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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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을 이용한 환자들의 실제 소감을 의료 질 향상에 반영하겠다던 심평원의 ‘환자 경험 평가’가 조사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환자들의 응답률이 과연 실제 병원 내부를 파악하는 데 어느정도까지 상징성을 부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조사 방법이 보다 다양화 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과거 질병중심 진료에서 환자 중심 치료로 최근 의료 트렌드가 변화하자 보건당국도 의료 질을 본격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왔다. 그동안 축적된 조사 자료와 행정 정보는 환자의 질병 발생 패턴과 의료 이용 실태 측면에선 어느 정도 확인이 가능했다는 평가다.

다만 환자의 의료 서비스 이용 경험 등에 대한 자료는 부족했던 만큼 이에 대한 보완이 절실했던 상황.

이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2017년 7월 처음으로 환자 경험 평가를 실시했다. 환자의 경험을 조사해 의료기관에 피드백을 주고 이를 참고한 기관이 결과적으로 의료질 향상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심평원은 1차 환자 경험 평가에서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 1일 이상 입원했던 만 19세 이상 성인이면서 퇴원 이후 1일에서 8주 사이의 환자를 대상으로 의사 및 간호사 서비스, 투약 및 치료 과정, 병원 환경, 환자 권리 보장 등을 포함, 입원 경험과 전반적인 평가, 개인 특성 등 총 24문항을 조사했다.

전문 리서치업체가 조사 시점으로부터 최근 2개월 이내에 입원한 환자의 명부를 받아 전화조사를 실시했으며 여기에는 총 14만5,775건의 통화가 시도됐다.

그 결과 응답률은 총 1만5,650건으로 전체 환자의 10.7% 수준에 그친 것. 10명 중 1명 꼴로 전화조사에 대답한 셈이다.

이에 전국을 집계했다는 부분에서 한계를 보이며 더 많은 응답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다른 나라의 사례를 살펴보면 네덜란드 ‘Consumer Quality Index’의 경우 우편·면접·온라인 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온라인에선 모바일과 컴퓨터를 모두 이용해 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의 HCAHPS(Hospital Consumer Assessment of Healthcare Providers and Systems) 역시 우편·전화·혼합조사(우편 후 전화조사), 대화식 음성응답(IVR, Interactive Voice Response)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이러한 선진사례의 경우 다양한 방식으로 전국적 단위의 환자에 대한 실제 병원 내에서의 경험을 조사함으로써 실질적인 의료 질 향상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심평원 관계자는 “여러 가지 방법을 감안했지만 현재 우리나라 실정에서는 전화조사가 가장 적당하다. 설문 도구나 조사 방식이 바뀌면 전체적으로 어떤 점이 개선됐는지 등을 파악하기가 어렵고 연속성도 떨어질 것이라 판단해 2차까지는 전화조사를 할 계획이다”며 “앞으로는 조사 방법을 다양화하는 것에 대해 검토가 진행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2차 환자 경험 평가가 오는 5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조사대상기관은 300병상이상으로 확대됐다”며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지만 전화조사와 분석, 외부 공개 등 절차를 따져 볼 때 매년 실시하기에는 여건상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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