 말 미국 FDA 허가를 받은 신약 59개 중에서 30%인 17개가 바이오신약일 정도로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투자와 성공확률이 높은 것. 현 추세대로라면 28% 수준인 바이오의약품의 비중이 5년 뒤에는 32%까지 증가하고, 화학의약품의 상위 매출액까지 뒤집는 시기가 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내 역시 의약품 시장이 고속 성장해 지난해 46억7,311만 달러(5조1,431억원)에 달했다. 1년새 14.8%가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증가율만 따지면 17.9%에 이른다.

무엇보다 바이오의약품의 생산실적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14년 1조6,818억원이었던 생산액은 작년 2조6,113억원으로 연평균 11.6% 증가했다. 이 중 ‘유전자재조합의약품’이 40.3%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고 ‘백신제제(19.7%)’, ‘혈장분획제제(18.9%)’, ‘혈액제제(10.0%)’ 순으로 생산실적이 많았다.

이제는 바이오의약품의 수입보다 수출이 더 많아지면서 지난해 무역수지는 3억4,567만 달러를 기록하는 등 호재를 이루고 있다.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난해부터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주춤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유전자재조합의약품의 생산실적이 직전년도 대비 13.2% 감소하면서 전체 바이오의약품 시장 성장이 0.4%에 머무는 수준에 그친 것. 반면 같은 기간 해외 수입실적은 16.4% 상승했다. 바이오의약품 시장을 둘러싼 갖가지 악재들이 더해지면서 연일 주가 하락과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것.

이에 전문가들은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과 제약산업의 M&A 활성화 등 오픈이노베이션이 함께 활성화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먼저, 국내 제약업계는 글로벌 기업에 비해 연구개발 비중 등의 규모가 적고 자금력 및 기술력이 열세인 만큼, M&A에 집중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성동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세계 바이오의약품 산업 동향 및 전망’ 보고서를 통해 “블록버스터급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특허가 2020년까지 대거 만료될 예정으로 향후 바이오시밀러 시장도 급속히 확대될 전망”이라며 “기업들의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입이 더 적극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글로벌제약기업들이 효율적인 연구개발(R&D)을 위해 학계 및 임상대행기업(CRO)과의 제휴를 늘릴 수 있다는 의미다.

또 “외부 자원을 활용함으로써 내부 혁신비용과 기회비용 등을 절감하고 기술자산 매각, spin-off, 라이선싱 아웃 등을 통한 신규매출을 창출하는 등 신규동력 확보를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 성장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에만 세계 제약바이오산업의 M&A 거래는 1,438건으로 직전년도 대비 23% 늘어났고 거래규모 역시 3400억 달러로 최근 10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보고서는 국내 제약사들이 M&A거래를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기업으로 확대하는 등 과감하고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자금력을 보유한 대기업 중심으로 유망한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관련 기술력을 보유한 해외기업 M&A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글로벌 제약기업이나 선진 연구기관과의 공동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K-바이오 글로벌 도약 2막 준비…규제 개혁만 남았다

정부의 제약산업 지원강화와 함께 이번 첨단재생의료법까지 더해지면 글로벌 수준의 산업발전에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월 바이오헬스 부문 R&D 지원 자금을 2025년까지 연간 4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관련 바이오헬스산업 기술 개발부터 인허가·생산·시장출시 등 전주기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서는 바이오의약품 등에 걸맞는 제도적인 뒷받침인 첨단재생의료법 시행이 선행돼야 했던 것.

그간 민간차원에서 유전자치료제 및 줄기세포치료제 등 첨단바이오기술에 대한 연구와 산업화 투자가 계속됐지만, 규제에 가로막혀 있었던 만큼 정부가 먼저 그 활로를 터줘야 한다는 의미다.

제 아무리 업계에서 재생의료기술을 개발한들, 현행대로라면 효과성이나 안전성을 입증할 방법조차 없고 허가 및 안전관리 규정 또한 의료법이나 약사법 내에서 적용받지 못하고 있었던 것.

이에 업계에서는 이제야 글로벌 수준으로 첨단바이오기술의 연구와 산업화를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성동원 연구원 역시 “산업의 성장과 함께 정부 규제가 함께 발달하는 구조로 전환돼야 한다”면서 “미국과 같이 각종 규제를 철폐하는 등 법제도 개선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민간기업의 투자여건도 조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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