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바이오텍
차바이오컴플렉스

차병원 그룹의 핵심 계열사 ‘차바이오텍’ 주주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분기보고서의 R&D 비용을 잘못 표기했다가 분식회계 의혹부터 상장폐지, 법적 대응으로까지 확산되는 모양새다.

지난 23일 네이버 증권 게시판은 차바이오텍의 분기보고서 조작 의혹으로 연일 시끄러웠다. 본지 취재 과정에서 뒤늦게 R&D 비용 오기를 파악한 차바이오텍이 2018년 연구개발비용 ‘1,610억9,858만2,000원’을 ‘76억1,292만6,000원’으로 수정 공시했기 때문.

하루아침에 32.97%였던 연구개발비율이 단 1.56%로 둔갑한 상황에 주주들은 어리둥절해 하며 그 이유가 궁금하다는 글이 잇따라 게재됐다.

일부에서는 금융당국의 회계처리 방식 지침에 따른 단순 수정일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가 하면, 정부의 ‘바이오헬스 혁신전략’ 발표에 따른 주가 조작이 아니냐는 추측도 난무했다.

본지가 지난 23일 보도한 <차바이오텍, 언제부터 국내 R&D 3위?…공시 ‘의문투성’> 기사를 접한 주주들은 단순 실수라는 사측의 입장을 인정하기는커녕 거짓말이다, 사기가 아니냐는 불만을 토로했다.

게시판에는 “재무제표까지 사기치면 범죄 아니냐”, “진짜 화가 난다. 이 회사의 회계수준이 구멍가게 수준이다”, “정말 믿음이라는 게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해 연구개발비가 실제로는 76억원 수준이었다는 사실에 “바이오기업은 연구개발비 투자가 꾸준하게 증가해야 하는데, 차바이오텍은 투자가 부실하고 판관비만 증가해 미래지향적인 발전성이 없다. 말로만 줄기세포 허세 부린다”라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불만은 분식회계 의혹으로까지 확산됐다. 차바이오텍은 지난해에도 R&D비용을 정정했고, 잠정실적 공시를 별도기준 흑자(영업이익 36억원)라고 했다가 적자(17억원)로 번복하기도 했다.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분식회계 의혹으로 손해배상청구 소송까지 벌어졌다. 특히 차바이오텍은 전일 자회사 차헬스케어의 싱가포르메디컬그룹(SMG) 관련 매매대금 지급에 대한 문제와 유상증자 소문으로 시장에서 투자심리가 악화돼 있었던 상황이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번 회계 오류까지 더해지자 주주들 사이에서는 불신이 더 커져가는 것.

또 다른 주주는 “거짓, 허위도 유분수지. R&D 비용까지 극과 극을 왔다갔다 하니, 이제 무엇인들 믿을 수 있겠느냐”며 “경영, 재무, 조직 시스템관리가 빵점 그 이상이다. 기업 윤리점수 부분은 빵점 그 이상이다”라고 지적했다.

수정공시 등은 주가까지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차바이오텍의 주가는 23일 5.85% 급락, 1만7,100원에서 1만6,100원으로 하락했다. 사업보고서 수정공시에 따른 부정적 악재가 일부 반영된 것이다.

주주들은 주가 하락의 책임을 물어 사측의 공식적인 해명을 촉구하는가 하면, 주주를 기만했으며, 주식 증여를 위한 작업, 공매세력과 협작한 분식회계라는 등 조작 ‘의혹’이 ‘믿음’으로 번지고 있다. 주주들은 단순 불안 차원을 떠나 청와대에 조사를 위한 청원 요청, 2차 소송전까지 벌이자며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그러나 차바이오텍 측은 주가에 영향을 미칠만한 악재는 없다고 단언했다. 앞서 24일에 싱가포르메디컬그룹(SMS) 지분 취득을 위한 대금도 차질없이 지급됐고, 이번 회계 오류도 단순 실수라는 것이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재무제표상 분명 문제는 없다"면서도 "회계 조직 및 인력을 보강하고 있다. 전문가 그룹으로부터 업무 프로세스 혁신 컨설팅을 진행하는 등 내부 회계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약바이오업계에 정통한 한 애널리스트는 “차바이오텍은 앞서 회계 감사보고서 지연문제 등 홍역을 치룬 바 있었는데 연구개발비의 정정 공시까지 더해져 회사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린게 주가 하락의 배경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시총 9천억원대의 기업이 76억원의 연구개발비를 1,611억원으로 공시한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점, 수개월 동안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 충격을 가져다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