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덕숙 약학정보원장
양덕숙 약학정보원장

6년간 약학정보원을 이끌었던 양덕숙 원장이 정든 약학정보원을 뒤로 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대한약사회 정기대의원총회를 하루 앞둔 지난 11일 기자들과 만난 양덕숙 원장은 지난 6년간의 소회와 향후 계획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냈다.

양덕숙 원장은 취임하자마자 겪은 여러 소송들로 인해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약정원이 더욱 단단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일조한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양 원장은 “개인정보 관련 형사 소송으로 대검찰청에 수시로 불려 다녔는데 저 뿐만 아니라 전현직 임원들도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입었다. 또 이와 관련 의사 2천여명이 54억원의 민사 소송을 제기했는데 저지하지 못하면 10만명에 달하는 의사들도 소송을 제기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심적 부담이 말도 못했다”고 말했다.

당시 주요 일간지 등 언론에서 관련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약정원은 국민들과 국회의원들에게 많은 질타를 받았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약정원에 낱알식별사업을 맡겨도 되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며 사업을 다른 곳으로 옮기자는 논의가 오가는 등 조직에 큰 위기가 찾아왔다. 여기에 보건복지부가 PM2000의 승인을 취소하며 약정원은 사면초가에 빠졌다.

양 원장은 “당시 약정원이 잘못을 인정하면 형사, 민사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기 때문에 행정소송을 통해 적극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비록 승리하지는 못했지만 PIT3000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며 혼란을 최소화 했고 소송 문제도 잘 풀어내며 위기를 극복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양 원장은 개인정보를 활용해 수익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는 약정원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무료로 의약품 및 학술 정보를 제공하는 공익사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약정원은 현재 네이버, 다음, 카카오를 비롯해 병원 등 3,000여 곳에 관련 정보를 무료로 제공, 공익재단으로서 재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약정원은 보건의료 빅데이터가 차세대 사업에 제외될 수 없는 핵심이 됐다고 보고 이와 관련된 사업들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양 원장은 더 나은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비식별화 의료데이터 등에 대한 정부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는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의료비 절감 등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보건의료 혜택이 엄청나다. 또 중소제약사들에게도 경쟁력 있는 의약품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빅데이터 사업 활성화를 위해 퇴임 이후에도 반드시 목소리를 낼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새로 취임하는 약정원장에게 전하고 싶은 말도 잊지 않았다.

양 원장은 “새로 오시는 약정원장께서 IT 전문가이기 때문에 약정원을 잘 이끄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3~6개월 간은 기존 추진 사업을 면밀히 검토해 주셨으면 한다. 최근 약정원이 공익재단으로서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는데 이런 부분이 더욱 확대되고 지속될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제언했다.

이어 그는 “수준 높은 의약품 및 학술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기존 약사 출신 전문가를 비롯한 실무자들의 힘이 필요하다. 전문 인력 운용 및 양성은 당장은 비용이 많이 들고 비용 대비 성과가 미비해 보일수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약정원이 더욱 발전해 나가는 밑거름인 만큼 이 부분을 신경 써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6년간의 임기 종료를 눈 앞에 둔 양 원장은 시원섭섭하다면서 당분간 번잡한 일에서 벗어나 그동안 미뤄왔던 학술정보 책 집필, 학술 강의 활동, 중앙대 약학대학의 여성 동문 교류 활성화 등의 일을 하며 재충전하는 시간을 갖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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