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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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신약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약사 라이선스를 보유한 R&D 인력 수요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인력 공급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약대 정원이 꾸준히 늘어났는데도 산업약사가 부족한 이유는 뭘까. 약업계에서는 정부가 산업약사 부족 현상을 해결하고자 하는 방식이 1차원적이고 다분히 정치적인 결정에 따라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는 산업 현장의 약사 부족을 해결한다는 명분으로 약대 2곳을 신설하고 정원을 증원했다. 하지만 약계를 대표하는 대한약사회, 대한약학회, 한국약학교육협의회는 최근 정부의 명분이 옹색하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11년에도 산업 현장의 약사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15개 약대가 신설되면서 정원이 늘어났다. 하지만 산업약사 부족 현상은 개선되지 않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약업계는 산업약사 부족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약대생들이 제약산업에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유인책과 산업약사를 육성하는데 제약업계가 참여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제도화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는 약대생 실무실습교육을 제약사들과 적극 연계해 활성화 시킬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약대생들이 제약사에서 실무실습교육을 받으면서 연구·개발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해 보고 싶다는 동기를 부여하고 산업약사라는 진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A제약사 관계자는 “약대생 대다수가 졸업 후 약국이나 병원으로 가고 제약사로 오는 경우는 드문 게 현실이다. 제약사에서 진행하는 실무실습교육 만족도가 높아진다면 약대생들이 산업약사라는 진로를 선택하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회사 입장에서도 우수 약사 인력을 미리 선점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만큼 대학과 제약사의 연계는 분명 시너시 효과가 클 것이다”면서도 “다만 특별한 인센티브 없이 제약사를 끌어들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업에 혜택을 주는 당근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현재 국내 제약사 대다수는 체계적인 실무실습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지 않는 데다 될 수 있으면 참여를 꺼리기까지 한다. 설령 참여한다 하더라도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여기며 형식적으로 교육을 진행하다 보니 약대생들의 만족도 역시 높지 않은 상황.

B제약사 관계자는 “여러 인맥을 통해 실무실습교육 요청이 들어오면 솔직히 달갑지는 않다. 기간이 짧은 편도 아니고 별도의 관리 인력을 둬야 하는 등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보통 생산공장이나 연구소에 배정되는데 참관이나 단순 업무에 투입될 수밖에 없다. 정부나 약계는 제약산업의 미래를 고려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하지만 회사도 여력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약업계는 산업약사 육성을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예측 가능한 실무실습 운영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제약업계-약대 컨트롤타워’ 마련을 정부가 주도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지금처럼 제약사의 희생에 기반한 실무실습교육으로는 약대생 정원을 아무리 늘려도 산업약사 육성이라는 정부의 목표는 사실상 공염불에 불과할 것이라는 지적인 것.

약업계 관계자는 “산업약사가 부족한 것은 약사 수가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다. 약사 정원을 늘린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배출되는 약사들이 왜 제약산업을 기피하는지에 대한 원인 분석이 필요한데 정부는 자꾸 다른데서 해결책을 찾고 있다”며 “산업약사를 늘리기 위해서는 정부가 약계와 제약업계가 유기적으로 인재 양성과정에서 협력할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 주고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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