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의 일반적인 수익구조는 공장가동을 통해 만들어진 물량의 처분 수준에 따라 결정지어진다. 재고가 소진될수록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증가한다는 의미다. 반대로 영업환경이 좋지 않을 경우 재고량은 늘고 공장가동률은 그만큼 떨어질 수 있다. 기업들이 매출을 언급할 때 공장가동률이 빠지지 않는 까닭이다.

31일 팜뉴스는 상장제약사 40곳의 올 1분기 재고자산 규모와 공장가동률, 매출추이를 분석한 결과, 기업들의 재고 규모는 전년대비 평균 12% 늘어났으며 공장가동률은 조사된 34곳 중 절반(17개사)이 작년보다 낮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재고를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셀트리온헬스케어로,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재고액을 보유하고 있었다. 회사는 셀트리온이 공급하는 바이오시밀러의 해외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판매허가 이전의 초기 안전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GC녹십자가 4148억원으로 재고액이 많았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인 혈액제제의 경우 사전에 원료를 충분히 확보해야 하는 특수성이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재고를 많이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3205억원), 한미약품(2733억원), 유한양행(2543억원), 셀트리온(1900억원), 대웅제약(1791억원), 종근당(1459억원), 광동제약(1,268억원), 동아에스티(1151억원). JW중외제약(1027억원) 순으로 재고 물량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일부 기업들의 경우 내수부진으로 공장가동률이 떨어진 상황에서도 재고마저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의약품을 적게 만들어도 매출 부진에 따른 재고량 증가로 영업이익 하락이라는 문제점을 노출한 것.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1분기 공장가동률이 24%에 그쳤는데도 오히려 재고는 전년대비 43% 늘었다. 당연히 매출은 –4% 역성장 했다. 공장 정기보수로 인한 가동률 저하(전년 60%가동률)가 매출 감소의 직격타로 작용한 것이다.

영업환경 위축으로 공장가동률이 떨어지면서 매출이 급감한 곳도 속출했다.

경보제약(가동률 10%↓, 매출 5%↓), 삼진제약(가동률 10%↓, 매출 6%↓), 경동제약(가동률 16%↓매출8%↓), GC녹십자(가동률 2%↓매출 2%↓) 등은 늘어난 재고자산이 매출로 연결되지 못하고 역성장한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특히 메디톡스의 경우 재고자산이 전년대비 120% 증가한 상황에서도 매출은 24% 하락했다. 재고자산이 23% 늘어난 동화약품도 매출은 3% 하락했다.

반면 공장이 작년보다 더 잘 돌아가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과를 낸 곳도 있었다.

실제로 영진약품은 공장가동률이 16% 증가하면서 재고자산이 33% 늘었으며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각각 10%, 88% 성장하는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광동제약(가동률 19%↑, 재고 20%↑, 매출 7%↑)과 알보젠코리아(가동률 7%↑, 재고 19%↑, 매출10%↑)도 공장가동률 증가에 따른 준수한 실적을 냈다.

이 외에도 재고가 늘면서 매출이 성장한 곳에는 JW생명과학, 동국제약, 한독, 휴온스, 제일약품, 셀트리온헬스케어, 부광약품, 일동제약 등으로 확인됐다.

한편, 본지가 나이스평가 자료를 토대로 재고자산회전일을 계산한 결과, 쌓아둔 재고가 매출로 연결되기까지는 평균 85일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재고자산이 빨리 소진되는 제약사는 차바이오텍(10일), JW생명과학(36일), 광동제약(37일), 일동제약(40일), 휴젤(43일), 휴온스(47일), 삼천당제약(47일)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쌓아놓은 재고가 판매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기업들은 셀트리온헬스케어(702일), 삼성바이오로직스(227일), GC녹십자(128일), 경보제약(118일), 부광약품(96일), 셀트리온제약(93일)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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