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지난달 20일 <‘삭센다’ 암 발생 우려 증폭…다이어트약 처방 논란>이라는 기사를 통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삭센다의 암 발생 위험성에 대해 집중 조명한 바 있다. 개발사인 노보노디스크 측은 임상 과정에서 암 환자가 확인됐다는 점은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대규모 임상에서 ‘리라글루티드’와 암 발생의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은 다소 무리라는 주장이다.

2일 노보노디스크는 삭센다의 암 발생 관련 안전성을 해명하기 위해 리라글루티드 1.8mg(빅토자)로 진행된 ‘LEADER’ 임상에서 투약군과 위약군에서 확인된 총 20개의 암 발생 비율을 공개했다. 약 9,000여명의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4.5년간 수행된 LEADER 임상은 리라글루티드 성분으로 진행된 최대규모 임상이다.

 

LEADER 임상에서 확인된 암 발생 비율을 살펴보면 피부암(non-흑색종), 방광암, 신장암, 간암, 췌장암, 피부암(흑색종), 자궁경부암, 림프종, 구강암/인두암, 갑상선암 등이 위약군 보다 투여군에서 높은 비율로 보고됐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회사 측은 임상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암 발병 위험 증가가 없었기 때문에 미국 FDA와 유럽 EMA에서도 리라글루티드의 특정 암 발생 위험 감소 효과, 위험 증가에 대해 명확하게 고지하지 않은 것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하지만 신장암(투약군 17명 vs 위약군 9명), 간암(투약군 13명 vs 위약군 8명), 췌장암(투약군 13명 vs 위약군 5명), 흑색종(투약군 13명 vs 위약군 5명), 자궁경부암(투약군 6명 vs 위약군 2명) 등은 투약군과 위약군 간의 차이가 비교적 컸던 만큼 일부 의료진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반면 전립선암, 유방암, 폐암, 대장암, 방광암, 백혈병, 림프종, 구강암/인두암, 자궁암, 식도암, 위암, 골종양/연부조직육종, 난소암 등은 암 발생 비율이 큰 차이가 없거나 투약군이 대조군보다 오히려 암 발생 위험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그렇다면 회사 측은 왜 빅토자 임상 결과를 삭센다의 암 발생 관련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는 주요 근거로 내세웠을까?

앞서 본지는 지난 기사에서 삭센다의 용량이 빅토자 보다 약 2배 가량 높은 만큼 암 발생 비율도 그에 비례해 높아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두 약이 리라글루티드 성분으로 만들어진 만큼 빅토자의 장기 데이터를 통해 삭센다의 안전성을 간접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노보노 측이 삭센다의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해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빅토자 임상 결과인 LEADER를 제시한 까닭이다.

이와 함께 노보노디스크는 리라글루티드 3.0mg(삭센다)으로 진행된 SCALE 임상에서도 투약군이 위약군보다 전체 암 발생 비율이 더 낮았고, SCALE PreDM & Obesity 임상에서도 역시 투약군이 수치적으로 더 적은 암 발생 비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수치적인 차이가 통계적인 유의성이 확인되지 않는 한(P<0.05, 또는 95% CI의 상위 수치가 1.0 이하 또는 하위 수치가 1.0 이상일 때) 삭센다가 전체 암 발생 위험을 감소시켰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즉 지난 기사에서 언급한 암 발병 비율 역시 삭센다의 영향으로 증가됐다고 볼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을 회사 측이 에둘러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명확한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해서 데이터에서 확인된 작은 위험성을 간과한다면, 나중에 돌이킬 수 없는 문제의 시발점이 된다는 것을 과거 여러 사례들을 통해 경험해 왔다. 일부 의약계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노보노디스크 관계자는 “최근 일부에서 허가 적응증과 다르게 일반인들의 다이어트의 용도로 삭센다가 처방되면서 부작용과 오남용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앞으로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제품 설명회나 세미나 등에서 금기사항, 주의해야 할 환자군, 임상시험 이상사례 등을 적극적으로 알려 삭센다가 허가 적응증에 맞게 처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또 삭센다케어 콜센터 및 제품 상담실을 통해 접수되는 부작용 사례들을 글로벌 본사와 식약처에 지속적으로 보고하고 모니터링에도 더욱 신경을 쓸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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