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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33년 陰地 지원...‘방아쇠’ 역할 톡톡
신약개발 33년 陰地 지원...‘방아쇠’ 역할 톡톡
  • 양금덕 기자
  • 승인 2019.07.29 0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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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오픈이노베이션 ‘인터비즈포럼’, 17회 만에 참가인원 10배 껑충
정부 파이프라인 구축 지원 강화, 프레임워크가 필요한 시점

여재천 전무(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처럼 지난 20여년간 쉼없이 오픈이노베이션을 실현해 온 포럼이 있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에서 주최하는 ‘인터비즈 바이오 파트너링&투자포럼(인터비즈포럼)’으로 올해 17회를 맞이했다. 인터비즈포럼은 양적, 질적으로 성장했고 이제는 세계에서 주목받을 만큼 해외 제약바이오업계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370개 기관의 1,300여명이 제주도 포럼 현장을 찾아 성사된 기술이전건만 최소 25건이며, 1700여건의 파트너링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인터비즈포럼을 만들고 오늘날 국내 신약개발 수준을 높이기 위해 음지에서 맹활약을 한 신약개발연구조합의 여재천 전무를 만나 글로벌신약 창출을 위해 넘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들어봤다.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전무
여재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전무

≫ 기술거래에서 착안, 벤처와 바이오의 만남

1986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특별법인(산업기술연구조합육성법)으로 설립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은 33년간 국내 신약개발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를 해 왔다. 신약개발연구조합의 주요 역할 중 하나가 일종의 오픈이노베이션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인터비즈포럼이다. 여재천 전무는 2002년 ‘코피티션 아웃소싱’이라는 용어를 도입해 인터비즈포럼을 처음 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여 전무는 “한국기술거래소가 생겨날 당시 조헌제 상무(그 시절에는 과장이었다)와 제약분야의 ‘협경(協競)’을 어떻게 실현할지를 두고 몇날 며칠을 고심했다”며 “바이오벤처기업이 막 생겨나던 무렵, 벤처는 제약과 함께 가야한다고 여겼고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하듯 이들과 함께 첫 인터비즈포럼을 개최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100여개 기관이 참여했던 첫 포럼은 이후 단 한번을 제외하고 줄곧 이맘때쯤 제주도에서 열렸다.

그로부터 16번의 포럼이 더 열린 지금, 참여기관 수는 270개소, 참가인원은 1,300여명에 달한다.

지난달 행사에 공급자만 122개소가 참여했고, 수요자 역시 118개 기관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 자리는 단순히 기술 성과를 자랑하는 자리에 그치는 것이 아닌 파트너링, 공동연구, 투자유치, 기술이전 등이 이뤄지는 오픈 공간이다.

실제 큐어세라퓨틱스는 지난해 인터비즈 포럼에 참여했다가 미국 나스닥상장사로부터 25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POCare(Point of Care) 사업을 통해 2021년까지 세포유전자치료제 및 면역항암치료제를 개발하도록 합작사업 및 투자 협력 계약을 성사시킨 것.

2017년에는 웹메디칼이 이화여대 강상원 교수가 개발한 ‘심혈관 질환 진단기술’의 기술이전 협약을 맺었고, 2018년에는 와이디생명과학이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개발한 신규 암억제자(CYB5R3)를 활용한 항암유전자치료제를 25억원을 주고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처럼 인터비즈포럼은 국내 유망기술에 대해 해외 진출과 국내 산·학·연·벤처 스타트업 및 해외기업·기관 간 비즈니스 협력 관계를 성사시키는 장이 되고 있다.

민간에서 주도한 이 포럼에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같은 정부기관이 아예 조직위원회로 활동하는 것만 봐도 진정한 오픈장이 되고 있다는 것.

≫ 제약산업발전육성법 등 정책수립의 숨은 조력자

그밖에도 신약개발연구조합의 또 다른 역할은 신약개발과 관련된 각종 지원 정책 및 제도를 수립하고, 제도를 제안하는 것이다. 다양한 국가연구개발사업을 기획하는 일도 해왔다. 일일이 나열하기에는 너무 많지만 그중 손에 꼽자면 ‘천연물신약개발연구촉진법’, ‘제약산업발전육성법’ 제정이 대표적이다.

여재천 전무는 “통상적으로 관련 협회는 정부 정책에 따른 세미나를 개최하거나 사업을 수행하는 역할을 해왔다면, 신약개발연구조합은 기업의 수요를 파악해 유망분야를 선정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중에서 제약산업발전육성법은 관련 기금조항이 결국 빠졌다는 아쉬움이 남는 만큼 앞으로 이 부분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제가 남았다”면서 “앞으로 최선을 다해서 개선할 수 있도록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 30년간 연구조합이 신약산업 정책의 트리거 역할을 온건히 수행할 수 있도록 조력한 여재천 전무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글로벌신약이 탄생하려면 파이프라인 구축 등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미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기술거래 확대 등 기술개발 수준이 크게 성장한데다 해외와의 협력관계 구축, 투자 증대가 활발히 이뤄지고는 있는 만큼 정부의 지원 패턴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

여 전무는 “정부가 여전히 시드에 지원을 집중하게 되면 실질적인 사업화와의 연계가 이뤄지기 어렵다”면서 “그동안에도 정부가 사업화와 연계되는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경우가 거의 드물었다. 부처별 각종 신약개발지원단도 일몰시기가 다가오면서 정리가 되고 있지 않냐. 때문에 프레임 워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정부가 신약개발을 위한 파이프라인 구축 등 시스템을 만들어주면, 일선 제약사와 업체들이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성과에 대한 프로모션을 통해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환자의 의약품 접근성 아쉬워...음지에서 조력할 것

이를 위해 조합은 그동안에 그러했듯 앞으로도 음지에서 정부와 민간기업 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계속 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여 전무의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 환자들을 위한 신약개발 관련 정책이 설계될 수 있도록 조력하고 싶다고.

여 전무는 “그동안 다양한 신약개발 정책이 마련되도록 서포트를 해왔지만, 환자들이 직접적으로 의약품을 접근하는데는 제약이 많아서 근본적인 고민을 하게 된다”면서 “함께 일했던 직원이 백혈병에 걸려 그를 보면 여전히 마음이 아프고, 그보다 어린 소아백혈병 환우들을 만나면서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약개발 정책에서 환자들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그러면서 환자에게 필요한 의약품이 국내에서 탄생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찾는데 기여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1989년 이후 30년간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에 몸을 담고 있는 여재천 전무(사무국장)는 산업기술연구조합협의회 이사(부회장), 국무총리실 보건의료발전특별위원회 약업발전 전문위원, 대통령 자문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 위원, 산업통상자원부 글로벌기술규제 대응 R&D 전략수립 바이오위원장·바이오헬스산업위원장, 식약처 식품의약품 안전기술심의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중앙약사심의위원, 한국응용약물학회 부회장, 이화여대 약대 겸임교수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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