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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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치매약으로 사용되고 있는 ‘아세틸엘카르니틴’ 제제의 일부 적응증이 삭제된다. 이로 인해 공백이 생기는 처방 시장의 일정 부분을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가 담당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 때 임상적 유용성을 두고 논란의 중심에 있던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가 벼랑 끝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킬 기회를 잡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9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과 임상 재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도네페질’과 ‘아세틸엘카르니틴’ 제제의 일부 적응증을 오는 7월 삭제하기로 했다.

삭제 예정인 적응증을 보면, 도네페질의 경우 ‘혈관성 치매’, 아세틸엘카르니틴은 ‘일차적 퇴행성 질환’이다.

일단 도네페질 제제의 경우 혈관성 치매에 대한 처방 비중이 많지 않은 만큼 파급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노화에 따른 치매 예방 용도로 쓰이는 아세틸엘카르니틴 제제다.

이 약의 경우 삭제 예정인 적응증이 일차적 퇴행성 질환인데, 이는 전체 처방에서 60%대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판매사 입장에서 보면 매출 타격이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주목할 점은 기존 아세틸엘카르니틴 제제를 대체할 수 있는 약제에 관심이 쏠리면서 이와 비슷한 용도로 처방되는 뇌기능개선제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가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

사실 콜린알포세레이트의 경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논란의 중심에 있던 약이다. 치매 치료의 임상적 유용성을 두고 의료계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심지어 정부의 기등재 의약품 재평가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아세틸엘카르니틴 제제의 일부 적응증이 삭제 위기를 맞자 콜린알포세레이트는 치매약 시장에서 지위가 더욱 공고해질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같은 시장을 두고 ‘울고 웃는’ 역설적인 상황이 만들어진 것.

지난해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의 원외처방 규모(유비스트)는 2,000억원대로 2015년(1,300억원) 대비 65% 성장했다. 여기에 최근 치매 예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대웅바이오 ‘글리아타민’(2018년 767억원)과 종근당 ‘글리아티린’(2018년 629억원)은 양강구도를 형성하며 콜린알포세레이트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특히 이 두 제품은 전년 대비 각각 22.9%, 23.7%의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회사의 주요 매출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 이번 식약처의 발표로 회사 내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종근당 관계자는 “아세틸엘카르니틴 제제의 적응증이 삭제되면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가 이를 대체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를 주력하고 있는 제약사에게는 분명 기회가 될 것”이라며 “식약처 발표가 난지 얼마 되지 않아 회사 차원의 구체적인 마케팅 전략이 나와 있는 건 아니지만 연간 600억원대의 아세틸엘카르니틴 제제 시장이 매력적인 건 분명하다. 작지 않은 규모인 만큼 시장 파이를 최대한 가져올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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