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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센다’ 암 발생 우려 증폭…다이어트약 처방 논란
‘삭센다’ 암 발생 우려 증폭…다이어트약 처방 논란
  • 이효인 기자
  • 승인 2019.06.20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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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 전 임상시험서 ‘갑상선·유방암 환자’ 발생…모니터링 ‘시급’
동일 성분 ‘빅토자’ 10여년 처방데이터서 ‘췌장암’ 발병 원인 의심도

‘삭센다’는 다이어트를 원하는 일반인들 사이에서 ‘약발’ 좋기로 입소문을 타며 출시 1년 만에 국내 비만약 시장을 싹쓸이 했다. 기존 식욕억제제와 달리 부작용도 거의 없어 시장 최강자로 자리매김 하는데 걸린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그렇다면 삭센다는 정말 일반인들에게 투여해도 큰 부작용이 없는 걸까. 일각에서는 비만약으로서 처방 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만큼 아직 안전성을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노보 노디스크 '삭센다'[출처 : 노보 노디스크 제공]
노보 노디스크 '삭센다'[사진=노보 노디스크 제공]

최근 의약계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삭센다의 과잉처방과 오남용 문제를 두고 말이 많다. 임상시험에 참여한 일부 환자들에서 여러 암종이 발견된 만큼 중장기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처방에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실제로 삭센다는 허가 전 총 3,700여명의 비만 환자와 전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SCALE PreDM & Obesity)에서 3건의 ‘갑상선 유두암’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FDA 허가사항에 따르면 삭센다를 투여받은 총 2,379명에서 14명의 유방암 환자가 발생했다. 반면 1,300명의 위약군에서는 동일 암을 진단받은 환자는 3명에 불과했다.

물론 전체 표본에서 암이 확인된 환자의 비중이 크지 않은 만큼 통계학적으로 삭센다가 온전히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보통 제약사가 심각한 부작용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환자군 선별 시 암 유무, 병력 등의 여러 조건을 면밀하게 검토하는 만큼 유의하지 않은 수치라고 해서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

또 당뇨치료제로 쓰이고 있는 빅토자의 사례 역시 면밀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삭센다와 같은 성분의 약인 빅토자는 2010년 이후 처방 사례가 쌓이면서 췌장암의 발병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사례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American Association for Justice에서 활동하고 있는 변호사 Thomas J.Lamb는 2014년 FDA 데이터를 근거로 빅토자를 사용했던 348명의 사망 환자 중 적어도 100명의 사인이 췌장암으로 보고됐다면서 췌장암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아직 FDA Black box warning에 췌장암이 추가돼 있지 않고 인과관계에 대한 부분도 더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동일 성분인 삭센다의 용량이 2배 정도 높은 데다 사용 경험 역시 적기 때문에 처방에 더 신중해야 한다는 논리가 어느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

특히 삭센다 임상시험의 경우 BMI 30 이상(대략 1/3은 BMI 40이 넘는 초고도 비만 환자)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만큼 처방을 받은 일반인들에게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판단이 불가능하다. 보통 임상시험 참여자와 달리 현장에서 처방을 받는 환자들의 투여 조건이 엄격하지 않은 만큼 일반인을 대상으로 과잉처방이 이뤄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의료 현장에서 향후 부작용 보고가 급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국내 비만약 시장에 정통한 모 약대 교수는 “비만은 여러 질환의 원인이 되는 만큼 어느 정도 부작용이 있더라도 감수하고 삭센다를 치료에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다만 미용적인 효과(다이어트)를 위해 암과 같은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처방을 받는 것은 난센스”라며 “앞서 빅토자의 경우에도 10여년의 처방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췌장암을 일으키는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데이터들이 나오고 있다. 한 마디로 오랫동안 써봐야 알 수 있는 것이다. 삭센다와 같은 신약의 경우 사용 경험이 적기 때문에 당장 보이지 않는 부작용 위험성을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는 최근 나온 신약이라 하더라도 투약에 관대하다. 다국적제약사 입장에서 보면 스스로 돈을 내면서 임상데이터까지 확보해 주니 한국만큼 좋은 시장이 없을 것”이라면서 “삭센다의 경우 아직 내분비계 교란, 암과의 연관성 등을 배제하기에는 충분한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았다. 안전성에 대한 부분은 비판적인 시각을 바탕으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노보노디스크 측은 암 발병 위험성 지적에 대해 SCALE PreDM & Obesity 임상에서 갑상선 유두암 환자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국, 유럽 및 국내 식약처에서 갑상선 유두암에 대한 위험이 없는 것으로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췌장암 역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인과관계의 징후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FDA와 EMA도 현 시점에서 인과관계의 유효성에 관한 확증이 없는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보건의료전문가들에게 지속적으로 제품의 허가사항과 올바른 사용법을 안내하고 있고 투여 전 효과와 위험성 등에 대해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 오남용을 막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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