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성적표를 꺼내든 국내 제약사들의 표정에 얕은 미소가 엿보인다.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상위 10대 기업들의 매출액이 평균 6.2% 상승한 것. 더욱이 적극적인 영업활동으로 평균 18.9%의 영업이익 상승효과를 거두면서 당기순이익 23.3% 상승으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대규모 약가 인하와 R&D 투자로 인한 단기 이익감소로 허리띠를 쥐어짜야 하는 제약사가 있는 반면, 눈에 띄게 매출이나 영업 실적을 올려 호재를 누리고 있는 제약사도 있다.

≫매출 1위 ‘녹십자’ 3596억원, 유한을 역전

팜뉴스가 국내 10대 제약사의 2분기 영업(잠정)실적 공시를 비교한 결과, 매출액 1위는 ‘녹십자’로 전년 동기 1위였던 유한양행을 앞질렀다.

유한양행의 주요 처방약이 약가 인하로 매출이 줄고 연구개발 투자에 집중하는 사이, 백신 등 의약품 수출 실적이 드러난 녹십자가 매출 역전을 기록한 것.

녹십자의 2분기 매출액은 3,59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2% 늘었다. 영업이익으로만 따지면 1위 한미를 추월하진 못했지만, 1년 새 47.5%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2위 196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매출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요인은 해외 매출이 15.7% 늘었기 때문으로, 독감백신의 남반구 수출이 매출 6.5% 증가를, 혈액제제 알부민의 중국 수출 확대가 31.1% 성장에 기여했다.

하지만 연결대상 계열사의 외형 성장 못잖게 과징금 등 일시적인 요소로 인한 손실이 잡히면서 1년 새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전환된 상태다. 앞으로 녹십자가 투자와 경영 효율화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겠다는 각오를 다질만 하다.

≫영업 1위 ‘한미약품’ 231억원, 아쉬운 ‘유한양행’

전년도에 이어 영업이익 1위를 기록한 한미는 2분기 역시 15.9%의 이익증가율을 기록하면서 231억원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 역시 12.1% 올라 2,704억원을 기록하면서 당기순이익만 42% 늘어 20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10대 기업의 평균 증감율을 고려하면 매출, 영업, 당기순이익 전반에 걸쳐 평균 또는 상회하고 있는 것.

그 배경에는 한미의 개량·복합신약(아모잘란패밀리, 로수젯, 에소메졸, 구구탐스 등)과 팔팔, 구구, 한미탐스0.4mg 등의 제품 매출 효과가 작용했다. 북경 한미약품의 성장세(9.8%), 한미정밀화학의 흑자전환도 기여한 반면, R&D 비용은 지난 6월 체결한 사노피와의 공동연구비 감액 수정계약으로 인한 영향이 반영됐다.

반면, 유한양행은 상대적으로 성적표가 좋지만은 않다. 타 제약사에 비해 매출이면 매출(-7.2%), 영업(-98.1%), 당기순이익(-74.7%)까지 모두 감소세를 기록한 것.

하지만 매출액은 녹십자보다 39억원 적은 3,557억원으로 2위에 머물고 있다.

B형 간염치료제 ‘비리어드’ 매출 35.7% 감소(247억원), C형 간염치료제 ‘소발디’ 91.8% 감소(13억원) 등 주 품목의 약가 인하로 10.3%(2,246억원)의 매출이 준 것에 비하면 양호한 실적.

그러나 R&D 투자로 인한 영업이익이 4억원에 그쳐 당기 순이익조차 48억원 수준이라는 점에서 10대 기업 중 수치상으로는 꼴지 수준에 머물었다.

그 이면에는 전년 대비 R&D에 82억원을 더 투자했고 ‘뉴오리진’ 등 신사업 안정화를 위한 투자가 늘었다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1월에 길리어드에 8,800억원, 7월 베링거인겔하임에 1조원대 기술수출을 했다는 점, 근골격계와 항암제, 비알콜성지방간염(NASH)에 이르는 광범위한 파이프라인, 2H19와 계량신약 신제품 매출증가까지 감안하면 향후 그 실적이 숫자로 증명될 전망이다.

