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 CAR-T 치료제 '킴리아'
노바티스 CAR-T 치료제 '킴리아'

CAR-T 치료제가 전세계적으로 ‘꿈의 항암제’로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노바티스의 CAR-T 치료제인 킴리아(티사젠렉류셀)를 허가해달라는 국민 청원이 주목을 얻고 있는 까닭이다. 전문가들 역시 킴리아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환자단체에서도 킴리아 허가를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당국이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노바티스 측은 품목 허가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기존 항암제는 항체, 곧 단백질을 직접 몸에 넣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하지만 항원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한계점이었다. 반면 CAR-T 세포 치료제는 암세포만 표적으로 삼기 때문에 다른 세포들까지 손상될 우려가 적다는 것이 특징이다. 정상 세포 파괴 가능성은 줄이면서 암 세포를 효과적으로 없앨 수 있다는 의미다.

한 전문가는 “CAR-T 치료제는 초기단계지만 희망적인 면역항암제다”며 “노바티스의 킴리아는 초기 반응률이 워낙 좋다. 치료를 받으면 평균 여명이 6개월 이상 늘어난다. 보통 항암제가 기존 치료보다 생존 기간을 두 달 이상 연장하면 효과가 좋다고 말한다. 킴리아가 획기적인 치료제인 이유”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킴리아는 글로벌 2상 임상시험인 ELIANA 연구의 중간 평가에서 투여 환자의 81%가 완전관해(60%) 또는 불완전한 혈액학적 복구를 동반한 완전관해(21%)에 도달했다. 이들 환자의 1년 생존율은 76%, 50%는 치료 12개월 후에도 재발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킴리아의 부작용은 어떨까. 앞서의 전문가는 “면역세포치료에서 가장 무서운 반응은 사이토카인 릴리즈 신드롬(CRS)이다”며 “몸이 CAR-T 치료제를 거부하면 엄청난 양의 사이토카인이 분비되면서 스스로 자신을 공격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하지만 CRS는 면역항암제에 공통된 부작용인데다, 킴리아는 부작용보다 유익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킴리아는 미국, 유럽, 일본에서 승인받은 유일한 CAR-T치료제다. 2017년 킴리아는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유럽에서는 2018년 승인 받았다. 일본 정부도 최근 아시아 최초로 킴리아 판매를 승인하고 약가를 정했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서 킴리아가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배경이다. 자신을 백혈병 환자의 보호자로 소개한 청원자 A 씨는 최근 “환자가 B세포 유래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이 발병한지 4년이 됐다”며 “골수 이식을 두 번 했지만 모두 재발했다. 표적항암제도 듣지 않고 혈소판은 망가져서 나오지 않고 암세포는 전부 내성이 생겼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CAR-T 세포 치료제는 급성백혈병환자의 유일한 치료 옵션이다”며 “미국 유럽 일본도 승인됐고 치료가 가능한데 우리나라에서 승인이 나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읍소했다. 2일 오후 3시 현재 청원에 대한 추천수는 11000명을 돌파했다. 사흘 만에 보건복지 분야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전 세계가 킴리아 허가에 ‘고속페달’을 밟고 있는 상황인데도 우리나라에서 지지부진한 속도를 보이고 있다는 게 청와대 청원의 골자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환자들의 절박한 마음을 이해하지만 킴리아 허가가 늦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국적 제약사는 미국과 유럽에서 허가를 받은 뒤에 다른 나라에 신청을 한다. 미국과 유럽이 ‘스탠다드’ 성격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만 늦어지면 비판을 받아야 하는데 노바티스가 전략적으로 선택을 했다면 어쩔 수 없다. 더구나 우리는 킴리아를 이미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식약처는 지난 3월 최근 한국노바티스의 킴리아(티사젠렉류셀)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임상3상을 진행하지 않고 임상2상 데이터만으로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이점을 얻을 수 있다. 허가신청시 ‘제조·품질관리를 위한 기준 및 시험방법 자료’와 같은 복잡한 자료 제출 의무도 면제된다.

킴리아를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기 때문에 ‘할일을 다했다’는 게 식약처의 입장이다.

하지만 환자단체 측에서도 답답한 마음을 토로하고 있다. 한국백혈병환우회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허가가 늦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킴리아를 미국에서 줄서서 처방받고 있다는 소식도 들었다. 킴리아 허가로 인해 치료옵션이 늘어나면 더욱 많은 혈액암 환자들이 삶에 대한 불씨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시장 특성상 킴리아 허가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들리고 있다. 약업계 한 관계자는 “자가세포 이용하는 치료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분야다”라며 “해외로 환자의 검체를 보내 가공해서 한국에 들여와야 되는데 우리나라에 그런 수요가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다. 노바티스가 한국 시장에 들어와서 얻을 수 있는 게 없다. 시장성의 한계 때문에 품목 허가 신청이 늦어질 수 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노바티스 측은 이를 적극 반박했다. 한국노바티스 관계자는 “전혀 아니다. 우리가 미리 예측해서 한국의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할 수 없다. 그렇다면, 애당초 희귀의약품 지정 신청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암 환자들의 어려움과 고통에 공감하고 있다. 킴리아의 신속한 한국 도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이유다”며 “올해 희귀의약품 지정을 계기로 허가 신청을 위한 첫번째 절차를 내딛었다. 허가 신청 준비를 위해 관계당국과 긴밀하게 협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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