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환산지수 인상폭을 두고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급자단체가 당기는 줄이 더 팽팽해졌다. 지난해 진료비 인상의 원인에 대해 공단과 병원계의 입장 차이가 엇갈렸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병원협회, 대한한의사협회는 강원도 원주 공단 본부에서 2020년 요양급여비용계약을 위한 1차 수가협상을 가졌다. 한 시간 남짓 이어진 첫 협상에서는 내년에 공급자단체에게 줄 수가인상폭을 좌우할 전년도 진료비 총액이 주요 논제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22일 원주 본부에서 대한병원협회, 대한한의사협회와 2020년 요양급여비용계약을 위한 1차 협상을 가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22일 원주 본부에서 대한병원협회, 대한한의사협회와 2020년 요양급여비용계약을 위한 1차 협상을 가졌다.

우선 올해 협상에서는 공급자단체들이 요구한 수가협상 방식의 개선은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병협 등이 SGR모형의 한계점 등을 재차 강조했지만 공단은 재정운영위원회를 설득하지 못해 사실상 올해는 개선이 어렵다고 못을 박은 것.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상근부회장
대한병원협회 송재찬 상근부회장

병협 송재찬 상근부회장은 협상 직후 “병원의 진료비가 증가한 것은 비급여의 급여화라는 보장성 강화로 인한 영향이 크다고 공단에 설명했지만, 공단은 급여화로 인한 비중을 작게 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송 부회장은 “이런 이유로 진료비가 증가한 상황에서 SGR모형을 적용하면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 SGR 누적치나 기준년도에 대한 문제를 개선해서 반영하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재정소위에서 그대로 가야겠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병협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투자가 이뤄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해 적정한 보상을 요구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상급종합병원 등 국공립병원을 포함한 43개 병원의 공시자료를 토대로 회계를 분석했고, 지난해 의료비 수입이 평균 7%인데 비해 의료 비용이 7.5%로 병원들의 경영상황이 오히려 전체적으로 어려워지고 있다고 어필했다.

송 부회장은 “보장성강화 이외에도 메르스, 감염관리 강화 등으로 인한 병원내 시설공사와 투자요구가 많았던 만큼 보상이 필요하다”며 “의료의 중추를 담당하는 중소병원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적정한 보상을 통해 지역주민이 안심하고 의료기관을 이용하게 해달라고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한의협 역시 SGR모형의 기준년도 등의 미공개에 대한 한계점을 지적하고 반복되는 깜깜이식 수가협상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대한한의사협회 김경호 부회장
대한한의사협회 김경호 부회장

한의협 김경호 부회장은 “(한의계는) 보장성강화가 미흡해서 실제 환자수가 많이 줄었다는 점을 집중해서 이야기했지만 공단이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여서 실망감이 있다”며 “환산지수 연구결과를 토대로 이야기 하겠다면서 그 결과를 오픈해주지 않아 올해도 깜깜이 협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부회장은 “보장성 강화에 포함되지 않아 환산지수 밖에 의존할 게 없는 우리의 입장에서 SGR로 가야한다는게 답답하다. 올해는 다른 생각을 해봐야 할지도 모르겠다”며 협상 결렬과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그러면서 한의협은 SGR모형의 개선이 올해 반영되지 못한다고 한다면 몇 년도의 수치를 반영할지, 가중치는 어느정도를 둘지 등을 오픈하고 국민적 합의를 이룰 수 있는 협상을 해야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같은 요구에 공단측은 양 단체와 추가적인 논의를 거쳐 SGR산출년도를 예년과 같이 누적 12년 자료를 사용하기로 했음을 밝혔다.

또 공단측은 연구용역에 사용되는 거시지표도 23일 진행되는 2차 재정운영소위원회가 끝나는 대로 연구용역 연구자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현응 박사가 직접 브리핑할 것이라고도 했다.

단, 한의협이 별도로 요구한 유형별 순위공개는 원활한 협상 진행을 위해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공단은 23일 대한약사회와 대한치과의사협회와의 1차 협상을 갖고, 24일 대한의사협회와의 2차 협상을 시작으로 잇따라 공급자단체와의 막판 협상전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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