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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기식 판매점 ‘약국 행세’…“이러다 다 죽는다”
건기식 판매점 ‘약국 행세’…“이러다 다 죽는다”
  • 이효인 기자
  • 승인 2019.07.0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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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
소비자, 건기식-일반약 구분 못해…OTC 시장까지 위협 우려
약사회, 공식 의견서 도출에 집중…다음주 발표 예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건기식의 소분‧포장 판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맞춤형 건기식’ 시장도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약사사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다수 소비자들이 일반약과 건기식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단순히 건기식을 판매하는 곳을 약국으로 오인할 소지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일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이에 따라 위생적으로 소분·포장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는 판매처는 소비자가 섭취 및 휴대 등을 목적으로 건기식의 소분을 요청할 경우 맞춤 포장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건기식 규제 완화 정책을 두고 약사사회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반약과 건기식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부재한 상황에서 소비자의 혼란은 물론 관련 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게 ‘불 보듯 뻔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번 규제 완화로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건기식 생산기업들이 개별 맞춤형 건기식 조합 제품을 내세워 대대적으로 홍보·마케팅을 진행할 경우 건기식 판매처로서의 약국 경쟁력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또한 일반약과 건기식의 차이점을 잘 모르는 소비자들이 많은 만큼 단순히 건기식을 소분·포장 판매하는 건기식 판매처가 약국으로 오인할 소지가 다분하고 일반약 시장의 위축도 불가피할 것이란 주장이다.

약사사회는 규제 완화를 통한 산업 활성화도 좋지만 중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건기식 시장과 일반약 시장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거시적인 정책 플랜을 수립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지역 A약국장은 “건기식 소분 포장‧판매가 활성화 되면 전문지식이 없는 유통처의 직원들이 소비자와 건강 상담을 하고 개인 맞춤형 건기식을 추천하는 일이 일상화 될 것이다. 이게 과연 소비자들에게 이로운 일인지 의문스럽다”면서 “건기식 판매처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형태의 약국으로 인식될까봐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B약국장도 “온라인 판매가 제외됐다고는 하지만 건기식은 일반약과 달리 유통 채널이 매우 다양해 소비자와의 접점이 넓고 약국보다 가격 경쟁력도 앞서 있다. 건기식 판매처가 소분 포장‧판매까지 할 수 있다면 약국에게는 큰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며 “약국 입장에서는 건기식 보다는 일반약이 활성화 돼야 숨통이 좀 트일텐데 이번 일로 일반약 시장이 더 위축될 것 같아 걱정이다”고 우려했다.

대한약사회는 그동안 건기식협회가 식약처에 건의한 규제 완화 조치에 대해 자체적으로 TF팀을 꾸려 내부 의견을 조율하고 있던 중에 갑자기 규제 완화 조치가 입법예고 돼 당황하는 모양새다.

약사회는 이번 개정안이 회원들에게 미칠 파급력이 상당한 만큼 급하게 입장을 표명하기 보다는 조속하게 의견서를 마련해 식약처에 전달하고 회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예민한 사안인 만큼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아직 정리된 공식 입장이 없어 어떤 답변도 하기가 어렵다”며 “다음주까지 공식 입장을 정리해 향후 계획을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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