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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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약전문지 피어스파마는 올해 발매된 신약들 중 2024년 예상 매출액 상위 10대 의약품을 분석했다. 주목할 점은 올해 출시된 신약 유망주 리스트에서 항암제가 단 한개도 선정되지 않은 대신 면역 및 희귀유전질환 치료제가 상위 리스트의 대부분을 차지했다는 것. 상위 10개 의약품 목록 및 2024년 예상 매출액 등 제품의 면면을 정리했다.

1. 알렉시온 '울토미리스(Ultomiris)', 2024년 예상매출액 34.8억 달러

올해 발매된 제품 중 2024년 예상 매출액 1위를 기록한 제품은 알렉시온의 '울토미리스'였다. 이 약은 솔리리스의 후속제품으로 발작성 야간혈색 소뇨증(PNH) 치료제로 지난해 12월 말에 FDA의 승인을 획득한 바 있다.

알렉시온은 4월 22일에 진행된 컨퍼런스 콜에서 미국 PNH 환자의 22%가 울토미리스로 스위칭 됐다고 밝히고 이 수치는 2월 초 3%와 한달전 14%라는 수치에서 급격한 증가를 나타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울토미리스의 접근성 향상을 목적으로 솔리리스 대비 10% 낮은 약가를 책정했으며, 2020년 말까지 70%의 환자가 솔리리스에서 울토미리스로 스위칭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울토미리스는 솔리리스가 2주간격으로 투여하는데 반해 8주 간격으로 투여한다는 점에서 향상된 투약 편리성을 확보하고 있다.

2. 애브비 '우파다시티닙(upadacitinib), 2024년 예상매출액 21.8억 달러

2위는 애브비의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우파다시티닙'이 선정됐다. 우파다시티닙은 바이오시밀러 경쟁으로 인한 메가블록버스터 휴미라의 매출 하락을 보완하기 위한 애브비의 야심작 중의 하나로 중등도에서 중증의 류마티스성 관절염 치료제로 허가신청이 이뤄졌다. 미국의 경우 8월, 유럽은 10월 승인이 점쳐지고 있다.

승인에는 큰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우파다시티닙이 JAK1 선택적 억제제 계열 약물이라는 점에서 화이자의 젤잔즈나 일라이 릴리의 올루미안트에 제기된 고용량에서의 페색전증 발병률 증가와 같은 안전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고 우파다시티닙 자체 임상에서도 출혈성 뇌졸중 및 폐색전증과 같은 2건의 심혈관계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나타나 안전성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애브비는 우파다시티닙을 류마티스성 관절염 뿐만 아니라 크론병, 건선 관절염, 아토피성 피부염, 궤양성 대장염 및 축성 척추 관절염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한 연구중에 있다.

3. 애브비 '스카이리지(Skyrizi)', 2024년 예상매출액 21억 달러

애브비가 우파다시티닙과 함께 매출방어 전략으로 출시한 건선치료제 '스카이리지'가 2024년 예상 매출 3위에 올랐다.

스카이리지는 긍정적인 임상 효과를 바탕으로 지난 4월 미국에서 승인을 획득했으며 5월에는 유럽에서도 연이어 승인됐다. 동일 계열 약물인 존슨앤존슨의 트렘피아(Tremfya)와 선 파마의 일루미아(Ilumya)와 비교해 PASI 90 달성률이 환자의 81~82%에서 나타났으며 PASI 100 달성률은 56~60%에 이르는 등 월등한 임상결과를 보여줬다.

아울러 트렘피아가 8주 간격으로 투여가 필요한데 반해 스카이리지는 4주간격으로 총 2회 피하투여 후, 12주마다 한 번씩 총 2회 투여해 투약편의성을 높였으며 연간 투약비용 역시 중등도에서 중증의 판상형 건선에 가장 널리 처방되는 생물학적 제제들보다 낮다는 점에서 시장점유율을 점차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스카리이지는 현재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및 건선성 관절염 치료제로도 임상 3상이 진행 중에 있다.

