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제약사들의 1분기 성적표가 공개됐다. 전반적으로 외형은 커진 모습이지만 수익성에서 부진을 보이며 업계의 전반적인 침체가 수치로 확인됐다. 바이오 중심의 하위권 제약사 대다수는 이익 난 곳을 찾기 힘들 정도로 ‘내림세’였다. 수출경쟁에서 뒤쳐져있는 중소기업은 공동 생동 품목에 약가 인하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모색을, 수익성 악화에 빠진 대형 제약사는 살아남기 위한 고민에 처하게 됐다.

16일 팜뉴스는 2019년도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상장제약사(코스피 제약 및 코스닥 의약품 종목) 120곳의 공시자료를 분석했다.

1분기 매출규모 400억원 이상의 상위 제약사 32곳 중 17곳의 수익성이 호전됐다. 반면 100~400억원 미만의 중견사는 50곳 중 22곳만이 수익성이 나아졌다. 100억원 미만의 소형사의 경우 36곳 중 단 9곳만이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이 호전됐다는 것은 전년동기 대비 영업이익 확대, 흑자전환, 적자축소를 의미한다.

상장 제약바이오사 120곳 중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곳은 17개사로 확인됐다. 매출 1위는 유한양행으로 전년동기 대비 1.5% 늘어난 3,450억원을 기록했으며 광동제약(2,940억원), GC녹십자(2,868억원), 한미약품(2,746억원), 대웅제약(2,637억원), 종근당(2,340억원), 셀트리온(2,217억원), 제일약품(1,664억원), 동아에스티(1,427억원) 등이 최상위권 그룹에 이름을 올렸다.

영업이익이 가장 많이 난 곳은 셀트리온으로 773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수익성은 전년대비 33% 급감하면서 그 빛을 무색하게 했다. 이어 한미약품(259억원), 동아에스티(204억원), 콜마비앤에이치(167억원), 휴젤(164억원), 종근당(159억원), 메디톡스(157억원), 삼진제약(147억원), 동국제약(145억원), 대웅제약(126억원) 순으로 영업이익을 냈다.

400억원 이상 매출군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JW중외제약 두 곳만이 순이익에서 적자를 냈다. 이와 함께 GC녹십자, 차바이오텍, 유한양행, 경보제약, 동화약품, 메디톡스, 셀트리온은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어닝 쇼크를 맞았다. 반면, 광동제약, 한미약품, 일동제약, 보령제약, 동국제약, 제일약품은 안정적인 성장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대웅제약, 제일약품, 동아에스티, 한독, 영진약품은 영업이익이 80%이상 급증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동아에스티의 깜짝 실적은 당뇨병치료제 슈가논 등 주력제품 성장에 따른 전문의약품(ETC) 부문의 매출증가와 슈가논의 라이선스 아웃 수수료 및 GSK 판매제휴 종료 수수료 정산 등이 매출증가에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GC녹십자의 경우 수두백신의 수출물량 감소에 따라 매출원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한 데다 연구개발비용도 전년대비 약 8% 늘어나면서 실적 부진에 직면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호한 성적을 낸 일동제약은 ETC 부문에서 올해부터 동아에스티와 모티리톤에 대한 코프로모션을 진행한 가운데 당뇨병치료제와 고혈압약이 매출 증가에 힘을 보탰다. 휴온스 역시 ETC와 수탁이 각 18%, 13%로 높게 성장하면서 매출 성장을 이끄는 핵심이 됐다.

100~400억원 미만 매출군에서는 삼일제약, 바이넥스, 서울제약, 메디포스트, 앱클론이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명문제약, JW신약, 에스티팜, 메타바이오메드, 일성신약, 한국유니온제약, 삼성제약은 적자전환 했다. 다만 이들 적자기업들 중에서도 JW신약, 일성신약, 삼성제약은 영업외수익 등으로 순이익면에서는 흑자를 기록했다.

 

깜짝 호실적을 보인 곳은 한올바이오파마로, 800%가 넘는 영업수익을 올렸고 바디텍메드, 국제약품 등도 선전했다. 하지만 신일제약, 우리들제약, 대화제약은 영업이익이 반토막나는 참패를 맛봤다.

바이오기업이 중심이 된 100억원 미만 매출군에서는 대부분 기업이 적자였을 정도로 타격이 심했다. 영업이익이 10억원 이상을 기록한 곳은 녹십자셀(25억원), 엘앤씨바이오(18억원), 중앙백신(10억원) 단 세 곳에 불과했다. 가까스로 흑자전환한 곳 역시 에스텍파마, 파미셀, 제노포커스 세 곳이 전부였다.

눈길을 끄는 곳은 매출이 ‘0’인 파맵신으로, 신약 개발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설립 10년에도 상장사 매출 ‘0’이라는 수치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보기 힘든 기네스북에 오를 만한 기록인 것.

 

전체 120개사의 평균 매출은 6.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여기서 매출 성장의 왜곡을 가져다 주는 앱클론(947%)과 에이비엘바이오(515%)는 제외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400억원이상 매출군은 평균 4.4% 성장했으며 100~400억원미만 군 4.3%, 100억원미만에 속한 기업들은 매출이 평균 13% 성장했다. 소규모의 바이오사는 매출이 조금만 커져도 성장률이 급변하기 때문에 성장률이 높게 나은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이 급감한 곳은 에스티팜으로, 전년대비 45% 감소하며 매출이 반토막 났다. 이 같은 에스티팜의 실적 급락은 길리어드사이언스의 C형 간염치료제 ‘소발디·하보니’의 원료의약품에 대한 생산과 수출이 급감했기 때문. 이는 ‘엡클루사’ 등 신약 출시를 계기로 C형간염이 완치가 가능한 질환이 되면서 환자수가 대폭 감소한 데다 경쟁 약품들까지 시장에 진입하면서 매출 규모가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1분기 보고서와 관련해 인보사 사태로 파장이 일고 있는 코오롱생명과학은 회계감사법인으로부터 ‘한정의견’을 받았다. 검토의견에 따르면 재고자산 및 개발비가 매출원가와 무형자산으로 잡은 개발비의 손상에 대해 충분히 검토할 수 없었다는 이유였다. 또 경남제약, 엔지켐생명과학, 환인제약은 15일까지 분기보고서가 제출되지 않았으며 환인제약의 실적은 회사가 공개한 잠정실적으로 대체 작성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실적 부진을 맞은바 있었다”며 “올해도 국내 제약사들이 정부의 제네릭 약가 개편안과 글로벌 제약사들의 매출변화가 국내 제약바이오의 생태계를 뒤흔들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R&D투자와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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