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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당뇨관리, 초기치료가 ‘관건’
100세 시대 당뇨관리, 초기치료가 ‘관건’
  • 이헌구 기자
  • 승인 2019.05.0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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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 GLP-1 유사체 권고, 혈당 강하 외에 이유있다”
저혈당·심혈관계 안전성 등 치료적 이점에 ‘주목’

윤건호 교수 & 토마스 포스트 박사(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 독일 마인츠대학 내분비학과)

기대 수명이 60세에 불과하던 시절, 마흔에 당뇨병이 왔다고 가정하면 20년만 치료하면 됐다. 현재는 백세 인생에서 40세에 당뇨가 오면 60년을 치료해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초기부터 집중적인 치료로 병의 진행을 늦춰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까닭이다. 과거 당뇨병 치료는 단순히 당화혈색소 수치를 낮추는 것이었다. 치료제의 부가적인 혜택까지 크게 고려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최근의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당뇨병 치료의 패러다임이 환자의 개별 증상과 동반 질환 유무에 따라 적합한 약물을 선택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내분비학과 윤건호 교수와 독일 마인츠대학 내분비학과 토마스 포스트(Thomas Forst) 박사의 대담을 통해 환자별 맞춤형 치료에 대한 중요성과 GLP-1 유사체의 기전적 요인에서 기인하는 ‘트루리시티’의 치료적 이점을 짚어봤다.

 

윤건호 교수(왼쪽) 토마스 포스트(Thomas Forst) 박사(오른쪽)
윤건호 교수(왼쪽) 토마스 포스트(Thomas Forst) 박사(오른쪽)

≫ 글로벌 당뇨치료 트렌드, 국내 가이드라인 반영여부는?

[윤건호 교수] 미국과 유럽의 최신 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의 가장 큰 변화는 개별 환자에 대한 맞춤형 치료로 패러다임이 변화했다는 점이다.

이달 공개 예정인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도 환자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전 세계적인 트렌드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과 유럽 가이드라인에선 SGLT-2 억제제와 GLP-1 유사체가 심혈관계질환(ASCVD)을 동반한 환자에게 우선 권고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수준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국과 서양 환자들의 특성이 다르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일단 전체 당뇨병 유병률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젊은 연령에선 한국의 유병률이 5배 가까이 높다. 국내 50세 이전 당뇨병 유병률은 5~6%인 반면, 서양은 1%라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50대 이후에 발생하는 당뇨병은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서양의 당뇨 환자 70%는 심혈관계 질환 관련 합병증으로 사망한다. 다만 아시아 지역은 심혈관계 질환 못지 않게 신장 질환과 암 발생 합병증에 따른 사망률이 높다. 국내에서 당뇨병을 보다 복합적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때문에 치료제 계열과 환자 개별로 맞춤화된 치료적 혜택 등을 다각적으로 살펴야 한다. 심혈관계 혜택이나 신장 보호 혜택도 추가적으로 고려해 약제를 선택해야 한다.

≫ GLP-1 유사체 임상적 이점이 처방을 끌어낼 것이라 보는지?

[윤건호 교수] GLP-1 유사체는 저혈당 위험성이 비교적 적어 생활 습관을 교정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저혈당 위험성이 있는 약제는 최대한 나중으로 미루고 저혈당을 비교적 적게 유발하는 약제의 조합으로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데, 그 약제가 바로 GLP-1 유사체다.

인슐린이나 설포닐우레아 사용 시에는 비만, 저혈당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 환자들의 규칙적인 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처음 소개된 GLP-1 유사체는 속효성(short acting) 기전으로 하루에 2회 주사해야 하고 이상반응 보고가 많았으며, 급여 조건도 까다로웠던 게 사실이다.

이 후 일주일에 한 번만 주사하면 되는 장기지속형(long acting)으로 보다 쉽게 주사할 수 있으며 이상반응 발생률이 비교적 적은 트루리시티가 출시됐다. 일주일에 한 번만 주사하면 된다는 것은 환자에게 있어 굉장한 장점이다.

≫ 메트포르민 투약 후 2차 약제 선택에서 고려해야 할 점은?

[토마스 포스트 박사] 메트포르민 투약 이후 GLP-1 유사체를 사용하는 것은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 옵션이라는 게 입증됐다. 특히 죽상경화성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있는 환자들은 최대한 일찍 GLP-1 유사체로 치료하는 것이 타당하다. 과체중 환자의 경우도 GLP-1 유사체로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저혈당 발생 위험이 높거나 저혈당 발생을 반드시 피해야 하는 환자들에게도 GLP-1 유사체를 최대한 초기에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부전 환자의 경우 SGLT-2 억제제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메트포르민 처방 이후 설포닐우레아를 사용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본다. 설포닐우레아를 사용할 경우 체중 증가와 함께 저혈당 위험성도 높아지며 베타세포도 다 소모돼 적절한 안전성 데이터도 부족하다. 때문에 경제성이 가장 큰 요인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용할 이유가 없다. 가급적 SGLT-2 억제제나 GLP-1 유사체를 메트포르민과 함께 최대한 조기에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

