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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건기식 팔까?” 고민, 왜?…정부 규제 때문
제약사 “건기식 팔까?” 고민, 왜?…정부 규제 때문
  • 이효인 기자
  • 승인 2019.07.1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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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약 규제 강화에 건기식 ‘반사이익’ 전망 다수
히트 건기식 ‘락토핏’, 대표 일반약 ‘아로나민’ 매출 제쳐
“외국산 일반약 파는게 낫다”…최소 ‘숨통’은 열어줘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건강기능식품이 일반약 시장을 집어 삼킬 기세다. 국내 대표 OTC 마저 이미 건기식 히트상품의 매출 규모에 뒤쳐진지 오래다. 업계는 앞으로 이 같은 추세가 고착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일반약에 대해 지금 보다 규제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마음을 먹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서라도 일반약 개발의 ‘숨통’은 어느정도 열어줘야 한다는 지적이 제약업계를 중심으로 나오는 까닭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그동안 일반약 허가 시 해외 선진국 의약품집에 근거해 안전성·유효성 자료를 면제하던 것을 전면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 의약분업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던 일반약 시장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퍼지는 이유다.

물론 정부도 일반약을 활성화 하기 위한 대안으로 표준제조기준 성분 확대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이게 실현된다고 하더라도 성분 확대 범위가 크지 않을 경우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표준제조기준에는 일반약 14개와 의약외품 16개 효능군이 등록돼 있다. 만약 표준제조기준에 등록되지 않은 효능군이라면 안전성·유효성 자료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1품목당 대략 2~3억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생물학적동등성시험(생동시험)을 진행해야 한다. 제약사 입장에서 보면 시장 성공을 확신하지 못할 경우 쉽사리 개발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구조인 셈이다.

그렇다고 표준제조기준에 등록된 효능군에 신제품을 내놓는 것도 고민인 건 마찬가지다. 일반약 시장 특성상 리딩 품목의 소비자 인지도가 워낙 공고한 데다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제약사들은 최근 신제품 출시보다는 일반약 라인업 중 가장 경쟁력 있는 제품을 추려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식약처 국내의약품 허가현황에 따르면 올해 품목허가를 취소하거나 자진 취하한 일반약 중 갱신기간 5년 이내에 품목허가를 철회한 사례가 41건에 달한다. 기업들이 새로운 효능군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표준제조기준의 범위를 대폭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또 기허가 일반약의 경우 이미 제품력이 검증된 것인 만큼 갱신 시 유효성·안전성 자료를 제출을 하는데 있어서도 정부가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미 현실적인 대안을 고민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만약 정부의 표준제조기준 범위 확대가 ‘생색내기 용’에 그친다면, 기업들 역시 자체 개발보다는 차라리 제품력이 검증된 글로벌제약사의 일반약을 가져다 파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인 것이다. 다만 이 경우, 국내 제약사들이 라이선스 인을 하거나 외산약을 수입하던 현재의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약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제약사의 투자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실질적인 표준제조기준 성분의 확대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새로운 효능군 시장이 창출되고 제약사의 신제품 개발 의지도 높아질 것”이라며 “안전성과 유효성 모두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기준은 중장기적으로 볼 때 일반약의 접근성과 선택권을 협소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반약은 의료기관의 방문없이 경증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수단이다”며 “건보재정 절감 측면에서 보더라도 정부가 시장이 확대될 수 있도록 살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반약과 다르게 건기식 시장 분위기는 최고조다. 정부가 건기식에 대한 잇따른 규제 완화 정책을 내놓자 반사이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강기능식품은 시장에서 히트 상품 하나만 내놓으면 구매력이 가장 높은 30~40대 소비자층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 데다 막대한 수익도 담보할 수 있는 기회의 시장으로 여겨지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최근 내부적으로 건기식을 일반약 보다 우선순위로 올려 놓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종근당건강의 프로바이오틱스 건기식 ‘락토핏’이 9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반면 일반약 시장 매출 1위인 일동제약 ‘아로나민’은 800억원을 넘지 못했다”며 “출시 2년 만에 우리나라 대표적인 일반약인 아로나민을 가볍게 뛰어 넘은 것이다. 다른 제약사들까지 자극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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