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형 제약사들은 실적 부진에도 등기 임원의 연봉을 평균 6.1%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수익성 부진에도 임원들의 인건비가 전반적으로 늘어난 건데, 일부 기업들의 경우 높으신 분을 위한 ‘돈잔치’를 벌였다는 오명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정작 직원들의 몫은 뒷전이고 ‘자기 배 불리기’에만 급급했기 때문이다.

9일 팜뉴스는 지난해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상장제약사 33곳(지주사 제외)의 사업보고서를 통해 임직원의 인건비를 분석했다.

우선 작년 영업이익이 늘어난 제약바이오기업은 조사대상 33곳 중 15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등기임원 보수가 늘어난 곳은 24곳에 달했다.

 

이들 제약사들의 등기 임원 보수 수준은 평균 약 4억1800만원이었으며 미등기 임원 연봉은 약 1억7200만원이었다. 

등기임원과 미등기임원의 차이는 등기임원의 경우 이사회에서 의사결정권을 가지지만 미등기임원은 이사회에 참석할 수 없고 의사결정권도 없다.

때문에 실질 지배권을 가진 대주주나 추천인이 등기 임원으로 등재된 경우가 많아 실적이 저조해도 당장 급여를 많이 받아 가는 것에 대해 곱지 못한 시선이 있어 왔던 것.

등기임원의 보수가 가장 높은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로 24억2800만원이었다. 이어 셀트리온(10억8000만원), 환인제약(7억1600만원), 코오롱생명과학(6억1900만원), 한독(5억8000만원), 화일약품(5억8000만원)순이었다.

등기 임원의 임금 상승률도 천차만별이었다.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JW생명과학으로, 등기 임원들은 전년대비 50% 오른 1억5000만원을 받아 갔다. 이어 동아에스티(46%, 2억3700만원), GC녹십자(32%, 3억5800만원), 한독(32%, 5억8000만원), 휴온스(30%, 2억6800만원), 경동제약(29%, 3억6800만원), 부광약품(25%, 5억4200만원) 순이었다.

주목할 점은 이들 등기 임원의 보수가 실적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곳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것.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영업이익 적자가 1000억원 이상을 기록했지만 등기임원 2인에게 49억원이 지급됐다.

인보사 문제로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코오롱생명과학은 적자 확대에도 조사대상 중 4번째로 많은 돈을 등기임원에게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직원들 급여는 정작 하위권 수준인 5000만원으로, 심지어 전년대비 2% 감소했다.

반대로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은 등기임원진도 존재했다. 바로 휴젤, 영진약품, 대웅제약, 대화제약으로, 이들은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 보수도 전년대비 각각 56%, 42%, 37%, 33%나 깎였다.

아울러 직원 급여가 가장 많이 인상된 곳은 일양약품으로 2017년 4400만원에서 지난해 6500만원으로 47% 늘었다. 이어 휴온스(23%), 안국약품(18%), 대웅제약(16%), 한미약품(16%), 이연제약(14%), 동아에스티(12%), 보령제약(10%) 순으로 인상률이 높았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영업이익 증가에 따른 수익성 호전으로 급여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일양약품과 대웅제약은 영업이익이 각각 29%, 37% 감소했지만 직원들의 급여는 끌어 올렸다.

한편 33곳의 제약사 평균 직원 연봉은 5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직원급여가 가장 높은 곳은 안국약품으로 7600만원이었으며 이어 유한양행(7500만원), 일동제약(7000만원), 이연제약(6700만원), 대웅제약(6600만원), 한미약품(6600만원), 일양약품(6500만원), 삼성바이오로직스(6500만원), 동아에스티(6400만원), 한독(6400만원)순으로 확인됐다. 대체로 매출 상위 제약사들이 평균 6천만원을 넘게 직원들에게 연봉으로 지급하고 있던 것이다.

반면 실적이 저조한 일부 제약사들은 직원들의 평균 급여가 깎이는 상황이 연출됐다. 영업이익이 40% 감소한 휴젤은 직원 급여가 9% 줄어들었고 매출이 12% 감소한 국제약품(-6%), 화일약품(-2%), 적자가 확대된 코오롱생명과학(-2%), 영업이익이 급감한 삼천당제약(-2%), GC녹십자(-2%), 순이익이 34% 감소한 일동제약(-1%) 등이 직원 연봉을 줄인 제약사로 집계됐다.

이 중 화일약품은 직원 연봉이 4400만원으로 최하위권이었고 대화제약(4700만원), 국제약품(5000만원), 코오롱생명과학(5000만원)도 하위권 수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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