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하락과 가격인하 문제로 지난해 영업적자로 돌아서거나 이익이 급감한 국내 원료의약품 업체들이 최근 화색이 돌고 있다. 이들 기업들의 경우 대부분의 매출 자체가 주로 수출품목에서 나오고 있는 만큼 연초대비 약 6% 상승한 환율의 영향을 받아 앞으로 기대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미국달러 환율이 급변동 하고 있다. 지난 11일 1180원대에 진입한 달러 환율은 조만간 1200원 고지를 무난히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출 제품이 주력인 원료의약품 생산업체의 수익성 변화에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15일 팜뉴스는 환율 상승에 따른 원료의약품 공급 업체들의 향후 영향도를 점검하고 실적 성장을 위한 각 기업들의 추진 사안들을 짚어봤다.

 

≫ 경보제약, 연 수출판매고 800억원 이상...환율상승 효과 ‘톡톡’

경보제약은 작년 173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하지만 회사는 올해 1분기 18억원의 이익에 머무르면서 전년대비 반토막 난 성적표를 받았다. 이 같은 부진한 실적 배경에는 환율하락과 경쟁 격화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최근의 환율 상승이 경보제약에 직접적인 실적 상승의 이유로 지목되는 까닭이다.

실제 이 회사의 외화자산 약 220억원에 대해 환율이 10% 상승할 때마다 약 22억원의 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다만 경보제약의 수출 판매고가 연 800억여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40억원 이상의 이익이 추정되고 있다.

경보제약은 미래 성장을 위한 포석으로 고효능활성 원료의약품 제품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CMO사업을 추진해 신규 먹거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해 8월 프랑스 국립의약청으로부터 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GMP) 인증도 받았다. 이와 함께 경보제약은 최근 한해 매출액의 30%가 넘는 수준인 약 570억원(4800만달러) 규모의 저선량 엑스레이 촬영기를 우즈베키스탄 기업과 수출을 체결함으로써 새로운 성장동력도 확보했다.

경보제약 관계자는 “환율상승이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일본이 주된 수출지역이지만 향후 다국가로 수출망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의료기기 사업분야의 성장도 확대될 수 있도록 현재 내부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 에스티팜, 수출비중 축소됐지만 환율상승시 ‘긍정적’ 영향

에스티팜의 2017년 수출액은 1,684억원에 달했다. 당시 이 회사의 전체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3%에 달하면서 영업이익만 623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작년 길리어드사이언스의 C형 간염치료제 ‘소발디’와 ‘하보니’의 API(원료의약품) 매출이 급감하자 올해 1분기 수출비중은 38%로 축소됐다. 이에 작년 영업이익은 15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올 1분기엔 76억원의 손실을 나타냈다.

이 같은 수출 비중의 감소로 설령 환율이 상승한다 해도 회사는 예전만큼의 큰 기대를 할 수 없는 상황. 다만, 에스티팜은 1분기 기준으로 2094만달러의 외화순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환율 10% 상승시 약 18억원의 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에스티팜은 자체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 신약 개발과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에 승부수를 걸고 있다. 회사는 대장암치료제 ‘STP06-1002’, 에이즈치료제 ‘STP03-0404’, 혈전증치료제 ‘STP02-3725’ 등 주력 파이프라인을 통해 신약개발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2020년 12억달러 규모로 성장이 예측되는 올리고핵산치료제 시장에도 본격 뛰어들겠다는 포부다.

≫ 한미정밀화학, 환율 상승에 ‘흑자전환’ 기대

한미정밀화학은 외화자산 보유액이 크지 않아 ‘환노출’에 대한 민감도는 거의 없는 상태다.

실제로 한미정밀화학은 지난해 외화자산 보다는 부채가 약 2억원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중국과 인도 API 업체들이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환율하락까지 더해지면서 회사는 작년에만 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미정밀화학은 세팔로스포린 계열의 항생제와 일반 API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매출액의 90% 이상을 한미약품을 통해 수출물량으로 사용되고 있는 만큼 환율 상승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회사는 지난 2018년 1분기 환율이 1,066원일 당시 원료의약품부분에서 17억원의 손실이 났지만 환율이 7% 상승(1138원)한 지난 1분기에는 약 6억원의 이익을 실현했다. 때문에 환율이 1,200원대로 10% 이상 상승 시 올해 흑자 전환 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 관계자는 “환율은 계속 변동하는 추세로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면서도 “환율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일 수 있다. 고품질 제품 기반의 거래처 다변화로 성장부진을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 유한화학, 에이즈치료제 해외 매출로 간염치료제 급감 ‘극복’

유한화학도 길리어드사이언스의 C형 간염치료제 매출 급감에 에스티팜과 함께 직격타를 맞았다. 실제로 회사는 1분기 61억원의 손실을 냈으며 매출액도 392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유한화학은 지난해 11월 유한양행이 길리어드와 아일랜드 지역으로 에이즈(HIV) 치료제 원료의약품 공급 계약(1년간 약 446억원)을 체결함에 따라 과거 성장 부진을 어느정도 타개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길리어드의 에이즈 치료제 매출은 올해 1분기 14% 성장하면서 36억 달러를 올리고 있는 가운데 원료약의 수요도 향후 더욱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 관계자는 “환율 상승이 실적 성장에 결정적 역할은 하지 못하겠지만 도움은 분명 될 것이다”며 “지금의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수출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있다. 신규 원료의약품 및 완제의약품에 대한 해외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품목 및 거래선 다양화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 하이텍팜, 수출비중 99% 실적 개선 ‘수혜’ 전망

하이텍팜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35% 감소하는 부진을 겪었다. 대부분의 매출이 수출을 통해 달성되고 있는 만큼 환율 상승이 실적 개선에 기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이 회사의 지난 1분기 매출액 97억원 중 99%에 해당하는 금액이 수출 실적으로부터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텍팜은 1분기에 영업이익 5억원을 기록했고, 외화자산은 외화예금 40억원, 외화차입금 23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하이텍팜은 전체 매출의 84%를 카바페넴 계열의 항생제 원료의약품이 차지하고 있다. 회사는 올해 충주 공장에 대한 BGMP(원료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승인을 획득함에 따라 생산능력을 확대했으며 신제품인 에르타페넴 생산 매출을 통해 올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 화일약품, 내수비중 높지만 수입단가 ‘직격타’

내수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화일약품은 환율 상승에 따른 피해가 예상된다.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원재료를 수입해 이를 다시 내수용으로 판매하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올 1분기 내수 매출은 24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97%를 차지했다. 실제로 지난해 대부분의 원료의약품 생산업체가 실적 부진을 겪었던 반면, 화일약품의 영업이익은 오히려 28% 성장한 69억원을 달성했다. 환율하락이 수익성 상승을 거든 것이다.

회사는 이제 역풍을 조심할 때가 왔다. 다만, 1분기 외화자산을 약 25억원 보유하고 있어 환율 상승시 3억원의 자산 가치 증가는 발생할 수 있다.

화일약품은 지난 2017년 2월 일본 의약품 규제당국(PMDA)으로부터 천식치료제 원료약 ‘몬테루카스트’에 대한 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적합성 승인을 획득했다. 해당 원료약은 일본 제약사인 니폰조끼제약에 공급 중이다. 회사는 향후 일본 제약사들에게 몬테루카스트 이외에 원료약 수출과 환율 상승 등을 통해 실적 저하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