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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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중에 나온 신약 4개 중 3개는 기존 표준치료제와 비교할 때 효과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나머지 4개 중 1개의 신약만이 기존 치료제와 비교해 유의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내용은 독일의 의료품질 및 효율연구소((IQWiG)가 최근 공개한 분석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7년 사이에 승인된 216건(신규 분자 물질 152개, 적응증 추가된 기존 약제 64개) 약물을 분석한 결과, 이 중 25%에 해당하는 54개만이 표준치료제와 비교해 주요한 이익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75%에 해당하는 약물들은 표준치료제 대비 효과가 경미하거나 측정이 불가능한 것, 또는 연구에 참여한 평가자들이 신약을 선택할 만한 충분한 근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나마 최소한의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한 89개 약물의 경우에도 이 중 37개는 임상에 참여한 환자군의 일부에서만 치료효과에 진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신과 및 신경과 치료제의 경우 18개 약물 중 기존 약물보다 효과가 있는 것은 단 한개 뿐인 것으로, 이번 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

IQWiG는 이러한 연구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로 현 신약 개발 및 승인 과정의 본질적인 문제점과 신약이 기존치료제보다 우월할 것이라는 인식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보건기술평가기관들은 그동안 기존 치료제와 신약을 비교하는 active-controlled trials 방식의 임상시험을 권장해 왔지만, 규제당국은 여전히 위약대조 시험을 허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기존 표준치료제와 비교 임상시험이 진행된 경우에도 단순히 비열등성만 입증하면 승인이 가능하다는 게 문제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일부 임상자료만을 통해 신약을 승인할 경우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치료법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신약들의 경우 사후 가치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증이 없다는 것.

실제로 美 예일대가 한정된 근거에 의해 허가된 100개 이상의 적응증에 대해 조사를 실시한 결과, 사후에도 우수한 임상 효과가 확인된 경우는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대다수가 시판후연구를 시행하지 않았거나 이를 수년간 지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인 예가 방광암 2차 치료제에 대한 ‘티센트릭’의 승인,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의 확장기 소세포폐암에 대한 허가, 이전 치료전력이 있는 간암에 대한 ‘키트루다’의 FDA 가속승인 획득 등이다. 이들 모두 확증시험(Confirmatory Trial)에서 원하는 결과를 도출해 내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앞서 이뤄진 조건부 허가에는 어떠한 변동도 없었다.

이와 관련해 IQWiG는 규제당국이 신약개발프로그램의 단축에 대해 관대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전의 정책으로 회귀해 효능 및 안전성 입증을 위한 장기간에 걸친 3상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요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꼭 승인 때문이 아니더라도 active-controlled trials을 시행하는 것을 의무요건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IQWiG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와 유럽임상종양학회(ESMO)에서 임상적 효과의 등급을 매길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왔다고 밝히고, 보건당국은 의료 보험 급여시 실제 임상결과로 입증된 진정한 혁신약에 대해서만 보상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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