인슐린과 비교해보면 과거에는 인슐린 치료를 최대한 빨리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GLP-1 유사체를 인슐린보다 먼저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 물론 일부 환자들 중 인슐린이 꼭 필요한 환자들에게는 인슐린을 우선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나 인슐린은 체중 증가와 저혈당 위험성이 있고 심혈관계 혜택에 대한 근거가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반면 GLP-1 유사체는 저혈당 위험이 비교적 적고 심혈관계 혜택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지속적으로 입증되고 있기 때문에 GLP-1 유사체를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다. 때문에 미국과 유럽에서도 인슐린 치료를 시작하기 전 GLP-1 유사체 사용을 먼저 고려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 향후 GLP-1 유사체가 만들어 낼 변화를 예측한다면?

[윤건호 교수] 젊은 당뇨환자의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기대 수명까지 길어졌다. 때문에 저혈당 발생 위험이 낮고, 처음부터 강력한 치료 효과를 보이는 약제를 초기에 사용하는 것이 장기적인 생존을 고려했을 때 중요하다.

약가에 대한 관점에서도 초기에 강력한 치료제를 사용하는 게 장기적으로는 비용효과성이 크다. 실제로 의료비 사용 내용을 보면 중증 질환으로 10년 이상 생존하는 환자들은 전체 환자의 10% 남짓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사용하는 의료비는 전체 의료비의 50% 수준이다. 상위 5%의 환자가 50%의 의료비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를 대입해보면 초기에 강력한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를 사용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의료비를 절약하는 길이다. 약값을 고려해도 이득이다. 초기부터 철저히 치료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면 망설여서는 안된다.

최신 당뇨병 치료제들은 단순히 혈당만 떨어뜨리는 게 아니라 혈압, 인슐린 저항성, 내장지방, 지방간 등에도 부가적인 혜택이 있는 만큼 이미 당뇨병이 진행된 후가 아닌 전 단계에서도 적극적인 치료를 할 수 있다.

≫ 심혈관계 혜택 입증, GLP-1 유사체 ‘계열 효과’인가?

[토마스 포스트 박사] GLP-1 유사체 중 릭시세나타이드와 엑세나타이드는 심혈관계에 긍정적인 혜택을 보이지는 않았다. 두 약제의 상황만 놓고 보면 결국 장기지속형 제제가 살아 남고 속효성 제제들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신약들도 장기지속형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또 다른 GLP-1 유사체 알비글루타이드는 혈당 강하 효과와 체중 감소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은 약물임에도 불구하고 1차 연구 종료 지점이던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에서 심혈관계 혜택을 입증했다.

중간 결과이긴 하나, 둘라글루타이드 역시 심혈관계 확진 환자 및 심혈관 질환이 없는 환자를 포함하는 연구에서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발생률 감소에 대한 우월성을 확인했다.

이를 종합하면 GLP-1 유사체 계열 전체의 심혈관계 혜택이 명확히 입증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GLP-1 유사체는 혈당 강하 효과에 더해 계열 효과가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 주사 제형 GLP-1 유사체에 대한 환자 부담, 진료 현장의 생각은?

[토마스 포스트 박사] 세침 바늘이 출시되면서 통증 문제는 어느정도 해결됐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환자들은 “당뇨 주사제=인슐린”의 공식을 떠올리고 있고, 인슐린은 체중이 증가하고 저혈당 발생, 실명 등의 안저질환 및 신장 합병증을 유발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당뇨병의 합병증 증상을 인슐린 주사제의 이상반응으로 오해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들이 주사제 전체에 대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여기서 GLP-1 유사체는 다르다는 것을 환자가 인지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 주 1회 투여로 효과를 볼 수 있고 저혈당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함으로써 GLP-1 유사체 주사제에 대한 인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윤건호] 10여년 전 주사제를 기피하는 요인에 대한 서베이를 진행한 적이 있다. 결과는 놀랍게도 단순히 주사제가 아파서 기피하는 것이 아니었다. 인슐린을 주사하게 되면 더 이상 돌아갈 곳이 없는 당뇨병의 종착점, 즉 갈 데까지 갔다는 두려움과 자괴감이 주사제 기피의 가장 큰 요인이었다.

눈, 심장, 간이 나빠지는 이유는 주사제가 원인이 아닌, 혈당 조절 실패로 인해 발생하는 합병증인데 환자들은 이를 인슐린과 연관 지어 생각한다. 주사제를 맞는다는 사실만으로 “이제 끝났구나, 마지막이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 이러한 오해가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주사제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도록 환자들의 주의를 지속적으로 환기시켜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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