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보건복지부가 검토하고 있는 약가제도 개편안으로 인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을 대표하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리더십에 심각한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80여개의 중소제약사가 약가인하 관련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탈퇴 후 한국제약협동조합 신규가입, 약가인하 시행 시 소송 진행, 생존권 사수 궐기대회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은 협회가 심각한 위기에 처한 중소제약사를 대변하기는 커녕 정부의 공동생동 폐지에 동조하고 약가인하와 관련해 어떠한 공식적인 입장발표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등 이익단체의 역할을 포기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하는 한편 생존을 위해 어떠한 실력 행사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협회는 현재까지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제네릭 난립 방지, 의약품 품질 향상 등 산업 전반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약가제도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정부의 입장과 그동안 궤를 같이 해온 만큼 섣불리 공식 입장을 내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하지만 더 이상의 침묵은 협회의 근간이 송두리째 뽑힐 수 있는 위험을 가중시킬 수 있다. 지난해부터 누적된 회원사의 불만은 이미 위험 수위를 한참 넘어선 상태다. 정부 약가제도 개편안의 시발점이 된 지난해 발사르탄 사태 이후 협회는 상당수 회원사로부터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그해 1월 원희목 회장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회장 취업 제한 결정을 전격 수용하며 사퇴, 회장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조직의 구심점이 사라졌던 것이 결정적이었다. 회원사들의 조속한 회장 선임 요구에도 불구하고 협회 이사장단은 장고를 거듭하며 무려 10개월만에 원희목 회장을 재추대했다.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 과정에서 협회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쳐버렸다는 비판에서 회장은 물론 협회 이사장단도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현재 이사장단에는 14개의 중견제약사가 포진해 있는데 협회가 중견제약사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반쪽자리라는 중소제약사의 불만을 누그러뜨리지 못한다면 갈등의 골은 앞으로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 시점에서 협회 수장인 원희목 회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존재 이유는 중견제약사와 중소제약사 어느 한 쪽의 이익이 아닌 회원사 모두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 있다”며 “194개의 회원사 중 현재 협회 탈퇴를 언급하고 있는 곳이 80여곳이 넘는다. 다는 아니더라도 향후 상당수 중소제약사가 탈퇴를 선언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대표성에 심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더 늦기 전에 협회가 중소제약사들의 반발을 가라앉힐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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