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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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알포세레이트가 정부의 건기식 규제 완화 발표 이후 논란의 중심에 섰다. 효과가 명확하지 않은 만큼 전문약 지위를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과 임상적 유용성이 확인됐기 때문에 가치가 분명히 있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약의 영역’인 만큼 효능과 안전성 입증만이 지리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열쇠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의 대표 전문의약품인 글리아타민(대웅바이오/767억원)과 글리아티린(종근당/629억원)의 원외처방액(유비스트)은 1,400억원에 달했다. 전체 시장 규모는 2,000억원으로 2015년(1,300억원) 대비 65% 성장했으며 최근 치매 예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콜린알포세레이트 전문약시장의 성장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곳도 있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이하 건약)가 대표적. 건약은 최근 논평에서 보건복지부가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임상적 유용성이 높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막대한 건보재정 투입을 방치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건약은 콜린알포세레이트가 식약처로부터 뇌대사개선제로 허가를 받았지만 제약사가 제출한 임상 자료나 문헌 등으로는 해당 적응증의 치료 효과를 입증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마디로 공인된 임상 시험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

그렇다면 건약은 왜 식약처에 제출된 임상 자료에 강한 불신을 갖고 있을까.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일단 오리지널(글리아티린/이탈파마코)의 임상(5개)이 대부분 1980~90년대 진행됐는데 최근 임상의 최소 기준인 이중맹검으로 실시된 연구가 단 한 건도 없다는 지적이다. 또 임상에 참여한 인원이 40~59명, 기간은 15~90일에 불과하고 이 중 3개의 임상은 경구제가 아닌 주사제의 효능 입증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신뢰성을 담보하기에 부족하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의 전문약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제약사와 상당수 의료진들은 그동안의 처방 경험을 바탕으로 임상적 유용성이 상당 부분 확인됐다는 입장이다. 근본적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비용 편익적인 부분과 치료 효과 측면에서 충분히 처방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오리지널 제품인 글리아티린의 국내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종근당은 최근 논란과 관련, 이탈리아 카멜리노대학 아멘타(Amenta) 교수가 지난 2012년부터 4년간 허혈성뇌손상과 알츠하이머를 동반한 59~93세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장기 임상연구(ASCOMALVA) 결과를 제시하는 것으로 입장을 대신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도네페질과 콜린알포세레이트 병용투여 시 도네페질 단독투여 대비 ▲인지기능 평가지수(MMES) ▲알츠하이머병 악화를 의미하는 ADAS-cog 점수 ▲일상생활 수행능력 지수(BADL, IADL) 등이 모두 크게 개선됐다.

이와 관련해 의료계 한 관계자는 “글리아티린이 국내에 출시된 지 20여년이 다 돼가고 있다. 치료 효과나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았다면 시장에 남아 있을 수도 없고 의료진들이 처방을 내리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콜린알포세레이트 단독투여는 근거가 부족할 수 있지만 도네페질과 병용요법 시 실제로 꽤 많은 환자가 효과를 보고 있는 만큼 전문의약품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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