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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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벤처기업’ 하면, 초기 연구개발(R&D)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장기간 실적 부진을 겪는 곳으로 인식되어버린지 오래다. 이렇게 만성적자에 시달렸던 기업들 중에서도 일부는 잇따른 기술수출을 통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사례도 있다. 수익창출의 정석을 보여줬다고 평가받는 곳은 어딜까?

일반적으로 기업 전자공시의 경우, 분기보고서 마감에 임박한 14일과 15일에 몰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바이오기업 상당수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만큼 남보다 앞서 공개하는 것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공시 자체를 꺼리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항체신약 개발업체인 앱클론은 지난 13일 1분기 실적 공시를 단행했다.

팜뉴스는 앱클론의 1분기 보고서를 살펴봤다. 일단 적자로 얼룩졌던 이 회사의 손익계산서는 창사 10년 만에 순이익으로 흑자전환 했다. 공시를 빠르게 낼 수 있었던 이유다.

앱클론 매출은 120억원으로, 작년동기 11억원보다 10배 이상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6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도 56억원이었다. 이 같은 흑자전환의 배경에는 기술 수출이 존재했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중국 대형 제약사인 푸싱의 자회사인 상하이 헨리우스 바이오텍에 위암·유방암 표적 항체신약 후보물질(AC101)을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기술이전 규모는 4,000만달러(약 453억원)로,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 1,000만달러를 지급 받기로 했다. 마일스톤(단계별 기술수입료) 규모도 3,000만 달러로, 로열티는 별도로 수취하게 된다.

앞서 앱클론은 2016년 헨리우스 바이오텍과 중국 판권 기술이전으로 1,65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바 있다.

주목할 점은 현재 이 회사가 개발 중인 치료제의 시장 경쟁력.

AC101은 NEST(항체신약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신약 후보물질이다. 이 약은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 퍼제타처럼 HER2를 표적으로 하고 있다. 두 치료제는 현재 유방암에서 병용투여로 효과를 내고 있는 상황.

문제는 로슈가 지배하고 있는 글로벌 항암제시장을 파고드는 게 쉽지만은 않다는 것.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만은 아니다. 오는 7월 허셉틴의 미국특허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이는 곧 바이오시밀러의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허셉틴과 ‘콤비플레이’를 이루던 퍼제타의 대체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신규항체의 시장 진입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여기서 주목받는 회사가 바로 앱클론이다.

업계에서는 앱클론의 이번 계약이 소규모 바이오 기업이 수익창출을 내는 정석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회사는 이번 기술수출료 유입으로 만년적자 꼬리표를 뗐다. 물론 기술수출 한방에 회사의 모든 적자 구조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이 회사의 누적 결손금은 203억원으로 57억원이 줄어들었을 뿐 146억원의 결손금이 아직 남아있는 상황. 매년 평균 20억원씩 적자가 발생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사업 전략이 필요한 것.

이 회사 내부 관계자는 향후 수익창출 방안으로 지속적인 기술 수출을 꼽았다. 앱클론은 해외 바이어들과 라이선스 이전을 기대할 만한 만남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다음달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2019 BIO USA’에 참석해 신약물질들을 발표하고 글로벌 제약사들과 기술 이전 타진을 도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확인된 발표 예정 물질은 AM201과 AM105이다.

AM201은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인 어피맵을 통해 개발한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동물모델에서 휴미라 대비 우수한 효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AM105는 대장암과 폐암을 적응증으로 면역관문억제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의 면역반응을 향상시켜 암을 제거하는 이중항체 기반의 면역항암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약 개발에 성공할 경우 마일스톤을 통해 중장기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이 가능해진다. 이는 다시 재투자로 이어질 경우 선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다”며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바이오벤처의 경우 초기 단계의 후보물질들과 접목해 상업화를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익창출 모델의 표준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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