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제약
JW중외제약

음식물 섭취가 어려운 외과수술 환자 등에 처방되는 ‘엔커버’가 품절될 예정이다. 하지만 수입사인 JW중외제약 측은 제조사인 일본 오츠카제약의 공급 중단 이유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상당수 병원들이 엔커버 품절 사실에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회사 이름 하나 믿고 쓴 만큼 향후 이 회사와의 거래를 계속할지 고민하는 모양새다.

25일 팜뉴스 취재 결과, JW중외제약이 일본 오츠카제약으로부터 수입해서 판매하고 있는 경장영양제 엔커버가 품절된다. 보유 재고분도 대부분 소진된 데다 공급 재개 일정마저 불투명해 추가 공급은 당분간 불가능할 전망이다.

그런데 문제는 JW중외제약이 엔커버의 공급 중단 이유나 재개여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는 것.

회사 측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내부에서 공급 중단 사유를 계속 확인 중에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이유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는 무책임한 답변 뿐이었다.

엔커버 품절이 기정사실화된 만큼 병원들의 처방 상황과 향후 대책을 듣기 위해 담당자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의외의 사실이 또 하나 확인됐다. 상당수 상급종합병원들이 엔커버의 품절 소식을 제대로 안내받지 못했던 것.

A 상급종합병원 약제 담당자는 “품절이 예상되면 보통 제약사에서 공문이 오거나 도매상에서 연락이 온다. 또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품절이 예상된다고 알려준다. 하지만 엔커버와 관련해 JW중외제약으로부터 어떠한 공문도 받은 것이 없다”며 “재고가 많지 않은데 만약 사실이라면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JW중외제약 측은 모든 공급처에 공문을 보내 품절 소식을 전달했다는 해명만 늘어놓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엔커버 품절 관련 공문을 도매와 병원 쪽에 보냈고 담당자를 통해서도 안내를 한 상황”이라면서 일부 병원이 품절 공문을 받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봐야 한다는 답변이 전부였다. 둘 중에 한 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본지는 주요 상급종합병원 측에 확인을 요청했다. 그런데 약제 담당자들의 말은 JW중외제약의 해명과 차이가 있었다.

B 상급종합병원 약제 담당자는 “아직 JW중외제약에서 품절과 관련된 공문을 받지 못했다. 담당자에게 들은 내용도 없다. 몇 년전 하모닐란이 품절된 적이 있었는데 당시 환자들이 굉장히 난감해 했었다”며 “엔커버 품절이 사실이라면 예전과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JW중외제약 주장대로 최근 공문을 확인한 병원들도 있었다. 다만 회사 측에 대한 실망감은 공문 수취여부를 떠나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름 하나 믿고 썼는데 뒷통수 맞은 기분이라는 것이다. 장사의 최우선은 신뢰라는데 회사는 주고객들로부터 이미 상당 부분 신임을 잃은 셈이다.

공문을 받은 날짜에도 차이가 있었다. 이들은 회사 측의 대응이 좀 더 빨랐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일반적으로 품절이 예상될 경우 재고량을 확인해 수급을 조절하는데 그러기에는 이제 너무 늦었다는 게 공통된 얘기였다.

C 상급종합병원 약제 담당자는 “얼마 전부터 주변에서 얘기를 듣긴했는데 우리는 어제(23일)서야 회사로부터 품절 관련 공문을 받았다. 공문에 제조사인 ‘일본 오츠카제약에서 공급받는 물량이 원활하지 않아 품절된다’, ‘재개 일정도 불투명하다’는 내용이었다”며 “시중에 나와 있는 일반영양액으로 대체한다 하더라도 가격대가 높아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D 상급종합병원 약제 담당자도 “관련 소문은 있었지만 실제 공문은 며칠 전에 받았다”며 “재고 물량이 2주 분량밖에 없어 환자들의 피해는 불가피 한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현재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경장영양제 전문의약품은 '엔커버'와 '하모닐란'(영진약품)이 유이하다. 엔커버가 품절될 경우 환자들의 선택지는 사실상 사라질 게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일반영양액으로 대체 할 수도 있지만 이마저도 급여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늘어나는 경제적 부담은 감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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