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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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얀센에 기술 수출한 비만·당뇨치료제의 권리가 반환되자 제약바이오주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심리 악영향에 기름을 부은 격이라는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상실된 신약가치만 4000억원 수준에, 기업가치 훼손만도 8%에 달한다. 신약개발 대장주 한미약품이 주가에 타격을 받으면 과거 제약바이오주 전체에 영향을 미쳤던 만큼 또 다른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3일 한미약품은 장종료 마감이후 공시를 통해 9억1,500만달러의 계약을 맺었던 비만·당뇨 치료 후보물질 HM12525A의 개발·상업화 권리를 파트너사인 얀센으로부터 반환받았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최근 얀센이 진행해 완료한 2건의 비만환자대상 임상2상 시험에서 1차 평가 지표인 체중 감소 목표치는 도달했으나, 당뇨를 동반한 비만환자에서의 혈당 조절이 내부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판단해 권리를 반환했다”는 설명했다.

사실 신약 개발에 있어 임상실패는 흔한 일이다. 문제는 최근 한미약품을 포함한 제약바이오 전체가 임상 실패의 경험이 지나치게 잦은 데다 이번 후보물질이 대형 계약이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어 가고 있다는 점.

실제로 기술수출이 무산된 비만·당뇨치료제(HM12525A)의 신약 파이프라인 가치는 업계추정상 약 8천억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하나금융투자는 HM12525A의 파이프라인 가치를 8,140억원, 삼성증권은 7,450억원으로 가치를 매기기도 했다. 또 한미약품의 R&D 전체 파이프라인 가치는 삼성증권 4조9,000억원, 하나금융투자 4,000억원, 한국투자증권 4조8,000억원으로 산정했다. 이는 시가총액과도 비슷한데, 실제 3일기준 한미약품의 시가총액은 4조8,000억원이다.

전문가들은 HM12525A를 한미약품 기업가치의 약 15%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 중 비만치료는 성공, 혈당조절은 실패라는 가정 하에 최소 4천억 가치가 증발된 셈이다. 비율로 보면 기업가치가 8% 훼손된 것으로 추산할 수 있으며 그 만큼 주가 하락도 예측되고 있다.

이번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기술수출 무산에 주가하락이 뒤따랐다. 실제로 지난 1월 한미약품 파트너사인 릴리가 BTK 억제제(LY3337641/HM71224)의 권리를 반환하기로 결정하면서 당시 한미약품의 주가는 2.91% 하락했고 이후 5거래일 동안 추가로 1% 더 떨어졌다. 당시 의약품지수 역시 0.57% 내려갔다.

또 지난 2016년 9월 폐암신약 '올리타' 역시 기술을 이전받은 베링거인겔하임이 임상을 중단하고 반환을 결정하면서 당시 주가도 18% 급락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이후 5거래일동안 15%가 추가 하락했다. 이 기간 의약품지수는 6.8% 급락 후 7.9% 더 떨어졌다.

최근 사례도 있다. 지난달 27일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이 위암 치료제로 준비 중이던 ‘리보세라닙’이 임상 3상 시험결과가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미국식품의약국(FDA)에 허가 신청이 실패할 것이라는 우려로 에이치엘비의 주가는 2일간 하한가(-30%)를 걸어야 했다.

또 최근 잇달아 기술수출의 ‘홈런’을 치고 있는 유한양행도 기술이전 계약의 실패를 경험한 바 있다.

유한양행은 2016년 중국 제약사 뤄신과 체결한 항암제 후보물질 YH25448의 기술 이전 계약이 해지되면서 당시 주가는 2.45%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약바이오주는 인보사 사태에다 임상실패 소식까지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시황 자체가 좋지 못하다”며 “특정 기업의 임상 결과치 미달이 업계 전반적인 신뢰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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