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약사들이 떠안은 외상값은 매출대비 평균 35%로 이는 전체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제네릭 약가제도를 앞두고 각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3일 팜뉴스는 상장제약사 30곳의 감사보고서를 통해 2018년 매출채권(외상으로 아직 받지 못한 판매대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 그 금액이 가장 컸던 곳은 셀트리온으로 9422억원이었다. 또 이들 30곳의 판매대금 회수기간은 평균 119일로 전년대비 약 4일 앞당겨졌다.

 

우선 이번 조사대상 30곳의 매출채권 비중은 전체 매출에서 평균 35% 정도 차지하는 수준이었다. 셀트리온의 매출채권은 1조원에 육박(9422억원)했는데 이는 매출액 대비 96%에 달하는 수준이다. 제품을 많이 팔아도 사실상 들어오는 현금은 적었다는 얘기다.

셀트리온은 외상값(매출채권)을 회수하는 데까지도 304일이 걸렸다. 대략 10개월 정도 지나야 현금이 들어왔다는 의미다.

셀트리온의 해외 매출분 전량을 갖고 가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매입채무(외상으로 아직 주지 못한 구입대금) 소멸 기간도 330일이나 걸렸다. 제약사 평균 35일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수치다. 즉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약 1년 정도 밀린 수준에서 외상 거래를 하고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셀트리온에 이어 매출채권이 많은 곳은 셀트리온헬스케어(4539억원), 녹십자(4132억원), 유한양행(3754억원), 광동제약(2526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2431억원) 순이었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 포함된 제약사들만 놓고 볼 때 이들 기업들의 전체자산에서 매출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29%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이는 외상으로 깔아 놓은 의약품이 많다는 것인데 경기가 나쁘거나 거래상대방의 신용에 문제가 생길 경우 대금 회수가 어려워지고 거래처 관리 문제도 뒤따르게 되는 만큼 예기치 못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다.

기업별로 보면, 외상으로 아직 받지 못한 판매대금이 전체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JW중외제약 40%, 광동제약 35%, 경보제약 31%, 명문제약 31%, 신풍제약 31%, 영진약품 31% 순으로 높았다.

매출채권 회전율은 평균 3.81을 기록해 전년 3.73보다 개선됐다. 매출채권 회전율(순매출액/평균매출채권)은 일정기간 매출채권이 현금으로 전환되는 평균 횟수를 나타내는데 여기서 회전율이 낮으면 매출채권의 회수기간은 길어지는 만큼 리스크를 동반할 수 있어 수익에 악영향을 주게된다.

매출채권 회전율이 가장 낮은 곳 역시 셀트리온으로, 1.2를 기록했으며 외상값의 회수기간은 평균 304일이었다. 반면 회수기간이 가장 짧은 곳은 7.12 회전율을 기록한 삼성바이오로직스로, 51일 만에 외상값을 회수했다. 이들 두 곳은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을 대표하는 양대 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히 대조되는 수치다.

기업별로 보면, 셀트리온에 이어 신풍제약(1.4, 261일), 셀트리온헬스케어(1.66, 220일), JW중외제약(1.98, 184일), 명문제약(1.99, 183일), 동성제약(2.2 166일) 순으로 외상값 회수기간이 길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어 대원제약(6.89, 53일), 동아에스티(6.15, 59일), 알보젠코리아(6.12, 60일), 일동제약(6.06, 60일), 대웅제약(5.97 61일) 순으로 외상값을 빨리 거둬 들였다.

이 외에도 광동제약(70일), 종근당(73일), 유한양행(76일), 한미약품(78일) 등 매출 상위 제약사들이 대체로 중소 제약사들보다 외상값 회수가 양호한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결과치만 놓고 볼 때 최근 새로운 제네릭 약가제도가 나온 시점에서 중소사들에게 던지는 시사점은 크다.

외상매출 비중이 높거나 채권 잔액이 많아도 회수가 빠르면 수익성 악화나 관리 차원에서의 문제가 발생될 확률이 적지만 외상값 회수가 길어질 경우 현금흐름에 문제가 될 수 있고 재무에 직격타로 다가 올 수 있는 만큼 향후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는 “정부 주도의 제네릭 약가인하가 중소제약사의 수익성에 악화를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매출채권 구조를 개선시킨 원활한 현금 흐름이 향후 투자 선택의 결과를 좌우할 중요한 키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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