4. 블루버드바이오 '진테글로(Zynteglo)', 2024년 예상매출액 18.9억 달러

최근 유럽에서 승인된 희귀혈액질환 유전자 치료제 '진테글로'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진테글로는 수혈 의존성 베타-지중해성 빈혈(TDT) 유전자 치료제로 단 1회 투여로 잦은 수혈을 줄이거나 아예 중단할 수 있는 획기적인 의약품이다.

현재 유럽에서 승인된 상태로, 미국의 경우 내년 초 승인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다만 원샷요법제인 만큼 가격 책정과 관련해 많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블루버드 측은 5년 분납방식의 약가지불 방식과 약효가 정해진 목표점에 도달하지 않으면 비용을 반환하는 방식을 제안한 바 있다. 진테글로의 1회 투약에 대한 실질적 가치는 환자 당 210만 달러로 추정되고 있으며 유럽의 경우 15% 할인된 금액으로 약가가 책정됐다

블루버드측은 EMA와 협력을 통해 의약품 규격과 상업 의약품 제조 공정을 확정하고 의견차를 좁히기 위해 노력하고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올 연말까지 치료 센터에 환자를 등록시키고 2020년 초에 최초의 상업용 환자 치료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진테글로는 겸상적혈구병에 대한 치료제로도 임상시험을 진행 중에 있다.

5. 피브로겐·AZ·아스텔라스 '록사두스타트(roxadustat)', 2024년 예상매출액 18.8억 달러

피브로겐이 아스트라제네카, 아스텔라스와 제휴해 개발중인 만성신장병 수반 빈혈치료제 '록사두스타트'가 2024년 매출 실적 상위의약품 목록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처음 승인됐으며 올 하반기에 중국시장 발매에 착수한다. Leerink의 제프리 포지스 애널리스트는 2025년까지 중국 매출이 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록사두스타트는 저산소유도인자(HIF) 프롤린 수산화효소를 저해함으로써 적혈구 생성에 관여하는 HIF를 증식시키고 적혈구의 생산을 향상시켜 빈혈로 저하된 산소운반을 개선시키는 새로운 기전의 경구용 약물이다. 철분 주사제를 병용하지 않고 헤모글로빈 수치를 개선시킨다.

포지스 애널리스트는 록사두스타트가 기존 치료제에 비해 우수한 심혈관계 안전성이 입증됐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기존 치료제가 CV 이벤트나 종양 성장 위험이 높아진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의사들이 보수적으로 투약을 권고해왔는데 록사두스타트는 임상서 우수한 CV 안전성을 보여주었다는 것.

한편, 록사두스타트는 긍정적인 임상 3상 결과를 기반으로 투약 환자범위를 비투석 신장병 환자풀로 확장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FDA 허가신청은 연내 이루어질 예정이다.

6. 에이뮨 테라퓨틱스 'AR101', 2024년 예상매출액 17.5억 달러

최초의 땅콩 알레르기 치료제인 에이뮨 테라퓨틱스의 'AR101'이 매출 상위품목 6위를 차지했다.

AR101은 극소량의 땅콩 단백질 성분을 서서히 늘려서 투약해 신체가 땅콩에 적응하도록 하는 원리가 적용된 약물이다. 지난해 12월 허가신청을 철회하는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올해 1월 허가신청서가 접수돼 내년 1월 승인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다만 에이뮨 측은 허가검토 기간 단축과 관련해 FDA와 협의 중에 있는 만큼 2019년 출시가 가능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AR101은 554명이 참여한 임상 3상 연구에서 AR101을 투여한 4~17세 환자의 2/3 이상이 대조군의 4%와 비교해 600mg(땅콩 2개 정도) 이상의 땅콩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게 됐으며 알레르기 반응도 없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다만 안전성과 관련해 AR101 환자 중 1/5이 중도 탈락했고 치료 관련 부작용으로 12.4%가 임상서 철수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에이뮨 측은 의사가 개별적으로 용량확대 문제를 조정할 수 있어 실제 처방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어린이 70명 중 1명 꼴로 땅콩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7. 노바티스 '졸겐스마(Zolgensma)', 2024년 예상매출액 15.6억 달러

또 다른 유전자 치료제인 노바티스의 '졸겐스마' 역시 2024년 상위 매출 품목 7위에 올랐다.

