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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지난해 뿌린만큼 거뒀다
제약사, 지난해 뿌린만큼 거뒀다
  • 김정일 기자
  • 승인 2019.03.29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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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촉비 늘린 기업, 영업실적도 덩달아 증가
지출보고서 압박에도 영업비용 지출 ‘가지각색’
판촉비 대신 지급수수료 늘어…“CSO 용역 대가 성격 강해”

지난해 리베이트 규제를 위한 지출보고서 시행으로 제약사들의 판촉비가 전반적으로 줄어 들면서 정부의 압박이 어느정도 먹혀 들었다는 평가다. 다만 이 기간 판촉비를 늘린 기업 대다수가 수익이 좋아진 반면 판촉비가 줄어든 곳은 영업활동 위축으로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약사신문은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국내 제약사 30곳의 감사보고서(3월18일 기준)를 분석한 결과, 지출보고서 작성 시행(2018년 1월1일) 이후 국내 제약사들의 경제적 이익 제공과 관련한 비용인 판매촉진비(판촉비), 학술비, 접대비 등 지출이 시행 전에 비해 대체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30곳 기업은 매출액 기준 3천억원 이상, 1천억원~3천억원 미만, 1천억원 미만의 기업군으로 분류해 각각 전자 공시된 10곳을 대상으로 했다.

>> 판촉비 늘린 기업, 영업실적도 덩달아 증가

보령제약, 전년비 판촉비 24% 더쓰고 영업익 2380% 성장

먼저 영업활동과 직결되는 판촉비를 살펴보면, 판매수수료를 포함해 판촉비가 공개된 20곳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판촉비 비율은 평균 3.2%(전년 3.5%)였다. 판촉비 자체는 전년대비 평균 15% 감소했고 판촉비가 공개된 22곳 중 8곳만이 판촉비가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판촉비가 증가한 회사들의 영업실적이 판촉비가 감소한 회사들보다 훨씬 좋은 성적표를 거뒀다는 점이다.(표1)

 

실제로 판촉비가 24% 증가한 보령제약은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380%나 증가했다. 또한 판촉비를 3% 늘린 한독은 흑자전환 했으며 휴온스는 판촉비를 20% 올린 대신 영업이익이 25% 증가했다. 판촉비를 91% 늘린 조아제약은 영업이익이 316% 증가하며 호전된 수익을 기록했다.

반면 판촉비를 47% 줄인 유한양행은 영업이익이 43% 감소했고 판촉비가 27% 줄어든 대웅제약도 영업이익이 37% 감소했다. 판매촉진비가 35% 감소한 삼일제약과 52% 줄인 서울제약도 모두 적자 늪에 빠졌다.

판매촉진비(Sales promotion cost)는 신제품 출시나 의약품의 판매과정 등 영업현장에서 필연적으로 소요되는 비용들을 총칭하며 판매촉진비가 감소했다는 것은 판매촉진 활동이 위축됐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판매촉진비의 이 같은 감소 배경에는 그 동안 의약품 리베이트 영업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정부가 시행한 리베이트 근절 대책 압박과 이에 따른 제약사들의 윤리경영이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 평균접대비 5억8천7백만원, 기업 과반 전년대비 비용 줄여

삼천당·환인제약·명문제약, 업계 평균 6억여원 한참 상회

최근 제약사들은 윤리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을 제정하고 모니터링을 통해 규정 위반 직원에 대해서는 인사상의 불이익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때문에 제약사 영업사원들은 리베이트 의혹을 받지 않기 위해 과거 공격적인 영업활동 보다는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관련 비용 지출도 함께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결국 앞서 실시됐던 리베이트 쌍벌제·청탁금지법(김영란법)에 이어 지난해부터 경제적이익 제공에 따른 지출보고서가 본격 시행에 들어가면서 영업활동이 대폭 위축됐던 것이 판촉비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접대비와 관련해서는 집계된 21곳 중 과반인 10곳의 접대비가 감소했다. 1곳당 평균접대비는 5억8천7백만원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 삼천당제약, 환인제약, 명문제약은 각각 15억원, 30억원, 16억원을 기록, 평균을 한참 상회하는 수준에서 접대비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접대비란 접대비 및 교재비·사례금·기타명목 여하에 불구하고 이와 유사한 성질의 비용으로서 법인이 업무와 관련해 지출한 금액을 말한다. 접대비는 법인의 업무와 관련해 세법상 원칙적으로 일정한도까지만 비용을 인정받는다. 현재 법인의 접대비 한도는 매출액이 500억원을 초과하는 규모일 경우 6천만원+500억원 초과금액의 3/10,000 수준으로 작기 때문에 대부분의 회사들이 접대비를 초과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 청탁 금지법 시행 이후 접대비는 계속 축소되고 있는 추세"라면서 “다만 회사마다 재무제표 상 접대성 비용이지만 접대비로 포함하지 않거나 달리 집계하는 경우도 있어 서로 비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 지출보고서 시행 이후 ‘지급수수료’ 평균 18% 늘어

CSO 등 우회적인 수수료 의미 강해…일종의 용역 대가

판촉비와 접대비가 대체로 줄어든 반면 지급수수료는 평균 18% 늘었다. 30곳의 평균수수료는 130억원이었으며 지급수수료가 집계된 30곳 중 20곳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3천억원 이상의 대형 제약사들의 지급수수료는 평균 300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급수수료는 용역에 대한 대가로 지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종의 외주비 정도로 볼 수 있다. 때문에 지급수수료 역시 회사마다 집계기준이 서로 틀리지만 대체로 코프로모션상품, 판권에 대한 수수료, 도급 및 CSO위탁 등에 대한 수수료가 집계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직접적인 영업현장 수수료 보다는 우회적인 수수료 측면이 강하다는 점에서 지출보고서 작성 이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학술연구비는 확인된 4곳 중 3곳이 줄었으며 지난해 삼일제약 30억원, 환인제약 10억원, 한독 71억원이 지출됐다. 회의비는 집계된 19곳 중 6곳만이 줄었고 13곳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출보고서 자체가 영업에 방해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리베이트로부터 보호를 받는 기폭제로 볼 수 있다”며 “판촉비와 영업 수익성과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법규의 테두리 안에서 적극적인 영업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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