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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보사 293 세포는 어떻게 암이 되는가
인보사 293 세포는 어떻게 암이 되는가
  • 양금덕 기자
  • 승인 2019.06.1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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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대 배양 후 실험쥐 투여 시 암 발생, 해외 논문서 확인돼
국내 전문가들, 인보사 실체가 궁금하다...암은 시작에 불과?

국내 최초 세포치료제에서 가짜약으로 전락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 ‘허가 취소’보다도 모두를 경악케 만든 건 투여받은 환자가 암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었다.

시판 허가를 내줬던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와 자진 판매 철수를 결정한 코오롱생명과학 모두 “안전(암 발생)에는 문제없다”고 밝히면서도 앞으로 15년 동안 인보사가 투여된 3,707건 모두 모니터링 하겠다고 대국민 선포를 했다. 우리나라에서 최근 벌어진 아이러니한 상황 중 손에 꼽을 만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

이 같은 종양 발생 가능성은 뒤바뀌었다는 인보사의 주성분 ‘2액’에 있다. 세포조직을 빨리 증식시키는 인자(TGF-β1 유전자)가 들어간 연골세포인줄만 알고 투여받았던 골관절염 환자들은, 사실 ‘HEK(Human Embryonic Kideny, 사람 태아 신장) 293 세포’가 들어간 주사를 맞은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HEK 293 세포’가 무엇이길래, 이토록 정부까지 나서서 환자들을 관리하려는 걸까.

11일 팜뉴스는 한 논문을 통해 'HEK 293 세포가 암을 발생시켰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동시에 암이 생기지 않을 수 있는 기준점도 찾아냈다. 즉, 인보사를 맞은 환자가 어떠한 경우에 암에 걸릴 수 있는지 가능성을 단편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다는 의미다.

2008년 IABS에 게재된 논문 'The tumorigenicity diversification in human embryonic kidney 293 cell line cultured in vitro'에서 293 cell의 암세포 발생 특성이 보고됐다.
2008년 IABS에 게재된 논문 'The tumorigenicity diversification in human embryonic kidney 293 cell line cultured in vitro'에서 293 cell의 암세포 발생 특성이 보고됐다.

IABS(The 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Biologicals)에 2008년 게재된 논문 <The tumorigenicity diversification in human embryonic kidney 293 cell line cultured in vitro>은 한마디로, “293 세포는 여러번 계대 배양했을 때 암세포를 발생시키는 특성을 현저히 가진다”라고 정의했다. 이 세포는 암세포를 만들 수 있으니 악성 암종 모델을 개발할 때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저자(중국 Wuhan 대학 Chao Shen 외 6인)의 결론이었다.

293 세포가 암을 발생시킨다는 사실은 생쥐 10마리에 직접 주입 과정을 거친 뒤 확인됐다. 293세포주를 계대 배양했을 때 그 횟수가 일정 수준 이상일 경우에는 쥐에게서 암이 발생한 것이다.

연구에서는 65회 이상 반복적으로 배양한 293 세포를 쥐에 주입하면 2주 후 암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대로 계대 배양 횟수가 65회 이하인 경우에는 암에 걸리지 않았다고 했다.

실제, [그림 A] 24회 계대 배양한 293 세포를 주입한 쥐는 8주가 지나도 암이 생기지 않은 반면, [그림 B] 또 다른 쥐는 65회 계대 배양한 293 세포 때문에 5주 후 암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그림 C] 나머지 쥐 역시 71회 계대 배양한 293 세포로 인해 5주 후 암에 걸린 사실이 밝혀졌다.

때문에 연구진은 이 293 세포주로 백신을 만들거나 유전자치료 등에 쓸 때에는 저용량의, 계대 배양을 적게 한 293 세포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인보사에 섞였다는 HEK 293 세포가 몇 번 계대 배양한 세포인지도 암종 유발의 가능성을 검토할 때 반영돼야 한다는 의미다.

한 의료진은 “계대 배양을 하면 셀의 양이 불안정해지고 이 과정에서 암을 만들 수 있다는 가설이 논문에서 확인됐다”면서 “결국에는 인보사에 몇 차례나 계대 배양한 세포주를 사용했는지가 관건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 방사선 쬔 293 세포라 암이 없다?

