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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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대형 제약사들의 남녀 직원 간 1인당 연봉 격차가 평균 약 2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남녀 고용비율도 남성 직원이 여성에 비해 3배 가량 많았으며 여성임원 수는 기업별로 평균 1~2명 정도 밖에 되지 않아 남녀 불균형 고용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우월 고용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10일 팜뉴스는 지난해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상장제약사 33곳(지주사 제외)의 사업보고서를 통해 임직원의 성별 고용비율과 임금을 심층 분석했다.

우선 33곳 대형 제약사의 남녀간 평균 연봉은 남직원 6400만원, 여직원 평균 4500만원이었다.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 1900만원을 더 받아간 것이다. 이번 조사대상 기업 중 여성이 연봉을 더 많이 받는 곳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 여직원의 연봉은 남직원의 평균 70% 정도 수준이었다.

 

남녀간 연봉 격차가 가장 큰 곳은 안국약품으로 4600만원이나 차이가 났다. 이는 월급으로 환산하면 380만원으로 남직원 연봉의 반도 안 되는 수준. 안국약품의 이 같은 차이는 남직원의 평균 연봉이 33곳 중 가장 많은 8600만원인데 비해 여직원의 임금은 평균치(4500만원)에도 못 미치는 4000만원 수준으로 나타나 그 격차가 커지게 됐다.

이어 이연제약 3700만원(월310만원), 유한양행 3100만원(월260만원), 일양약품 2900만원(월240만원), 부광약품 2700만원(월230만원), 휴젤 2500만원(월210만원), 명문제약 2500만원(월210만원) 순으로 연봉 격차가 크게 났다.

반면, 남녀간 월급여 차이를 100만원 이내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한 제약사도 있었다. 종근당 1200만원(월100만원), 영진약품 1200만원(월100만원), 한미약품 1100만원(월90만원), 셀트리온 900만원(월80만원), GC녹십자 800만원(월70만원), JW생명과학 800만원(월70만원)으로 연봉 차이가 적었다.

이 같은 남녀간 연봉 차이는 왜일까. 이에 대해 제약사 한 관계자는 “업무기간, 직급, 연구직과 생산직 남녀비율 그리고 영업군에 대한 인센티브 문제 등으로 이를 감안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분석을 통해 직원들의 업무기간도 살펴봤다. 남성은 평균 근속기간이 7.8년 이었던 반면 여성은 이보다 짧은 6.1년이었다. 남직원에서 오래 일한 사람이 많다 보니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 임금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란 것에 어느 정도 힘을 실어주는 결과치다. 다만 여직원이 남성보다 근속년수가 길거나 그 차이가 없는 곳도 다수 존재해 근무기간과 남녀 직원 간 임금 격차가 근속에 기인했다는 설명에는 설득력이 떨어졌다. 실제로 휴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일동제약, 대원제약, 한미약품, 국제약품, 이연제약, 영진약품, 안국약품 등은 근속년수 차이가 1년을 넘지 않았다.

여성의 유리천장 논란도 지적된다. 국내 제약사의 여성임원 비율은 7.6%로 이는 제약사당 평균 1.6명에 불과한 수치였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다국적 제약사들의 여성임원이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보면 대조적이다. 실제로 다국적 제약사의 여성임원은 53% 비율로 남성임원 수를 이미 추월했다. 제약 이외의 업종에서도 여성 임원의 비율은 평균 17%로 나타났다. 국내 제약사에서 여성이 임원을 달기는 사실상 ‘하늘의 별따기’라고 할 수 있는 것.

심지어 삼성바이오로직스, 휴온스, 일동제약, 환인제약, 삼천당제약, JW생명과학, 영진약품, 안국약품, 일양약품, 종근당바이오 등은 여성임원이 한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제약사는 명성에 맞지 않는 여성 임원 ‘제로(0)’의 불명예를 안게 됐다.

반면, 여성 임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한미약품으로 9명(임원의 23%)이 선임됐다. 한독은 7명의 여성 임원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이는 전체 임원의 33%를 차지하는 규모로, 여성 임원비율로만 보면 전체 제약사 중 1위였다. 이어 종근당 4명(10%), GC녹십자 4명(16%), 셀트리온 3명(8%), 보령제약 3명(11%) 등의 순으로 여성임원 수가 많았다. 결과적으로 이들 제약사가 양성평등 문화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 된 셈이다.

한편, 여성 고용비율은 평균 28%로 집계 됐다. 휴젤, 셀트리온, 한독은 40%가 넘는 여성 고용 비율을 나타냈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부광약품, 휴온스, 일동제약 등도 30%가 넘는 수준으로 확인됐다. 반면 현대약품, 경보제약, 종근당바이오는 20%가 안되는 낮은 수준의 여성 고용 비율이 드러나 여직원 채용 문제에 있어 고용상 성차별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만큼 시급한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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