≫매출 4위 ‘종근당’, 최대 분기실적 ‘대웅제약’...순항 중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종근당과 대웅제약도 선전하고 있다.

종근당은 매출 4위 2,664억원을 기록, 12.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2.2% 늘어난 190억원으로 3위를 유지했다.

‘프롤리아’의 급여확대로 매출이 478% 급증하면서 단일품목 88억원의 성과를 기록해 올해 250억원 이상의 성적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1월 CJ헬스케어와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한 국산신약 30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까지 더해지면 매출 1조 클럽 진입도 무난하다. ‘나보타’의 미국진출에 이어 R&D 투자 증가 등이 앞으로도 탑라인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대웅제약’은 2분기 영업실적이 크게 늘었다. 70.6% 상승한 171억원을 기록하며 매출액 10.6% 증가한 2,634억원과 함께 당기 순이익도 53.3% 급증한 118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대웅으로써는 역대 최대의 분기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전문약과 일반약 모두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나보타’의 미국 진출이 실적개선을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크레스토, 릭시아나, 포시가 등이 신규 도입되고 우루사, 다이아벡스 등 기존 전문약까지 더해져 1년 새 9.6% 증가한 1,800억원의 매출을 냈다. 일반약도 우루사, 임팩타민 등을 포함해 23% 증가한 284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무섭게 성장하는 ‘보령제약’, 당기순이익 230.1% 증가

증가율만 따지고 보면 10대 기업에서 최강자는 ‘보령제약’이다. 매출액도 2분기 11.2%, 영업이익 171.9%, 당기순이익은 230.1%가 증가한 것이다. 이 영향으로 보령제약은 당기순이익 102억원을 기록하며 10대 기업의 4위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최근 3년 만에 분기별 첫 100억원대를 넘어섰다. 보령은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의 성장이 매출과 영업이익 상승에 직접적인 역할을 했다. 또 당뇨병치료제 ‘트루리시니’, 항암제 ‘젬자’ 및 ‘젤로다’ 등의 성장세가 매출 호조에 영향을 주고 있다.

그 외에 ‘동아ST’는 매출 0.5% 감소한 1,516억원을 기록하고, 영업이익도 50.9% 줄어 99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 역시 60.3% 감소한 86억원 수준에 머물러 제약사 평균 실적에 한참 못미쳤다. 전문약이나 해외수출, 의료기기 및 진단기기 등 전분야에 걸쳐 성장은 고르게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이러한 매출성적을 낸 데에는 ‘역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해 1월 미국 뉴로보에 치매치료제 ‘DA-9803’을 양도하고 받은 1회성 기술양도금 때문이라는 것.

이에 비해 전문약은 당뇨병치료제 ‘슈가논’, 기능성소화불량치료제 ‘모티리톤’, 위염치료제 ‘스티렌’, 손발톱무좀치료제 ‘주블리아’ 등 고르게 성장하고 있고 ‘캔바카스’와 항결핵제 해외 수출로 인해 매출이 늘고 있다.

더해 당뇨병치료제 DA-1241의 미국 임상1b상, 파킨슨병치료제 DA-9805의 미국 임상2상, 과민성방광치료제 DA-8010의 국내 임상2상, 패치형 치매치료제 DA-5207의 국내 임상1상이 진행 중이듯 주요 파이프파인이 순항 중이라는 점도 향후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예정이다.

조용히 성장하고 있는 일동제약은 2분기 매출 8.7% 늘어난 1365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9.9%가 늘어 81억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당기순이익은 제자리 수준인 60억원이지만 3분기 매출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3월부터 공동판매를 시작한 소화불량치료제 ‘모티리톤’의 매출이 44억원이며 ‘아로나민시리즈’의 판매 회복으로 일반약 매출도 9% 상승했으며 헬스케어사업부의 매출 또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매출은 5.4% 상승한 545억원인 유나이티드제약은 영업이익이 14.2% 줄고 당기순이익도 17.6%가 줄었다. 유나이티드제약은 현재까지 총 7개의 개량신약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2분기에는 영업이익률이 다소 부진했지만 ‘실로스탄CR’과 ‘가스티인CR’의 판매 실적 향상으로 매출 증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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