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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출됐어야 할 밀가루약(?) 국내서 버젓이 판매
퇴출됐어야 할 밀가루약(?) 국내서 버젓이 판매
  • 최선재 기자
  • 승인 2019.07.2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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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격수 최기자의 ‘그 약이 알고싶다’] '스트렙토키나제, 스트렙토도르나제' 제제
독일, 미국 등 해외서 사라진 약 국내서 적응증 축소만...해당 업체들 "올드 드럭 문제없다"

소염효소제로 쓰이는 '스트렙토키나제, 스트렙토도르나제' 성분 의약품의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이 성분에 대한 적응증을 대폭 축소했지만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약사사회는 물론 일부 전문가와 시민단체에서도 식약처가 효과 없는 약을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팜뉴스 저격수 ‘최기자의 그 약이 알고 싶다’는 두 번째 시리즈로 ‘스트렙토키나제, 스트렙토도르나제' 성분 의약품을 집중 조명했다.

2017년 8월 식약처는 ‘스트렙토키나제, 스트렙토도르나제' 성분 의약품 68개 품목에 대해 임상 재평가를 실시한다고 공고했다. ‘스트렙토키나제, 스트렙토도르나제' 약물이 허가받을 당시 독일 의약품집 수재를 근거로 제시했지만 독일에서도 이 약물을 판매하지 않았다는 자체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결국 이듬해 11월 식약처는 ‘스트렙토키나제, 스트렙토도르나제’ 성분의 적응증을 일부 삭제했다. 임상 재평가에 따른 결정이었다. 기존 '수술 및 외상후, 부비동염, 혈전정맥염 질환 및 증상의 염증성 부종의 완화' 적응증을 삭제하고 대신 '발목 수술 또는 발목의 외상에 의한 급성 염증성 부종의 완화'에만 사용하도록 효능 변경 지시를 내린 것.

문제는 약사사회 일각에서 여전히 이 성분과 관련된 의약품을 ‘퇴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건강을위한약사회(이하 건약)의 이동근 팀장은 “1980년대까지, 제약사들은 의약품 허가를 받기 수월했다”며 “식약처가 해외 의약품집에 나온 근거만으로 부실하게 허가가 내줬기 때문이다. 그때 심사를 통과한 약들이 살아남아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스트렙토키나제 성분이 대표적인 예다”라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A약사도 “스트렙토키나제와 같은 소염효소제를 경구로 복용하면, 위에서 소화 흡수가 되면서 변형을 일으킨다”며 “식약처가 적응증을 축소했지만 효과가 없는 약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불필요한 약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퇴출해야 하는데 식약처가 제약사에 오히려 기회를 주고 있다. 막대한 건보재정을 써가면서 적응증을 유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스트렙토키나제, 스트렙토도르나제’ 성분 의약품은 해외에서 사실상 ‘퇴출’ 절차를 밟아왔다.

건약이 2018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1985년 연방관보에 “바리다제(주성분: 스트렙토키나제, 스트렙토도르나제) 제품이 효과가 없으며 향후 임상 조사에서도 이를 증명할 수 없으므로 허가 취소를 권고한다”고 명시했다.

독일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독일의 공신력 있는 의약품 정보 사이트(arnzei-telegramm)는  1991년 “스트렙토키나제는 위장관에서 흡수되지 않으며 스트렙토도르나제는 위장관에서 불활성화되기 때문에 효과가 없다”고 밝혔다. 전 세계 유수 대학에서 약학 교과서로 쓰이고 있는 책 역시 1975년 “바리다제 경구제의 가치가 확립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미국과 독일을 포함한 G7 국가 어디에서도 현재 스티렙토키나제·스티렙토도르나제 성분 의약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는 것.

때문에 의사 사회에서는 최근 식약처의 대응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B의사는 “위장관에서 흡수가 되지 않거나 불활성화되는 약이라면, 적응증 부위에 유의한 농도로 도달하기 어렵다는 뜻이다”며 “식약처가 적응증 남겨 둔 점도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한 결정이 아닐 수 있다는 뜻”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식약처가 이 성분의 두번째 적응증인 '호흡기 질환에 수반하는 담객출 곤란'에 대해, 임상 재평가를 전제로 적응증을 유지하는 결정을 내린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의사는 “임상시험 실패 결과 나올 때까지 효과 없는 약의 판매를 유지시켜주겠다는 뜻인가”라며 “임상시험을 전제로 유예한 것은 전혀 타당하지 않다. 식약처가 흡수가 되지 않는 위약에 대해 허가를 유지시켜 주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스트렙토키나제를 취급하는 업계 관계자들은 문제없다는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트렙토키나제 성분 의약품은 굉장히 올드드럭이다”며 “시장에서 문제없이 처방돼왔기 때문에 안전성과 유효성 부분에서 장기간 누적된 데이터가 있다. 시장에서 검증된 약이 효과가 없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이야기”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식약처는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해왔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그동안 최선을 다해 효과성에 대한 관리를 해왔다”며 “스티렙토키나제·스티렙토도르나제 성분 의약품의 남은 적응증이 전부 임상 재평가에 들어간 상태다. 향후 제약사들이 효과성을 입증할 자료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경우에 따라 의약품 허가 취소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약사사회 일각에서는 ‘쓴’ 소리가 나오고 있다.

C 약사는 “염증 완화를 위한 스테로이드 처방에 대해 환자들의 거부감이 만연한 상황이다. 의사들이 부작용이 적은 '스트렙토키나제‘ 성분 의약품을 적극 처방하고 있는 까닭”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부작용이 없다는 것은 곧 약효가 떨어진다는 뜻”이라며 “의사들이 불필요한 약을 계속 처방하고 제약사들은 의사들의 꾸준한 ’니즈‘를 맞춰야 한다. 식약처는 이를 방관하는 상황에서 반드시 퇴출됐어야 하는 약이 퇴출되지 않고 있다. 환자에 대한 배려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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