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을 포함한 요양기관의 내년도 살림을 좌우할 수가협상에서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공급자단체들의 협상 무기가 될지, 무용지물이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건강보험 재정이 적자인 어두운 상황을 감안해 그 어느 때보다 공급자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재정운영위원회를 설득시킬 수가인상 요인을 제시해야 한다.

지난 9일 진행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급자단체 실무진과의 상견례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화두였고,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할 수 있느냐가 과제로 남았다.

 

사진=지난 9일 건보공단 중회의실에서 진행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급자단체 실무진의 상견례 모습
사진=지난 9일 건보공단 중회의실에서 진행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공급자단체 실무진의 상견례 모습

이날 대한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등은 공단과 건강보험 보장성강화, 추가소요재정(벤딩)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양 단체는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경영악화를 공통적으로 언급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손실 증명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했다.

한의협 김경호 수가협상단장은 “이번 수가에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경영악화를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공단측은 웃기만 했다”면서 “문제는 기본적으로 한의원의 경영 수지에서 최저임금에 따른 손실 여파를 증명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병협 송재찬 수가협상단장도 “상견례인 만큼 최저임금에 대해 세밀하게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공단이 최저임금을 포함한 자료를 적극적으로 제공해주면 분석을 해서 병원손실을 증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이번 협상에 최저임금 인상 여파를 반영하겠다고 선언한 공단은 이 ‘여파’를 어떻게 증명하느냐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쉽지 않은 여정이 예고된다.

수가협상에 참여한 공단 관계자는 “의약단체들이 경영난을 호소하는데 감정적으로 이야기하면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며 “재정운영위원회를 공단이 설득하려면 객관적인 데이터가 없으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약단체들도 자체 연구소가 있고 내부적으로 환산지수모형에 대한 연구용역도 하는데 손실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없이 힘들다고만 해서는 곤란하다”며 “지난해에도 공급자단체가 필요하다고 한 자료는 전부 전달했다. 이번 수가협상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데이터에 대한 값이다”라고 분명히 했다.

이와 달리 공급자단체는 일자리안정자금, 물가상승 등 여러 가지 외부 변수를 고려하고 일선 회원들의 경영상황 데이터 수집의 한계 등을 이유로 적절한 데이터값을 구하기가 쉽지않다고 토로하고 있다.

더욱이 자체적으로 자료를 제시한다고 해도 공단이 보유한 데이터값의 차이로 사실상 인상으로 이어지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해 의협은 의료정책연구소를 통해 최저임금 16.4% 인상에 따른 의원 경영 부담 가중에 대한 자료를 가지고 공단과 협상을 했지만, 만족할 만한 수치를 얻지 못하고 결국 협상 결렬로 이어지기도 했다.

때문에 이미 수가협상단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최저임금 상승분에 따른 수가 반영은 ‘물 건너갈 것’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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