졸겐스마는 노바티스가 아벡시스를 87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확보한 약물로 2세 미만의 영유아 환자를 위한 척수성 근육 위축증 치료제로 지난 5월 FDA의 승인을 획득했다.

원샷 요법제인 졸겐스마의 약가는 210만 달러로 책정됐으며 5년에 걸쳐 약가 지불이 가능하다. 이같은 가격 책정으로 졸겐스마의 연간 비용은 5년간 42만 5,000달러로 이는 기존 치료제인 바이오젠의 '스핀라자'로 10년간 치료하는 비용보다 50% 저렴하다.

다만 임상데이터 면에서는 스핀라자가 훨씬 더 많은 케이스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졸겐스마는 최대 2.5년간 15명의 환자를 추적 관찰했지만 스핀라자는 300명 이상의 환자에 대한 임상데이터를 보유하고 6년간 추적 관찰을 진행했다.

한편, 노바티스는 졸겐스마 생산을 위해 현재 1백만 평방피트의 제조공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8. 노바티스 '브롤루시주맙(brolucizumab)', 2024년 예상매출액 13.8억 달러

노바티스의 또 다른 야심작인 노인성 황반변성 VEGF 항체 조각(Fab) 치료제 '브롤루시주맙'(brolucizumab)' 역시 8위로 순위권에 들었다.

노바티스는 브롤루시주맙의 허가신청 과정에서 빠른 심사를 위해 우선심사 바우처를 사용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승인여부는 올해 10월에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안에 승인될 경우 회사는 연내 발매를 대비해 주요 지역에 영업인력을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에서 경쟁사인 로슈는 차세대 황반변성 치료제인 ‘파리시맙’에 대해 임상 3상을 진행 중에 있으며 리제네론은 최근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에 대해 당뇨병성 망막병증 적응증을 추가한 바 있다.

9. 존슨앤존슨 '스프라바토(Spravato)', 2024년 예상매출액 13억 달러

지난 3월 우울증 치료제로는 20년만에 FDA 승인을 획득한 존슨앤존슨의 '스프라바토'가 9위로 순위권에 진입하며 잠재적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스프라바토는 코 흡입형(비강분무형) 항우울제로 프로작 등 적어도 두가지 다른 항우울제가 듣지 않는 중증 환자들에게만 사용할 수 있게 허가됐다. 다만 FDA는 안전상의 위험 및 오남용 가능성 때문에 제한된 유통 시스템을 요구하는 한편, 가정이 아닌 공인된 치료센터에서만 투약하도록 제한했다.

스프라바토의 약가는 첫달의 경우 일주일에 두 번 투약하는 조건으로 6,785 달러가 소요되고 이후에는 최대 3,450 달러의 비용이 들어간다.

스프라바토는 임상에서 대조군과 비교해 우울증 재발 확률이 51%나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65세 이상 환자의 경우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효과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유효성 입증을 위한 통계적 유의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존슨앤존슨은 중증 우울증을 앓고 있는 미국 성인의 약 1/3이 기존 치료제로 내성이 있다는 점과 임상에서의 효능을 바탕으로 스프라바토가 블록버스터급 제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 노바티스 '메이젠트(Mayzent)', 2024년 예상매출액 13억 달러

졸겐스마와 브롤루시주맙에 이어 노바티스는 새로운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메이젠트'까지 2024년 매출 실적 10위에 올려놓았다.

메이젠트는 2차 진행성 다발성 경화증(SPMS) 치료제로 올해 3월 FDA의 승인을 획득한 바 있으며 활성 SPMS에 대한 최초의 경구 치료제다.

메이젠트는 부작용을 줄이고 신경보호와 같은 효과를 개선시킨 합성 유도체로 질환의 진행과 함께 고령 환자를 위해 개발된 약물이다.

다만 메이젠트는 최근 ICER로부터 연간 8만8,500달러에 달하는 약가가 비용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된 바 있다.

한편, 재발 완화 MS 환자의 최대 80%는 SPMS로 발전돼 시장은 상당하지만 이는 증상을 돌아봤을 때야 뒤늦게 진단되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노바티스는 SPMS 감지를 위한 증상질문지를 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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