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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현장서 바라 본 ‘차등수가제’, 존폐여부 의견대립 팽팽
약국 현장서 바라 본 ‘차등수가제’, 존폐여부 의견대립 팽팽
  • 이효인 기자
  • 승인 2019.07.15 0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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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종업원제 도입은 ‘글쎄’…“카운터 약국 양산할 수 있어”
약사회, “일단 얘기라도 들어보자” 자리 마련…설문결과 발표 예정

약사사회의 민감한 사안으로 꼽히는 ‘차등수가제’와 ‘약국종업원제’를 두고 브레인스토밍 형식의 토론회 자리가 마련됐다. 발제자나 패널이 중심이 되는 기존 토론회 형식을 탈피해 회원들의 생각을 제대로 들어보겠다는 집행부의 의지가 고스란히 드러난 대목이다. 약사회는 토론 전·후 진행된 설문을 취합해 보고서를 작성할 계획인데 향후 이 설문 결과가 두 사안의 정책 방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지난 13~14일 진행된 전국 주요 임원 정책대회 마지막 날 ‘차등수가제’와 ‘약국종업원제’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약사회는 토론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오고갈 수 있도록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회원들의 자리도 무작위로 배정했다. 친분이 없는 회원들이 한 자리에 앉은 만큼 처음에는 어색함이 흘렀지만 토론이 시작되자마자 다양한 의견들이 쏟아지며 분위기는 금세 반전됐다.

 

>> 차등수가제 유지 찬성 VS 반대 의견 ‘팽팽’

차등수가제는 의약분업 이후 의원 환자 수 및 약국 조제건수가 증가함에 따라 진료와 조제 서비스의 질 관리 목적으로 지난 2001년부터 시행된 제도다.

이에 따라 1일 조제건수가 75건을 초과할 경우 초과 건수에 따라 일정 비율로 조제료가 차감되고 있다.

하지만 약사사회 일각에서는 차등수가제가 약료서비스의 질 제고 효과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이 제도가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또 다른 측에서는 환자 안전을 위해서라도 현행 차등수가제를 그대로 놔둬야 한다면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일단 차등수가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쪽 얘기를 들어 보면, 만약 차등수가제를 폐지할 경우 ATC 장비 등으로 약사 인력이 대체될 가능성이 크고 조제 실수 등의 약화사고 위험성도 증가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즉 차등수가제가 폐지되면,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약사직능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인 것.

A약사는 “차등수가제를 유지함으로써 약료서비스의 질 관리와 환자 안전 제고를 위해 약사들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대내·외에 알릴 수 있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며 “조제료 삭감폭이 약국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닌 만큼 멀리 봤을 때는 차등수가제를 유지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 측의 의견은 다르다. 약사가 환자에게 조제·투약서비스를 문제없이 제공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명확한 근거없이 조제료를 삭감하는 것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또 만약 차등수가제 폐지가 어렵다면, 약사의 노력이라고 볼 수 있는 삭감된 조제료를 국가가 가져갈 것이 아니라 약료서비스 제공이 쉽지 않은 지역이나 약국에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B약사는 “1일 조제건수 75건을 초과한다고 약사들의 조제·투약 서비스가 낮아진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그런데도 정부가 인위적으로 제시한 기준을 가지고 조제료를 삭감한다는 것이 맞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처방전 분산에 따른 약료서비스 제고 효과도 실질적으로 크지 않고 ‘열심히 일하면 그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절대 명제를 흔들 수 있는 만큼 차등수가제는 폐지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 약국종업원 직능자격제도 도입, 반대 의견 ‘우세’

약사들은 약국종업원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약사의 과중한 업무를 보조원과 분담해 조제약의 검수, 투약, 복약지도 등 약사 본연의 역할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약국종업원을 직능화 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찬·반이 갈렸는데 전반적으로 반대 의견이 약간 우세했다.

약국종업원 직능자격제도 도입 찬성 입장을 밝힌 C약사는 “현재 약사와 종업원의 업무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법적 소송으로 가는 경우도 많고 약사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차라리 자격증제도를 도입해 업무 전문성 제고와 약에 대한 책임감 부여 등 약국종업원이 직업의식을 명확하게 갖게 하는 것이 결국은 약국 경영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입장을 밝힌 B약사는 “만약 약국종업원에게 일반약 판매와 같은 약사의 업무 영역 일부가 가능해 진다면 카운터 약국이 양산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직능자격제도가 도입될 경우 한약사 문제처럼 미래에는 업권 침해를 두고 갈등이 생길 수 있다. 국민들이 약국에서 사는 약의 특별함을 느낄 수 있도록 약사들이 힘들더라도 약 조제·판매 업무는 꼭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약사회는 차등수가제와 약국종업원에 대한 정책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이번 토론회를 마련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각 회원들이 생각하고 있는 부분을 공론화된 자리에서 꺼내 놓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보자는 것이 토론회의 최우선 목표였다는 것. 일단 소기의 성과는 달성한 만큼 토론 전·후로 진행된 2차례의 설문 결과를 취합, 보고서를 작성·발표해 회원들의 인식을 다시 한 번 재확인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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