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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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I 제제 중심의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 첫 선을 보인 P-CAB 계열 약물 ‘케이캡’이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3월 출시된 케이캡은 4개월 만에 80억원의 처방액을 기록, 블록버스터 신약 타이틀을 예약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케이캡의 강력한 경쟁자로 꼽혔던 ‘보신티(다케캡)’가 지난 3월 품목 허가를 받은 이후 아직 출시 소식이 없는 만큼 시장을 선점한 케이캡의 시장 장악력이 더욱 공고해 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P-CAB 계열 약물로는 국내 첫 출시된 CJ헬스케어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 당초 회사 측이 출시 전 예상했던 처방 수요를 훨씬 상회, 최근까지 공급 물량에 차질이 빚어질 정도로 의료현장에서의 반응이 폭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의료계에서는 P-CAB(potassium competitive acid blocker) 제제가 출시되면 복약 편의성(식전·후 상관없이 복용 가능), 빠른 약효 발현, 야간 위산 과다 분비 차단 등의 강점을 바탕으로 기존 PPI(Proton Pump Inhibitor) 제제 중심의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전망했었다.

이에 따라 유이하게 국내 시판 허가를 받은 CJ헬스케어의 ‘케이캡’과 한국다케다제약의 ‘보신티’가 P-CAB 시장의 볼륨을 함께 키워나가면서 양강구도를 형성할 것이란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현재 두 제품의 행보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케이캡은 올해 3월 출시 이후 월 평균 2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의료계의 전망이 틀리지 않았음을 수치로 입증해 내고 있다. 하지만 보신티는 하반기에 선 보일 것이라는 업계의 예상과 달리 아직까지 정확한 출시 계획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출시일과 관련해 다케다제약 측은 “보신티의 출시 일정을 내부에서 논의 중”이라며 “현재로선 연내에 출시될지 내년에 출시될 지 알 수 없다”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당초 업계에서는 새롭게 열린 P-CAB 시장에서 누가 먼저 처방의들의 마음을 사로잡느냐가 성공의 관건인 만큼 보신티가 하반기에 출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쳤다. 하지만 최근 일본 불매운동 확산으로 출시가 무기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에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

후발주자인 보신티가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기 위해서는 국내사와의 판권 계약을 통해 탄탄한 영업망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최근 반일감정 확산으로 일본산 의약품에 대한 인식이 그 어느 때보다도 좋지 않은 만큼 파트너사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것.

실제로 일본 불매운동 전까지만 해도 복수의 국내사들이 보신티의 판권을 노린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최근에는 잠잠한 상황이다. 국내사 입장에서는 원조 P-CAB 제제인 보신티의 판권을 확보할 경우 안정적인 매출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욕심이 날만하지만 자칫 일본 불매운동의 역풍을 제대로 맞을 수 있어 다케다와 손을 잡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다케다제약 역시 보신티 출시 준비가 마무리 됐다고 하더라도 출시 일정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리하게 출시를 강행할 경우 국산 신약 30호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케이캡이 대체제로 집중 부각돼 오히려 인지도와 처방만 늘려주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캡이 의료진과 환자 사이에서 만족도가 높다. 3분기 내에 위궤양 적응증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처방액은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경쟁 약물인 보신티는 일본 불매운동 리스크의 영향을 받아 출시일이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당분간 케이캡이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시장에서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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