인보사를 투여받은 환자가 너무 걱정이 된다는 한 연구자는 국민 모두 이러한 위험성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절염 낫자고 수백만원을 들였더니 정작 암 유발세포를 맞은 격이 됐을 수도 있으니 정부가 나서서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자는 현재 식약처가 공개한 정보는 제조사 측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인더러, 이마저도 더 많은 의문점만 낳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를 포함한 다수의 전문가들이 말하는 의문점 중 하나는 ‘암종 유발 세포가 안전할 수 있는가’이다.

식약처는 인보사로 인해 종양이 발생한 사례가 없고, 연골세포라고 알고 허가할 때 종양원성시험을 해서 이상이 없었다고 했다. 제조사 측은 방사선을 쬐서 종양이 생기는 세포를 사멸시켰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했고 식약처도 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방사선 조사가 완벽했는지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

A 의대 교수는 “293세포가 암으로 바뀔 잠재력은 이미 논문에 나와 있는데 코오롱이 방사선 조사로 세포 증식을 멈추게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도 “생체 밖에서 방사선 조사를 해 주입한 것이 생체 내에서 어떻게 작용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환자에게 얼마의 방사선을 조사했는지, 그 세포는 어떻게 검증이 되었길래 안전한건지가 먼저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시판시 방사선 59Gy를 조사해 안전하다는 회사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세포가 사멸하는 통상적 수치 56Gy를 넘겼다지만 1상, 2상에서는 그보다 적은 수치를 조사했을 가능성이 있어 임상대상 환자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

B 연구자는 “강한 엑스레이나 유브이로 (암)세포를 죽이면 그 세포자체의 상품적 가치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면서 “방사선을 얼마 정도 쬐면 암이 죽는지가 증명이 됐는지, 실제 제거가 됐는지가 밝혀져야 한다. 방사선으로 암종 유발 셀만 선택해 죽일 수 있는지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C 의료진도 “동물실험도 항암제 개발을 위한 것으로 이미 미국 MCB(Master Cell Bank)에서도 293세포를 인체에 절대 주입하지 말라고 했다"며 "코오롱이 이를 뒤집으려면 그만큼 명확한 근거와 논문 등이 있는 상태에서 연구가 진행됐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 정체불명의 세포 293, 이대로 넘겨서는 안된다

식약처는 인보사의 허가 취소에 이어 자체적으로 2액 세포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일단 연골성장 인자가 있는지 부터 알아 보고, 방사선 조사 후 세포 증식력도 제거되는지 세포사멸시험을 통해 확인하겠다고 언급했다. 또 환자를 대상으로 레트로바이러스의 복제가능성과 종양형성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15년간 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전문가 가운데는 비단 암에 국한된 조사에 그쳐서도 안된다고 지적하는 이들이 있다. 293 세포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세포인지 밝혀지지 않은 바, 보다 폭 넓고 전문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A 교수는 “293 세포는 실험용으로 알려져 있을 뿐 그 정체를 잘 모른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라며 “암을 일으키는 잠재능력이 있고 이를 회사측은 조절했다고 하지만, 그 외에 신체에 더 안좋은 물질이 나올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치료제로 잘못 알고 썼던 세포에 대한 정체를 제대로 모르는데, 정부나 회사는 이를 밝혀주지도 않는다”면서 “암 이외에도 다른 심혈관계나 관절, 뼈 등에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서도 같이 조사해야지 단순 약물 부작용의 모니터링 차원에 그치는 점검으로는 될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국내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100여명의 환자에게 투여가 됐다는데 이들의 상태가 어떤지에 대한 관리 또한 필요하다”며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대안을 세워야 한다. 이 정도로 쉬쉬 넘어가는 수준으로 그칠 문제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이번 인보사 사태에 대해 직접 환자를 대면하는 의사는 물론 연구자들은 도대체 인보사의 293 세포가 어떻게 쓰여졌는지, 하루 속히 명명백백 밝혀주는 것이 가장 시급한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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